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월요일은 이곳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 공휴일이어서 아내와 함께 모처럼 바닷가엘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바다엔 약 스무 명 남짓한 서퍼들이 파도타기를 하고 있었는데, 별로 파도가 높지 않아 대부분의 시간을 그들은 물 위에 떠서 적절한 크기의 파도를 기다리며 보내고 있더군요. 그들을 바라 보며 그들은 지금 기다림을 배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다림은 이 땅을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아주 중요한 덕목 중 하나입니다.
더러는 작은 파도에도 일어나 그 파도를 타는 사람들이 있었으나, 대부분의 서퍼들은 좀체 오지 않는 큰 파도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적절한 크기의 파도가 오면 신속하게 일어서서 서핑보드에 몸을 맡기고 그 파도를 타고 해안쪽으로 멋지게 미끄러져 갔다가는, 다시 헤엄 쳐 바다 가운데로 가서 또 다른 파도를 기다리는 반복이었습니다. 그렇게 수차례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의 몸은 튼튼해지고 그들의 정신은 강인해지고 파도를 고르는 눈은 높아지고 그들의 기다림은 느긋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 기다림은 무료하거나 게으르거나 하릴없는 기다림이 아니라, 뚜렷한 목적을 가진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기다림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저는 잠시 제 기다림의 자세를 점검해 보았습니다.
나는 차분히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가? 나는 하나님의 때를 소망하는가? 하나님의 때가 언제 올지 예의 주시하고 있는가? 나는 하나님의 때를 어떻게 분별하는가? 평소 하나님께 내 마음의 귀와 눈이 열려 있는가? 그리고 하나님의 때를 감지했을 때 지체없이 일어나 성령에 의지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준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렇게 하고 있는가?
2013년 5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