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잠시 밤하늘을 바라 보았습니다.
여느 밤과 다름없는 밤하늘이었습니다.
강한 바람에 스산한 거리였지만 잠잠하고 고요했던 밤하늘이었습니다.
같은 하늘 아래,
도심의 밤하늘과 시골의 밤하늘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명멸하는 밤 거리의 많은 불빛들로 인해
도심 하늘의 별들은 그리 빛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른 저녁이면 하나 둘 꺼지는 불빛의 사라짐 속에
시골 하늘의 총총한 별들은 더욱 밝은 빛을 내며 밤하늘을 드러냅니다.
내 불빛을 끄면 아주 작은 별들도 제 빛을 발할 자리를 찾고,
내 불빛을 끄면 큰 별들도 명명한 제 빛을 한껏 자랑합니다.
내 불을 하나 둘 끄기 시작하면 밤하늘의 별이 더욱 빛나 듯,
내 불을 하나 둘 끄기 시작하면 영혼에 영영한 빛을 품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내 안에는 오직 그리스도만이 사십니다.
내가 살면 그리스도는 죽고, 내가 죽으면 그리스도가 사십니다.
날마다 내가 죽어 그리스도가 사시길,
날마다 내 불빛을 꺼서 그리스도의 이름이 빛나길,
겸허하게 무릎 꿇고픈 깊은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