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6기 간증] 1부: 주님의 웃음

조회 수 895 추천 수 96 2010.07.04 16:22:03
우리 주 하나님의 웃음은
관조의 웃음입니다.
하늘에 계신 자가 웃으심이여..
인간들의 헛된 경영을 하늘에서 보시고
하나님은 그저 웃으시지요.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하나님의 생각은
인간들의 생각보다 저어~ 만큼 높으시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관조의 웃음 속에는
자비의 웃음이 배어 있습니다.
바벨탑의 인간들을 용납하시고
나아가 그들을 용서하시며 구원하실
자비의 웃음으로..
그래서,
하나님 자신이 성육신하셨지요.
낮은 데로 임하시는 웃음이기도 하답니다.

우리 주님의 웃음은
한송이 국화꽃의 웃음입니다.
고난과 형극의 인고 속에서도
털 깎는 자 앞의 어린 양 같이,
인내의 긴 세월 앞에 자신을 승화시킨
한 송이 국화꽃과 같이..
주님은 그렇게 웃으셨지요.
고통과 수치의 갈보리 언덕길을
주님은 그렇게 인내의 웃음으로 이기셨답니다.

우리 주님의 웃음은
잔칫상의 너털웃음입니다.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로 즐거이 마실 포도주를 만드셨을 때,
연회장과 신랑과 더불어 건배하셨던
주님의 너털웃음이지요.
주님은 기꺼이 웃으시며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이요,
세리와 죄인의 친구가 되어 주셨답니다.

나에게 우리 주님의 웃음은
어린아이 함박웃음입니다.
내가 영으로 깨어있어 기뻐할 때
주님은 내게 함박웃음으로 다가 오시지요.
내가 또한 침체되어 헤매일 때도
주님은 어김없이 함박웃음으로
나를 일깨워 주께로 다시 오게 하시지요.
그 해맑고 순수한 웃음을 대할 때마다
내 눈 속의 들보와 마음밭의 가시덤불이
너무나 부끄러워 나는 꺼이꺼이 운답니다.

나에게 우리 주님의 웃음은
잔잔하고 넉넉한 미소입니다.
출렁이는 폭풍우의 격랑 속에서도
요동치 않으셨던 잔잔함의 주님..
십자가의 길은 그리도 험난했지만,
최후의 웃음은 넉넉함으로 부활 승리하신
우리 주님의 것이었지요.
나도 이제 주님 안에 있음으로
그 잔잔함과 넉넉함을
주님의 미소로 배우렵니다.

오, 주님!
주님의 웃음을 내 웃음으로 삼고 싶어요.
주님의 웃음을 한없이 닮아가고 싶답니다.
*

‘주님의 웃음’이라는 위의 자작시는 2006년 3월에 처음 씌어졌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더라도, 제 인생에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었던 이 시기에 가장 잘 어울렸던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때만큼 주님의 위로하심과 주님의 웃음이 절실했던 적은 별로 없었으니까요. 이제 저와 함께 그 암울했던(?) 시절을 좇아가 보시지요.

2005년 늦가을은 제게 잔인함의 계절로 찾아 왔습니다. 을씨년스런 겨울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저는 끝없는 고민과 걱정거리에 시달렸습니다. 밤잠을 설치며 가위 눌리는 악몽도 적지않이 꾸었습니다. 그 전까지 저는 회사에서의 근무도 열심과 성과를 내고 있었고, 교회와 가정 생활도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며 보람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두 자녀들도 잘 성장하여 남부러울 것 없었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런 미국발 뉴스가 저를 괴롭힌 것입니다. 인생의 정점에서 한참을 달려가던 그 길을 잠시 멈추어야 할 상황이 온 것입니다.

그것은 제 개인적인 일로 미국의 감옥소에 가야 할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긴 것입니다. 과거의 제 행적으로 인해 미국 정부의 클레임이 있었고, 미국 법무성의 형사범 대상에 제 이름이 오르게 되었습니다. 왜 그랬는지에 대한 자세한 배경과 내용을 현재로서는 설명드리기가 곤란합니다. 극히 개인적인 일이었고, 무지의 상태에서 저지른 과오였습니다. 단, 이 건에 대해 주님 앞에서 부끄러움이 없다는 점만 말씀드립니다. (죄송스럽지만, 여기에 대해선 어떤 질문이나 댓글도 사양합니다.^^)

저를 향한 미국 정부의 클레임에 대해서 제 앞에 놓여진 선택권은 세가지였습니다.
1) 무시하고 국내에 칩거하면서 향후 해외 여행을 하지 않는 것, (인터폴이 있음은 아시지요?)
2) 미국 법무성과 맞서 싸워 법정 투쟁을 벌이는 것,
3) 내 과실을 인정하고 변호사를 통해 네고하여 형량을 감면받는 것
등 이었으나, 실질적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선택권은 3번 뿐이었습니다. 1번은 제 나이가 아직 한창이며 국제적 디아스포라(?)의 인생이라 감히 리스크를 질 수가 없었고, 2번은 미국 정부와 싸워서 진다면 제 인생은 그야말로 파국으로 갈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막막하고 답답하기만 했지만, 11월의 어느 날 고민과 기도 중에 저는 최종적으로 3번을 결심했습니다.

이후 변호사의 백방 네고를 통해 제게 주어진 최종 형량은 8개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8개월의 시간을 미국 감방에서 보내야 한다니.. 처음엔,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고 체념하며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긴 시간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해 기나긴 겨울 동안 어떻게 이 난국을 타개할 것인가 고민했지만 제겐 별 뾰쪽한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현실을 인정하고 가능한 빨리 미국을 다녀오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12월초에 저는 변호사를 통해 조속히 수속을 밟겠다는 제 의향을 전달했습니다. 여러 법적 절차들이 하나씩 진행되어 갔습니다. 법무성과의 약정서와 기타 여러 서류들에 서명을 하고, 이후 샌프란시스코 법원에서 약식 재판을 받고, 그 결과에 의해서 정해진 날짜에 교도소에 자진 출두하는 프로세스였습니다.

하나하나의 과정을 거칠 때마다 저를 향한 올가미가 하나씩, 둘씩 덧씌워져 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재판 받으러 미국에 갔을 때의 참담한 심정은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범죄영화에서 보았던 것과 같이, FBI 요원들과 경찰의 감시 속에서 골방에 들어가 지문과 사진을 찍고, 판사 앞에서 선서와 죄과 인정을 하여 선고를 받는 당사자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바로 나 자신의 문제였던 것을.. 나 자신의 이전 과오로 인한 결과물인 것을..

이 기간 중 기도 중에 주님께서 제게 보여주신 것이 바로 ‘주님의 웃음’이었습니다. 주님의 웃음은 제게 큰 위로와 소망으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주님의 두가지 웃음이 제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첫째, 주님의 함박웃음이었습니다. 이는 웨이브4기에 “너는 내것이라”는 말씀을 주셨을 때 함께 주셨던 주님의 웃음이었습니다. 그 함박웃음을 묵상할 때마다 저는 영적으로, 또한 정신적 육체적으로 새로운 힘이 생겨났습니다. 웨이브4기의 그 감격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제게 스트레스가 올 때마다 저는 주님의 함박웃음을 붙잡았습니다.
  둘째, 십자가 상의 웃음이었습니다. 이사야 53장에 나오는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주님은 유대인들 앞에서 빌라도의 재판정에 서야했고 십자가의 길을 가셔야 했습니다. 그 십자가의 길에서 저는 주님의 웃음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어찌보면 관조의 웃음이기도 하겠지만, 제게 있어서는 최후 승리를 위해 고난을 감내하신 승리의 미소였습니다. 그 승리의 미소는 바로 ‘조그만’ 고난을 앞둔 저를 향한 위로의 웃음이었습니다.

이듬해 2006년 4월에야 모든 절차가 끝나고, 저는 미국을 향해 출발할 만반의(?) 준비가 되었습니다. 제가 갈 곳은 캘리포니아주에 소재한 롬폭이라는 소읍이었습니다. 미국 지도나 구글 어쓰에서 롬폭(Lompoc)을 찾아보면, 로스엔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사이의 태평양 연안 해변가에 자리잡은 조그마한 마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시사철 날씨가 좋아 휴양지와 꽃재배로 유명한 곳입니다. 롬폭은 미국의 최서단에 위치하여 군사적으로도 요충지입니다. 그래서 이곳엔 공군기지가 있고, 북한의 핵이 발사될 경우 대응공격을 할 수 있게끔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곳에는 또한 대규모 단지의 교도시설이 있습니다. 제가 갈 곳이 그곳이었구요. 이 중 제가 가는 곳은 철장이 없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곳이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이곳을 ‘롬폭 훈련소’라고 명명했습니다. 주님의 웃음을 체험하면서, 제 마음은 평강을 되찾았습니다. 그래서, 롬폭을 주님께서 내게 마련해 주신 훈련장으로 생각했고, 남아있는 가족들에게도 조금 긴 동원 예비군 훈련을 받고 오겠다고 웃으면서 얘기했습니다. 그 때 당시 제 모교회의 홈피에 올렸던 기도제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지혜와 계시의 정신을 주사 주님께서 제게 주시는 부르심의 소망을 깨달아 알게 하옵소서.
2) 주님이 정하신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대로 제 앞길을 열어 주옵소서.
3) 순전한 기쁨과 믿음으로 이 일을 잘 감당하게 하옵소서. 주님의 웃음을 간직하게 하옵소서.
4) 가족들과 친지들이 이 일로 걱정과 시험에 들지 않게 하옵소서.

그래서 초두에 소개드린 ‘주님의 웃음’이라는 시는 미국 출발 전 출사표로 쓴 것입니다. ㅎㅎ 그 때 당시의 제 비장함과 주님의 위로하심이 느껴지시나요? 웃음과 울음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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