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가에 심은 나무, 숲이 되기까지...
시냇가에 심은 작은 나무 한 그루...
속 깊은 너른 땅이 한없이 품어 주고
말없이 흐르는 맑은 냇물이 끝없이 속삭여 주고
가슴 따뜻한 아롱진 햇살이 영영히 보듬어 주네.
마른 잔 가지는 두 손을 내밀고
여리고 푸른 잎새들은 사랑의 손짓을 보내고
적지만 탐스런 열매들은 제 몸을 던지네.
계절따라 순응하며 처연하게 서 있는 그 나무
색 바랜 마른 잎사귀 아래로 몽땅 떨궈 보내고
앙상한 잔 가지도 세차게 꺽여져 버렸네.
짖궂은 비바람이 수차례 다녀가고
흰 눈이 오래도록 머물렀다 돌아가면
높이 날아 고운 소리로 종달새가 찾아오네.
굵어진 긴 가지는 여러 손을 또 내밀고
푸르고 강한 잎새들은 사랑의 손짓을 또 보내고
풍성하고 탐스런 열매들은 제 몸을 또 던지네.
손을 내밀어서, 손짓을 보내어서, 몸을 던지어서
작은 나무 한 그루가 심겨졌는데
제 모양 꼭 닮은 어린 나무 한 그루 제 옆에 고스란히 심겨졌다네.
어김없이 찾아오는 시절을 좇아 그렇게 그렇게 순응한다면
작지만 아름다운 나무들이 찾아와 모여 푸르게 우거진 울창한 숲이 되겠지.
작은 나무 한 그루가 거목이 되기 전에...
시냇가에 심은 나무, 숲이 되기까지...
후기
내 고향 춘천, 호반의 도시에 ‘시냇가에 심은 나무’ 교회가 있습니다.
그 교회의 모토(motto), ‘우리 교회의 꿈은 거목이 되는 것이 아니라 숲을 만드는 것입니다.’ 를 보고
마음에 감동을 받아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