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큰 환란을 겪고 있다. 강도 9.0이라는 상상을 초월한 위력의 지진과 이로 인한 쓰나미로 인해 숱한 사상자와 실종자를 내었다. 시시각각 그 숫자는 불고 있다. 몇 개의 마을 주민들이 몰살되었다는 보도도 접했다. 게다가 원자력 발전기기가 폭파되어 방사능의 공포까지 더해졌다. 아직 신문보도만 보았을 뿐, TV보도는 보지 못했지만 어떤 상황일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구조대를 급파하고 긴급지원품을 보내고 있다 한다. 남가주 한인 교계에서도 지원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런 중에, 내 페이스북에 오른 글 중에, 일부 한국의 네티즌들이 천벌을 받았다며 좋아한다는 내용에 이어, 조용기 목사가 일본 지진은 우상숭배로 인한 하나님의 경고라고 했다는 탄식조의 글도 있었다. 급히 찾아 보니 인터뷰 기사의 편집 과정에서 지나치게 압축되어 조 목사의 진의가 왜곡보도된 것 같다는 첫 보도지의 사과기사가 있었다 한다. 그랬기를 희망한다.
물론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자면 사실, 어느 자연재해 치고 하나님의 경고 아닌 것이 있으랴? 심지어 인위 재해였던 미국의 911 사건 또한 미국이 기독교 국가라고 알려져 있음에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특히나 반미 감정이 드세었던 사람들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태를 내세워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런데 경고였다면, 그 경고가 단지 재해를 당한 사람들에게만 주어진 것이었겠는가를 함께 헤아려 보아야 한다. 당하지 않은 우리는 하나님 곁에 우쭐한 기분으로 서 있으면 되는 것인가? 하나님, 참 잘 하셨습니다. 저놈들 언제 한 번 크게 혼내실줄 알고 있었다니까요 하며 고소한 웃음 띄고 있을 상황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닐 것이다. 그 경고는 우리에게도 주어진 것임이 분명하다. 어쩌면 당한 그들보다 우리가 더 큰 경고를 받고 있는지 모른다. 만약 그것이 경고요 혹 심판이었다 할지라도 그들은 이미 받았으나 우리는 받을 것이기에 앞으로 우리가 그 경고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더 큰 심판을 받게 될 수도 있다. 한 번 더 기회를 받은만큼 책임은 더 클 것이다. 더구나 그 경고의 이면에는 재해를 당한 사람들에게 어떠한 마음으로 어떻게 대하는지를 시험하시려는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란 우리 속에 과연 하나님의 그들 향한 긍휼의 마음이 있는가? 그 아픔에 대한 연민이 있는가? 가슴 먹먹함이 있는가? 그들에게 내밀 손길이 있는가?
화로다! 그러나 그 큰일은 그들에게가 아니라 우리에게 닥친 것이 아닐지? 우리의 행위를 돌아 보고 사랑없음을 뉘우치고 교만을 떨치고 자신을 겸비하고 용서를 구해야 할 자들은 정작 우리가 아닐까?
다행하게도 연이은 신문보도에 의하면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온정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심지어 종군위안부로 한이 맺힌 할머니까지 도움을 호소하셨다 한다. 지금은 다른 아무 생각 말고 도울 때라면서. 아마도 이런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제발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모두 이들과 같은 맘을 지니고 있기를 희망한다.
2011년 3월 15일
예수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또 실로암에서 망대가 무너져 치어 죽은 열여덟 사람이
예루살렘에 거한 다른 모든 사람보다 죄가 더 있는 줄 아느냐?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니라 너희도 만일 회개하지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눅1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