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호 목사님의 채근(?)에 밀려 수화기를 들어, "토기장이에서 출판된 원의숙 씨의 '내 안에 심겨진 가시나무'란 책을 찾고 있노라"고 여기 저기 있음직한 책방에 전화를 한 끝에 겨우 그 책을 입수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목사님이 그 책의 출간에 관한 소식을 전해준 지도 한 달이 되었나 보다. 간증집은 찾아 읽는 편이 아니나, 저자가 다른 사람도 아닌 원의숙 집사인 데다가, "여느 간증집과는 다르다"는 목사님과 사모님의 소개말도 있었기에, 사서 읽겠노라 하고선 잊고 있던 차였다.
찾는 책이 있노라는--그것도 달랑 한 권--책방이 문을 닫기 직전 겨우 도착하여 주인에게 감사하며 책을 사들고 온 다음날, 이동주 집사의 아내가 쓴 간증집을 점심을 사이에 두고 완독했다. 간간이 눈가에 맺힌 눈물을 손가락 끝으로 닦아 내면서.
그의 글은 꾸밈이 없고 막힘이 없고 군더더기 없이 절제되어 있었다. 이 책에서 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최근까지의 자신의 생애를 통하여 그와 그의 주변인들 그리고 그들에 포괄되고 함축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일방적이고 강권적이고 오래 참으시는 사랑을 조용히 그러나 힘있게 증거하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난 그와 그의 남편에게 참 많이 미안했고, 하나님께 죄송했다. 박진호 목사를 통해 그들 부부를 알고 지낸 지도 벌써 몇 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불과 몇 개월이었으나 매주 한 번씩 함께 예배를 드렸고, 지금까지 적어도 일 년에 한 두 번의 명절에 함께 모여 식사를 하며 친교를 나눈 사이인데도 난 그가 겪고 있는 고통이 그토록 극심한 줄은 몰랐으며, 알려고 하지도 않았었다. 그러고 보니 그들을 위해 드리던 기도가 중단된 지가 꽤 되었음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그동안 나로선 가히 짐작도 할 수 없을 고통 속에서 저자는 자신을 잘못을 돌아본다. 예배 중에 하나님보다 사람들의 시선에 더 착념했으며, 하나님의 칭찬보다 사람들의 칭찬을 더 갈구했던 자신. 따뜻한 사랑보다는 훈계와 초달로써만 아이를 길렀으며, 잘못을 조용히 가르치고 용서하며 품어주는 사랑과 관용의 마음이 없던 자신. 잇몸 질병으로 젊은 나이에 앞니 여섯 개를 모두 잃은 남편이 겪고 있을 마음 속의 고통과 불편함을 공감하기보다 남들의 쑥덕거림에 대한 창피함이 앞선던 자신. 배움의 기쁨을 채우기 위하여 자식과 남편을 아프게 하고 등한시했던 자신. 그의 그러한 고백들을 읽으며 나는 유사한 나의 잘못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육체적 고난을 통한 훈련으로 그는, 그릇된 열정을 깨우쳤으며, 과도한 욕심을 버릴 수 있었으며, 교만심과 열등감에서 놓여나 연약하고 부족한 자신을 받아 들일 수 있게 되었고, 그럴수록 하나님의 은혜에 더 매달릴 수 있게 되었으며, 오랜 기다림이 주는 능력을 배우고 있노라고 고백한다. (그 고백으로 우리는 오래동안 그를 괴롭혔던 고통이 실은그를 향한 하나님의 은혜요 축복이며 사랑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 결과 그는 고통을 딛고 일어나 주님께서 주신 새로운 사명--하나님께서 그와 동행하며 베푸신 권능과 은혜의 손길을 기록하여 사람들에게 당신을 경외케 하라는--을 수행하고자 고통 중에 성령의 도움을 받아 이 간증집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한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고통 중에 있다. 그러면서도 머잖아 그 고통에서 놓이게 될 것임을, 아니 이미 놓였음을 믿고 있다. 하지만 하나님에 대한 그의 신뢰와 사랑은 고통의 유무로 영향받지는 않을 것이다. 고통 가운데서 하나님을 보았기 때문에 그는 이젠 고통을 넘어선 자가 되었을 것이므로.
우리 각자에게 저마다의 고통이 주어져 있다. 그 고통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당신 원하시는 모습으로 빚어가시는 도구이다. 욕심과 교만으로 일그러진 우리를 하나님 닯은 본래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꾸시려면 우리의 모난 부분과 못난 부분을 깎고 다듬을 수밖에 없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고통을 겪게 된다. 바꾸어 생각하면 고통이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이 우리에게 가해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얼마나 감사하고 황송한 일인가! 그 고통을 견뎌내면 우리의 모습은 그만큼 더 하나님 형상에 가깝게 변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고통을 없애달라는 것은 어리고 어리석은 주문이다. 물론 그런다고 작정하신 손길을 멈추실 리는 없다. 우리의 엄살로 그 통증만 가중될 뿐이리라.
책을 다 읽고 나니 원 자매가 더 이쁘고 귀하게 여겨진다. 그들을 위한 기도를 다시 시작해야겠다.
넘 넘 반갑습니다~~~!!!
잘 아시는 분의 책인 모양이지요?
전에는 1년에 4-50여 권 이상의 책을 구입하였으나
근래 들어 구입을 거의 하지 않고 있습니다.
형제님께서 소개하시니
혹 기회가 된다면 구입하여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암튼,
역전의 용사가 돌아옴을 축하합니다!
감사! 감사!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