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 전에 방사선 치료를 받았습니다. 치료랬자 방사선 캡슐 두 알을 먹고 하루를 꼬박 병실에 격리되어 있었던 것이 이고 힘이 들었다면, 체내의 방사선을 최대한 빨리 소변으로 방출시키기 위해 많은 양의 물을 마셔야 한 것이 고작입니다.
그로부터 닷새 후에 갑상선 세포가 아직 남아 있는지 알아 보기 위한 스캔을 받았고 사흘 후인 지난 목요일에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직도 남았다는군요. 살아 남은 세포가 시간이 지나면서 죽어 버릴지 아니면 다시 자라 증식될지, 증식된다면 건강하게 자랄지 아니면 다시 암세포로 자랄지 아직은 속단하기 어려운가 봅니다. 한 일년간 홀몬을 매일 복용하면서 기다려 보고 그때 다시 한 번 스캔해 보잡니다.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셨고 집도의도 기도로 수술에 임했기에 저는 하나님의 손길이 수술 과정에 계셨음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갑상선 세포가 다 제거되지 않고 남아 있다면, 그것은 주님께서 의도적으로 남겨 두셨다 볼 수밖에 없습니다. 실수가 없으신 하나님께서 함께 하셨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사도 바울에게 자고하지 말라고 두신 가시같은 건가 봅니다.
그동안 겸손해지길 기도했고 또 많이 겸손해졌다 스스로 여기고 있었는데, 어쩌면 그마저 교만이었나 봅니다. 하긴 아직도 헛된 자존심이 시퍼렇게 살아 있음을 문득 문득 보긴 했습니다. 비천한 인간의 모습으로 오셔서 온갖 조롱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죽기까지 자신을 낮추신 예수님의 겸손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그 근처에는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왕 절 위해 기도시작 해 주셨으니, 또 하나 부탁드립니다. 절 그렇게 겸손하게 만들어 주십사고, 필요하다면 이보다 더 큰 가시를 주셔서라도 그렇게 만들어 주십사고 기도해 주십시오.
5.22.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