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은 아내의 생일이었다. 작년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난 올해엔 아예 아내의 생일 한 달전에 골프채를 생일 선물로 안겼다. 그리고 하루 전인 토요일엔 Cerritos Performing Art Center에서 함께 롯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관람했다. 그것도 제일 앞자리 중앙에서. 아내는 미국에서 처음 본 오페라라면서 마냥 들떠했다. 그리고 그녀의 생일인 주일 저녁엔 그녀가 좋아하는 아구찜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그것만으론 혹 부족한 듯하여 그녀에게 부탁을 했다. “여보, 내가 해주지 않은 것은 기억하지 말고 내가 해 준 것만 기억해 줘요.” 아내는 안해 준 게 무어냐고 물었다. 몰라서 묻는 것인지 알면서도 묻는 것인지; 하지만 내 입으로 안 해 준 걸 밝힐 것까진 없지 않은가. “응, 모르면 됐어. 알려고 애쓰지 말아요.”
아내에게 그렇게 말하고 나서 생각해 보니, 그것이 우리가 행복하게 사는 비결의 하나가 아닐까 싶었다. 남들이 내게 섭섭하게 한 것은 다 잊고 내게 잘 해 준 것만 기억한다면 그들을 보거나 떠올릴 때마다 기쁘고 흐뭇할 것이다. 내게 없는 것만 헤아리다 보면, 응답받지 못한 기도제목들만 쳐다 보면, 내게 있는 것들이 응답받은 기도제목들이 하찮게 여겨지고 그러다 보면 하나님이 고깝게 여겨지게 마련이고 그러면 그 삶은 지옥이다. 하지만 그 반대로 내게 있는 것들만 세고 응답받은 기도 제목들을 쳐다 보면 하나님께 대한 감사와 감격 그리고 사랑이 북받쳐 오르게 되고 그러면 그 삶은 천국이다.
2.28.2006
한가지만으로도 대단할텐데 무려 몇가지씩이나 봉사를 하시다니.....
주위 분들에게 넘 부담을 주신 것은 아닌지, 반성이 필요할 듯도 합니다만???
암튼, 늦게나마 자매님의 생일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