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내가 어느 날 밤 잠결에 온 방이 환해지기에 눈을 떠보니 예수님께서 서 계셨습니다. 예수님께선 그 사내에게 할 일이 있다면서 그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셨습니다. 놀랍게도 집 앞 마당에는 못 보던 커다란 바위가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선 그 사내에게 내일부터 그 바위를 온 힘을 다 해 밀어 부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음날부터 그 사내는 날마다 열심히 바위를 밀어 부쳤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가는 동안 꿈쩍도 않는 크고 단단한 바위를 온 힘을 다 해 밀어 부치느라 그의 어깨는 떡 벌어졌습니다.
매일 밤 그 사내는 기진맥진하여 잠자리에 쓰러지면서, 그날 하루도 헛고생만 한 듯이 여겨졌습니다. 그 사내가 낙심한 기색이 보이자, 사단이 그 사내의 지친 심령에 이런 생각을 하나 심어 두었습니다: “도대체 네가 저 바위를 밀기 시작한 것이 몇 핸데 아직도 바위는 꿈쩍도 않는다니? 아마도 저 바위는 영원히 밀려나지 않을 거야. 그러니 괜한 일에 몸 축내지 마.” 그러고 보니 그 일은 결코 성공 가능성이 없어 보였고, 자신은 실패자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더 이상 그 일을 감당할 용기도 마음도 없어졌습니다. “그래, 맞아, 죽자고 밀 게 뭐야, 그래 봤자 움직이지도 않을 텐데. 이제부턴 대충 미는 척만 하겠어.”
그러나 그렇게 대충 미는 척만 하자니 마음이 찜찜해 그 사내는 주님께 기도 시간에 털어 놓기로 했습니다. “주님, 제가 오랫동안 주님의 명을 받들어 주님께서 하라신 일을 온 힘을 다 해 열심히 했습니다. 그럼에도, 몇 년이 지났건만 저 놈의 바위는 전혀 밀리질 않으니 이게 어찌된 연유에서입니까? 뭐가 잘못 된 건가요? 왜 저는 실패를 하고 있는 건가요?”
그 기도에 주님께선 따뜻하게 대답하셨습니다. “친구여, 내가 처음에 자네더러 날 위해 자네가 할 일이 있다 했고 자네가 하겠다 했을 때 내가 자네에게 맡긴 일은, 저 바위를 온 힘을 다해 밀어 부치는 것이었고 자네는 충실히 그렇게 했네. 그러나 난 단 한 번도 자네더러 저 바위를 치워 달라 한 적은 없네. 그저 저 바위를 밀라고 했을 뿐일세. 그런데 이제 자넨 내게 와서 맥 빠진 소리로 자네가 실패자라 하는가? 자네 몸을 한 번 살펴 보게나. 그 굵고 강건한 팔 근육과, 단단한 손바닥과, 잘 그을린 힘찬 등, 떡 벌어진 어깨와 가슴, 기둥 같은 두 다리, 빨래판 같은 복근이 보이지 않나? 저항을 통해 자네의 몸과 힘은 예전의 그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많이 자랐네. 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네는 바위를 치우지는 못했지. 하지만 자네가 받은 소명은 내 말에 순종하여 내 지혜를 믿고 자네의 믿음을 훈련하는 것이었다네. 그리고 자네는 충실히 그 일을 잘 해 내었어. 이제 내가 그 바위를 치워 주겠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어떤 말씀을 주실 때에, 우리는 우리의 지식과 상식으로 하나님의 의중을 헤아리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단지 우리의 순종과 믿음뿐인데, 말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우리는 산을 움직일 수 있는 믿음을 기르고 보여야 합니다. 하지만 정작 산을 옮기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란 사실은 잊지 마십시다.
* 이 글은 오래 전에 미국인 친구가 보내 준, Julia Townsend라는 사람이 썼다는 The Rock을 우리 말로 옮긴 것입니다. 저자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 이 글은 제게 여러 가지를 되짚어 보게 했습니다. 그 후, 제 앞에 어느 날 예기치 않았던 인생의 바위들이 서 있을 때에 특히, 이 일화를 떠올리곤 합니다.
2010년 8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