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또 받아야 합니다. 오른쪽 목 아래 빗장뼈 부근에 제법 큰 암덩이가 남겨져 있는 것이 CT 스캔과 초음파 검사 결과 확인되었습니다. 또 다시 수술을 받고 회복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귀찮고 성가셔 그 혹을 껴안고 살 수는 없는가고 의사에게 물었습니다만, 의사들마다 수술을 권하더군요. 암세포가 거기에 있는 것을 알면서 그대로 둘 수는 없다는 겁니다. 머리로는 그 말에 수긍하면서도, 가슴으론 어떻게든 수술을 피하고 싶습니다. 선듯 재수술에 응해지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번이 마지막 수술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폐와 심장 부분까지 확대하여 스캔을 받아 보기로 했습니다만, 몇 년 후에 또 수술을 받아야 할지 모르는 일입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속에 끈질기게 남아 있는 죄가 있는데, 그 죄를 도려내는 작업이 힘들고 성가시다고 그 죄를 끌어 안고 살아 가겠다 떼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 죄를 지을지 모르니까 (아니 틀림없이 그럴거니까)--죄가 많은 곳에 은혜가 많다더라 하면서--그냥 이대로 살자 하는 것과 방불한지도.
그래서 수술을 받기로 했습니다. 몇 번이라도 받아야겠지요. 내 몸 안에 암덩이가 있는 것이 확인이 된 이상엔, 그리고 그것을 수술로 제거할 수 있는 한, 수술을 받아야겠지요. 마찬가지로, 내 속에 있는 죄를 도려내는 작업을 해야겠지요. 귀찮고 성가시고 힘들더라도, 매일 매일 피흘리기까지 싸워야겠지요.
2011년 5월 3일
다시 힘 내셔야지요.
요즘 뜸하신 강진영 형제님도 간 수치가 많이 높아졌다고 하던데,
합심하여 기도해야 할 기도제목이 많습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