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다할 변명거리 없이 근 두 달이 되도록 새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는지는 몰랐기에 마지막 글을 올린 날자를 보고는 다소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글을 올리려 해도 쑥스럽고 서먹거리고 느닷없다는 느낌과 또 죄송스러운 마음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동안 쉬었더니 제대로 글이 써지지도 않습니다. 그동안의 글들도 실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쓰고 지우고 다듬기를 몇 번이나 반복한 후에야 겨우 끝을 맺은 것들입니다. 박 목사님이나 정순태 형제님처럼 깊은 통찰력이나 오랜 묵상이 담긴 글을 쓰는 것도 아니면서 그렇게 쓰기가 힘들었다는 것은, 제 글 재주가 대단치 않다는 증거입니다. 사실 제 아내는 대단치도 않은 글 쓴답시고 번번이 밤늦게 귀가하는 저를 달갑게 여기지 않습니다. 하나 마나한, 뻔한 얘기 쓰느라 자기를 혼자 내버려 두느냐는 불만인데, 냉정하게 들여다 보니 그런 아내에게 대꾸할 말이 마땅치 않더군요. 글을 쓰느라 보내는 시간만큼 아내에게 주지 못하는데, 제 글이 아내에게 그 시간에 상응하는 가치를 주지 못한다면 아내로서는 당연히 억울하고 화날만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아내를 감동시킬만한 글이 아니면 글쓰기에 시간을 보내지 않고 아내와 시간을 보내기로 했던 것이 그만 두 달이 다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러느라 제게 글방을 허락하신 박 목사님과 제 글을 읽어 주시던 여러분들을 등한히 한 결과가 초래되어 참으로 난처하고 죄송스럽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지혜를, 아니 일사천리 글재주를 간청해야 할까 봅니다.
7/17/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