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원에서 들은 기막힌 얘기

조회 수 778 추천 수 79 2010.12.09 07:32:57
오늘 미장원에 머리를 깎으러 갔다가 들은 얘기입니다. 제가 미장원에 들어 섰을 때 안에는 연세 지긋한 남자 손님이 한 분 의자에 앉아 계셨습니다. 다른 손님은 없었음에도 주인 미용사는 저를 자리에 앉히고 손질을 시작하더군요. 속으로 의아해 하고 있는데, 얼마 후 할머니 한 분이 들어 오시면서 그 노인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고, 교인을 철학관에 데려다 주고 오느라 늦었다 변명하시기에, 그 노인의 부인이 모시러 온 것으로 짐작했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 할머니는 그 노인의 단골 미용사셨던지 노인을 자리에 앉히고 얼마 있지도 않은 머리를 가위질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그 노인에게 철학원을 하는 교인, 그러니까 점쟁이 교인에 대한 얘기를 이어가더군요.

“그 왜 우리 교회에 나오는 철학원하는 사람 있잖아요? 교인 부부가 거기 간다기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이에요.”

으잉? 점쟁이가 교회에 나와? 그리고 교인이 점을 보러 가? 그런다고 데려다 줘?

“교인이 점을 봐도 괜찮은지 모르겠어요. 그 여자는 점이 아니고 철학이라서 괜찮다던데.”

할아버지가 별다른 대꾸가 없자 할머니는 화제를 바꾸었습니다. 전 말을 잘못 알아 들었나는 생각에 나중에 할머니에게 확인을 했습니다.

아까 점쟁이가 교회에 나온다고 하셨던가요?
아, 예. 매일(아마도 매주를 뜻하는 듯) 나오는 것은 아니고 어쩌다 나오곤 해요. 사업상 나오는 건지 . . .
그런데 교인들이 그분께 점을 보러 간다구요?
자기가 하는 것은 점이 아니고 철학이어서 괜찮다 그랬어요.
목사님께선 아무 말씀 안 하시던가요?
기도만 열심히 하자 그러고 계세요.

요즘 이곳은 계속 불황이어서 자영업자들은 너나 없이 불황 타개를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동양 철학인”이란 미명의 점쟁이가 손님을 얻기 위하여 교회를 찾아 가다니요! 그리고 교인들은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도 그 점쟁이에게 찾아가 운수를 묻다니요! 그것도 다른 교인에게 그 사실을 공공연히 알리면서 말입니다.

무속 기독교, 생각보다 더 심각한 지경이 아닌지 심히 염려스럽습니다.

2010년 1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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