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믿어지십니까?

조회 수 899 추천 수 101 2009.10.17 00:08:56
                    
사내 게시판에 “믿으십니까?”라는 글이 올라 왔습니다(별지 1). 안티들로부터 수시로 듣는  내용들입니다만, 사실은 성도가 묻고 있는 역설의 질문입니다.

질문의 진의는 “정말입니까? 하나님은 하나님의 자녀라 일컫는 우리들을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라는 마지막 문장에 있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인간 이성만으로는 성경 말씀도 믿기 어렵고 세상 삶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인식 한계를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로 극복하고 어렵사리 신앙의 길을 걷고 있는데, 하나님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한다면 어찌하겠는가라는 스스로의 질문(自問)인 것 같습니다.

달리 말하면 자신의 신앙의 진정성에 관한 뼈아픈 자성의 질문이 아닐는지요!


얼마 전 읽었던 직업 신뢰도에 관한 여론조사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33개 직업 중, 목사는 25위로서, 11위인 신부와 18위인 승려에도 못 미치는 부끄러운 순위였습니다. 상세한 내용은 첨부된 <별지 2>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여론조사는 위 성도가 궁금해 하는 “하나님은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실까?”에 대한 답변이 아닙니다. “세상 사람들이 성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정답인 것입니다.

언필칭 지도자인 목사도 존경받지 못하고 있는데, 그보다 못한(?) 평신도가 신뢰의 대상일 수는 없습니다. 전도 대상자인 세상 사람들은 기독교와 목사와 성도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직면한 정확한 위상이자 참담한 현실입니다.


왜 이리 되었을까요? 모든 성도들 공동의 책임일 것입니다만, 지도자인 목회자들의 잘못이 가장 클는지 모릅니다.

안자지어(晏子之御)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안자의 마부’라는 뜻인데, ‘변변치 못한 지위나 하찮은 성취에 만족하여 우쭐대거나 깝죽대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전의되어 사용됩니다.

평신도들은 ‘주의 종’이라는 말을 귀에 딱지 앉도록 듣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을 등에 업고, 평소 참으로 많이 위세 부리며 대단한 대접을 받아 누립니다. ‘지도자’라는 지위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성직자’라는 비성경적 자리까지 만들어 차지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성직자라 자칭하더라도, 세상 사람들은 목사를 존경하거나 신뢰하지 않습니다. 아래의 여론조사 결과가 그 증거입니다. 성도들의 의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꿈속에서 ‘주의 종’ 타령이나 주절대는 자들이 부지기수니…


세상의 시선은 마냥 냉막할 뿐인데, 교회와 목사는 감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이 기막히고 웃지 못할 현실, 믿어지십니까?

너무 안타까워 넋두리 한번 했습니다. 주님의 긍휼하심을 간구할 뿐입니다!

*******************************************************************************

<별지 1>          
                      [스크랩] 믿으십니까?

성경책의 믿기 어려운 말씀들이, 여러분은 믿어지십니까?

말씀만 하시면 그대로 되는 하나님이 믿어지십니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믿어지십니까?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난다는 사실이 믿어지십니까?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믿으십니까?

온 세상을 홍수로 덮어서 8명을 제외한 전 인류를 멸망시키시는 하나님도 믿어지십니까?

온 우주가 하나님의 통치권에 있다는 사실도 믿으십니까?

모든 권세가 하나님으로부터 나며, 김일성도 김정일도 히틀러도 진급도 하나님의 허락 하에 세워진 권세라는 사실이 믿어지십니까?

참새 한 마리도 하나님의 허락없이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하나님을, 이해하기 어려워도 믿으십니까?

주의 백성 이스라엘을 온 세상에 흩으신 하나님을 믿으십니까?

중세 유럽에 흑사병을 주신 하나님을 믿으십니까?

그 하나님을 자비로우시며, 긍휼이 많으시며, 만민에게 은혜 베푸시며,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말씀도 믿으십니까?

정말입니까?

하나님은 하나님의 자녀라 일컫는 우리들을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



***********************************************************************


<별지 2>                    
                            [스크랩] 목사가 어쩌다 이렇게 추락했나?  
              (출처 : http://cafe.daum.net/thailandmission / 자유게시판)

                              <도표는 옮겨지지 않아 생략했습니다.>

최근 집계된 우리나라 직업 신뢰도의 결과는 한마디로 기독교의 참패다. 목사가 33위 가운데 25위를 차지해 성직자군인 신부, 스님보다 하위를 면치 못한 채 이미 성직이라는 군류에 서 있기도 민망할 정도다. 국내 최초로 언론사가 집계한 이번 직업신뢰도 조사는 ‘시사저널’과 미디어리서치 공동으로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33개 직업순위를 밝혔다.

전화 써베이를 통해 여론 조사의 결과는 가장 신뢰받는 직업으로 소방관(92.9%), 간호사(89.2%), 직업운동선수(82.1%), 의사(80.9%), 한의사(79.7%), 초중고교사(79.5%), 은행원(79.1%), 이미용사(77.4%), 프로그래머(74.8%)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중위권인 11위부터 20위는 신부, 문화예술인, 대학교수, 판사, 전화안내원, 운전원, 방송인, 승려, 회계사, 경찰관 등이 차지했고 하위권인 21위부터 33위에는 검사, 세무사, 공무원, 시민단체활동가, 목사, 변호사, 기업인, 기자, 연예인, 증권업종사자 등으로 보험업종사자와 부동산컨설턴트 등 부동산관련업이 최하위를 나타냈다. 이번 신뢰도 조사로 국민들이 가장 신뢰하는 직업은 단연 소방관인데 반해 정의와 도덕성의 표본이 되는 성직자군이 중반부에 머물거나 목사가 하위로 떨어진 것은 믿음의 허상으로 인식한다는 반증이다.

존경받았던 목사들이 이제 가야 할 길은 양심회복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자정의 모습을 보이는 길 뿐이다. 더 이상 누구를 향한 발전적 비판조차도 흔들리게 됐다. 국민들로부터 가장 많은 신망을 받아야 할 성직자들이 국민들로부터 신임을 얻지 못하는 세태는 한국사회의 종교위기를 암시하는 것이며 섬기고 나누는 사랑을 모토로 하는 교회와 다른 삶의 이분화된 모습을 향한 경종이다.

혹자는 소수 의견을 부풀린다고 안주할 수도 있지만, 양심의 소리를 대변하는 중심이 오염되고 변질되었다는 것을 마냥 감출 수 없다. 전통적으로 국사를 도모할 때 자문역할을 담당하는 종교지도자들, 수많은 십자가를 통해 생명의 복음을 전하는 목사의 신뢰추락은 분명 세속화의 결과이며 청렴결백이라는 이미지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특히, 직업설문조사는 선호도 측정인데 이번 조사는 신뢰도를 객관적으로 묻는 것이어서 우리사회의 중심세력의 이동을 견줄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25위로 추락한 목사는 동네 이미용 봉사자들보다도 더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 앞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일부 목회자들은 침통한 모습을 보였고 한국교회가 당면한 문제를 인정하는 겸허한 성찰과 자성의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방관이 최고의 신뢰를 얻은 이유는 생명을 담보로 헌신하는 모습에서 또 환경미화원처럼 어려운 환경에서도 묵묵히 맡은 일에 땀 흘리는 그들을 향한 국민들의 감동과 호응의 결정체를 볼 때, 기독교인 모두가 똑똑히 깨우쳐야 할 기회요 자복하는 첫 걸음을 다시 내딛어야 할 시점이다. ♣

김형주

2009.10.17 03:35:54
*.173.42.18

정순태 형제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 자신 또한 하나님의 자녀라고 하면서 그런 평가를 받지 않을까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샬롬!!!

정순태

2009.10.24 12:08:01
*.75.152.97

김형주 형제님!
두렵지 않은 자가 누구이겠습니까?
다만 주님을 빙자하여 뻔뻔함의 극치를 달리는 이들이 있는 것 같아 해 본 넋두리입니다.

목사는 결단코 현재의 인식처럼 하나님의 거룩하고 유일무이한 대리자가 아닌데.........

교회 공동체 안에서의 지도자란 무엇인지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 할 것입니다. ㅠㅠ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1 [목자상] 02. ‘목사’ 직분의 개관(Ⅰ) 정순태 2009-10-24 943
» [단상] 믿어지십니까? [2] 정순태 2009-10-17 899
119 [묵상] 정말 미련한 십자가의 도 정순태 2009-10-09 992
118 [서평] '내 안에 심겨진 가시나무'를 읽고(원의숙 집사) 정순태 2009-09-26 988
117 [묵상] 하나님의 진짜 마음은? [3] 정순태 2009-09-19 1218
116 [묵상] 교회는 목사만큼 큰다? [2] 정순태 2009-09-12 1088
115 [펌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와 엿장수 가위 정순태 2009-09-05 1001
114 [단상] 거지 강냉이 - 대박인가 쪽박인가! 정순태 2009-08-29 1028
113 [묵상] 목사 예복(예배복) Ⅱ [3] 정순태 2009-08-15 1537
112 [묵상] 난 항상 하나님 편이다! 정순태 2009-08-08 1031
111 [단상] 이게 정당한 요구였다고요? 정순태 2009-07-31 968
110 [묵상]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 정순태 2009-07-24 1077
109 [묵상] 보낼만한 자 [1] 정순태 2009-07-18 1096
108 [단상] 헤아려 알지 못함. 정순태 2009-07-10 804
107 [묵상] 그루터기 소망 정순태 2009-07-04 1669
106 [이의] 이새의 아들은 7명인가 8명인가? 정순태 2009-06-27 8272
105 [이의] 아브라함이 하란을 떠날 때 데라는 살아 있었는가? [6] 정순태 2009-06-27 4135
104 [목자상] 01. 시작의 변(辯) - 듣기 좋은 꽃노래도… [2] 정순태 2008-12-27 1311
103 [단상] 역설(逆說)의 소망 정순태 2008-12-20 1203
102 [단상] 그런 부흥은 없다! [3] 정순태 2008-12-13 1318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