“낙태” “임신중절”이란 말도 속이는 말입니다. “태아살해”가 맞는 말입니다. “지우러” “낙태하러” “중절수술받으러” 가겠다는 것, 실은 살인청부업자에게 돈주고 자기 아이를 죽여달라고 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산부인과 의사는 살인청부업자냐고요? 그 질문은 잘못된 질문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산부인과 의사가 다 태아를 죽여주는 것은 아니니까요. 생각해 보십시오. 산부인과 의사가 어떤 사람입니까? 산부와 태아의 건강을 지켜주는 사람입니다. 잉태된 생명이 산모의 태안에서 건강하게 자라 무사히 태 밖으로 나오게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오히려 잘 자라고 있는 태아를, 죽여 달란다고 죽여 주다니요? 그게 산과 의사로서의 책임 때문입니까 돈벌자고 하는 짓입니까? 돈벌자고 하는 짓이잖습니까? 돈벌자고 사람 죽이는 사람, 우리는 그런 사람을 살인청부업자라고 부릅니다.
물론 산모의 생명이 위태로울 경우 산과의의 책임은 일단 산모를 살리는 일입니다. 산모가 죽으면 아직 덜 자란 태아 또한 죽을 확률이 크므로 그런 경우는 태아를 죽이고 산모를 살리는 것이 현명한 처사일 듯합니다. 그러나 산부인과 의사인 제 형님은, 태아가 산모의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으며, 그런 경우라 하더라도 아이를 조산시키지 죽이지는 않는다 합니다. 즉 산모를 살리기 위해 태아를 죽여야만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거지요.
그렇다면 거의 모든 태아 살해가 산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막바지 비상 조치로서가 아니라 그 외의 이유에서 행해지고 있다는 얘기인데, 그 이유란 것이 대개 “실수”를 덮기 위함이거나,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 경제적 “부담”내지 “불편”을 덜고자 함인데, 우리 사회가 그것을 묵인하고 용납할뿐만 아니라 숫제 “권리”로 주장하고 있으니 이걸 어쩌면 좋단 말입니까? 부모가, 특히 어미가 제 자식 죽는 것을 보는 것이 가장 고통스러운 벌로 여기면서도, 뱃속의 아이가 유산된 것으로도 심한 슬픔에 잠기는 것이 마땅하다 여기면서도, 어찌 뱃속 자식을 죽이는 일은 그리 쉽게 생각하고 또 죽일 권리를 달라는지 도무지 그 모순된 논리를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뱃속의 아이는 아직 인격체가 아니니까 살인은 아니다”는 말을 그대로 받는다 하더라도, 그 어미의 아비의 잘못을 덮고 불편을 덜고자아무런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은--아니 그럴 의사도 힘도 없는--엄연히 살아 있는 생명체를 죽이는 잔학한 살생 행위가 어떻게 용납될 수 있는지요? 개를 때려도 동물학대라며 생난리를 치는 사람들이 제대로 두면 인격체가 될 생명체를 죽이는 일에는 어쩐 연고로 침묵하며 오히려 앞장서는가 말입니다.
11.9.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