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저녁에 합창 연습이 있습니다. 11월에 있을 정기 발표회를 위한 곡들을 익히고 있지요. 저는 성악적 재능이 뛰어난 편이 아니어서 집에서도 틈틈이 연습을 하기에 모든 곡들을 거의 완벽하게 외우고 있습니다. 노래를 잘 부르지는 못 하지만, 부단한 연습으로 적어도 틀린 음을 내지는 않노라 자부하기에 옆 대원이 잘 못 내는 음정에 신경이 쓰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때로는 저도 악보와는 다른 음을 내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실은 제게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혹시나 틀린 음정을 낼까봐 자주 피아노로 확인에 확인을 거듭했던 곡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새, 틀린 음을 내는지도 모를 정도로 비슷한 그러나 악보와는 다른 음을 부르고 있었던 겁니다.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돌다린 줄 알면서 두드릴 건 뭐야라며 빈정거렸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모든 곡들을 자주 점검하고 있습니다.
제 신앙에도 이처럼 나도 모르게 교묘하게 위장된 그릇된 교리와 믿음이 스며 들어 있지나 않은지 염려스럽습니다. 나는 모든 것을 올바로 알고 있고 바르게 믿고 있다고 여기고 있는데, 실은 잘못 알고 있고 그릇되게 믿고 있다면, 그것은 다른 음을 내는 것과는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낭패입니다. 신앙의 여정은 열심보다 방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기에 아주 작은 실수도 쉬 허용할 수 없습니다. 그릇된 길로 들어서면, 열심이 오히려 해가 됩니다. 열심히 잘못 갈 것이니까요. 그러다 잘못 왔다는 것을 깨닫더라도 그때엔 너무 멀리 왔기에 되돌아 가기가 어려워집니다. 더우기 제가 다른 사람들까지 잘못 된 길로 이끌고 왔다면 심각성은 더 커집니다. 그리고 제겐 여러 모로 그럴 소지가 풍부합니다. 그러기에 저는 남들보다 몇 갑절 더 조심해야 합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제 믿음의 내용과 제 삶을 자주 점검하고 확인하기를 게을리 말아야겠습니다.
2011년 5월 18일
"교묘하게 위장된 그릇된 교리와 믿음"의 문제는 아주 중요하고도 심각한 성도들의 경구일 것입니다.
바른 방향을 향하는 은혜를 간구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