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4기 간증] 1부: 너는 내 것이라

조회 수 12185 추천 수 9 2010.06.12 10:32:30
1994년 12월 초순, 저희 가족은 독일 땅을 떠나 서울 노원구 상계동으로 터전을 옮겼습니다. 상계동으로 자리잡은 이유는 회사 주택조합에서 건축한 아파트가 마침 그 시점에 완공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수락산 등산로 입구의 공기 좋은 곳이었지요. 이듬해 여름에 저는 가족과 함께 영국 유학을 가기로 결정되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8개월간을 잠깐 머무르는 셈이었습니다.

우리 부부의 첫번째 고민은 어느 교회를 출석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상계동 집에서 용산동에 소재한 본교회로 가기에는 거리도 너무 멀고, 또 잠시 있다 떠나야 할 상황이기에 가까운 교회를 나가도 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가장 가까운 교회를 찾았습니다. 한때 감자탕교회로 유명세를 탔었고, 지금은 대형교회로 성장한 서울광염교회였습니다. 그러나 그 때만 하더라도 여느 개척교회와 다를 바 없는 60여명 정도의 소규모 교회로, 감자탕 식당 건물의 3층을 빌려쓰고 있었습니다. 제 아파트에서는 300미터 정도 거리, 엎어지면 코 닿을 데였지요.^^

사실 이 교회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주중에 새벽기도를 나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1부 5시 반, 2부 6시 반의 매일 두차례 새벽기도를 드리는 열정과, 소탈한 첫인상이었지만 설교시에는 말씀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였던 조현삼 목사님께 반한 것도 직접적 원인이었지요. 이곳에서 저는 지난 5년 반의 독일 생활 중에 덕지덕지 붙은 영적 찌든 때를 벗겨내기 원했습니다.

되돌아보면, 89년부터 시작한 첫번째 독일 주재 생활이 제게는 영적으로 볼 때 상당히 힘든 기간이었습니다. 일이 얼마나 많은지 내 생활의 중심이 회사 일이었고, 주말도 회사일에 치여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집근처의 한인교회에는 매주일 꼬박꼬박 출석했으나 그외의 영적 영역에는 무관심 상태였습니다. 소위 말하는 썬데이 크리스챤이었던 거지요. 모든 우선순위가 회사일이었습니다. 그나마 시간이 남으면 주위 사람들과 어울려 골프치기에 바빴습니다. 신앙생활은 늘 뒷전이었지요. 그러다보니, 서울 와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영적 갈증을 해소할 내 신앙의 회복이었습니다.

간간히 새벽기도를 출석하고 있던 이듬해 1월초 시점이었습니다. 교회에서 사경회를 개최하였고, 저는 매일 저녁 참석을 했습니다. 웨이브1기 때 겪었던 은사체험도 생각 났으나, 말 그대로 부흥회가 아닌 사경회였고 말씀 중심의 성경강해가 주 내용이었지요. 제 마음이 시간이 갈수록 회개하는 심령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이틀째 되던 날은 신기한 경험을 체험했습니다. 설교시간 중에 앞뒤로 앉았던 네 분 정도가 같은 경험을 했는데, 진한 향나무 냄새 같기도 한 아주 기분좋은 향기를 맡은 것이었습니다. 저도 그 중의 한사람이었고 집회 직후에 얘기하다 보니, 신기하게도 향기를 맡은 사람들은 설교하는 강대상에서 왼쪽 45도 대각선 방향으로 앉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목사님께서 성령의 향기라고 얘기해 주더군요.

그 다음날도 저는 아내와 함께 같은 자리에 앉았습니다. 설교말씀은 출애굽기 3,4장에 나타난 모세의 부르심에 관한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뱀으로 변했던 모세의 지팡이가 제 마음에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설교본문은 아니었지만, 이사야41:14에 쓰여진 ‘지렁이 같은 야곱’이 또한 제 심령을 쪼갰습니다. 제게 주신 멧시지는 이러했습니다.

너, 지렁이 같은 야곱아!
너, 뱀 같은 지팡이야!
모세의 지팡이처럼 내가 너를 쓰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아느냐?
그런데 너는 내 안에서 막대기가 되지 못하고
뱀처럼, 지렁이처럼
이리 꿈틀 저리 꿈틀
네 멋대로 움직이기를 언제까지 하려느냐?

내 안에 있는 심령의 울부짖음에 잠자던 내 영이 깨어남을 느꼈습니다. 설교가 끝나고 기도시간이 되었습니다. 기도가 시작되자마자 회개의 눈물이 부어졌습니다. 지나간 제 못된 과거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추하고 부끄러운 제 과거가 몇초의 동영상으로 압축되어 보여지는 듯 했습니다. 아, 주님의 손에서 빠져나와 뱀처럼 구불텅 거렸던 나.. 마냥 터져 나오는 눈물.. 짧은 시간에 그렇게 많은 콧물과 눈물이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어느새 무릎팍 바지가 떨어진 눈물로 흥건히 젖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부르짖음의 회개 속에 저는 두 손을 높이 올렸습니다. 주님의 막대기가 되지 못한 나를 그래도 받아 주십사고 두 손을 들었습니다. 이제라도 손들고 주님 앞으로 나오겠노라고 외쳤습니다.

어느 순간 제 손끝에 미세한 진동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손가락에서 시작된 진동은 조금씩 더 강도를 더해가며 몸 안쪽으로 오고 있었습니다. 손목, 팔, 어깨를 넘어 몸통 전체로 진동이 확산되어 갔습니다. 내 의지로 하려고 한 것이 아님은 아시겠지요? 급기야 온 몸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강도로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가슴까지 흔들렸습니다. 진동이 얼마나 심하던지 앉아있던 의자가 덜컹거렸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아내도 기도하다가 옆에서 진동하는 저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방언이 나왔습니다. 지난 몇년간 한번도 사용해 보지 않았고 머리 속에 완전히 잊었던 방언이 나도 몰래 튀어나온 것이었습니다. 회개의 눈물은 예배가 끝난 이후에도 그칠 줄 몰랐습니다. 제 평생 가장 많은 눈물을 쏟은 때가 이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날의 성령체험 이후, 제 생활은 변했습니다. 제 삶의 우선순위가 주님으로 바뀌었습니다. 기도와 말씀이 회복되었고, 예배와 전도가 생활화되었습니다. 조금은 요란스런 체험을 해서 그런지, 교회 내에서도 어느새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조현삼 목사님과의 친밀한 교제도 제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매일의 새벽기도와 금요 철야 기도는 기본이었구요. 기존에 했던 성가대 봉사에 추가하여, 지하철 전도대와 저녁 찬양팀 사역에도 참여하였습니다.

이후 여러가지 사건이 많았습니다. 지하철 전도대 활동을 하면서 열심이 붙어서 저 혼자서 지하철 전도와 노방 전도를 한 적도 많았습니다. 그 뜨거움을 소화할 길이 없어(?), 회사 다니면서 5일간을 금식도 했습니다. 금식이 자랑은 아니지만, 조금도 어려움 없이 순탄하게 해 낼 수 있던 것이 성령의 역사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성령의 춤’ 사건은 별도의 2부 간증으로 독립시켰습니다. 이미 써 놓은 내용을 이곳에 다시 집어 넣기도 어렵고 해서요.^^ 성령의 춤을 추었던 그 시점에 여러 다른 성령의 역사도 일어났습니다.

한번은 강대상에서 무릎꿇고 두 손을 들고 기도하다가 손에 뭔가 잡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환상 중에 두 손에 잡히는 것은 우뭇가사리 같은 젤 타입의 뭉클뭉클하니 둥글고 부드러운 물질이었습니다. 그 물질을 가지고 너무나 즐거워하며 이리저리 만지고 놀았는데, 터치의 감각이 너무도 리얼하게 다가와 진짜인 줄 알았습니다. 또 기도 중에 한번은 강대상 옆에 큰 화병이 있었는데, 그 화병이 넘어져 물이 콸콸 쏟아져 강대상 주위가 온통 물로 흘러넘쳐 버렸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에 에스겔 47장의 환상이 생각나면서, 성전에 가득한 물이 너무 좋아 뒹굴고 놀다 깨어보니 화병은 그대로 있었습니다. 물에 촉촉히 젖은 내 모습을 생각했었는데, 멀쩡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생생했습니다. 주위 분들에게도 회개의 역사와 각종 성령 체험이 여기저기 있었고, 공황공포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던 분이 치료받는 역사도 있었습니다. 7년간 불임으로 고생했던 제 아내의 친구가 찬양과 기도함으로 임신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저로 인해서 되었다는 얘기가 결코 아닙니다. 그 기간에 전 교회가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인해 불이 번지듯 회개와 부흥과 기적의 역사가 일어난 것입니다.)

그러던 6월의 어느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새벽기도 때 제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주님의 음성이 임했습니다. 기도 중에 세미한 음성으로 들려온 말씀, 이를 인지하는 순간 나를 향한 주님의 음성으로 확신있게 다가온 말씀.. 그것은 이사야 43장 1절이었습니다.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아, 감격적인 말씀의 받음을 무엇이라 설명할 수 있을까요? 가장 편안하고 가장 기쁨이 충만한 상태에서, 깊은 영적 고요의 상태에 있었던 그 때, 주님께서 이 말씀을 제 귀에 들려 주셨습니다. 그때 당시, 이 말씀은 제게 주님의 섬세한 사랑하심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치 엄마가 자신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기를 얼레며 귓속말로 “사랑해, 아가야!”라고 말하듯이..

오 주님,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저를 지명하여 부르셨고
십자가에서 저를 대신하여 피를 쏟으셨습니다.
오 주님, 그렇습니다.
저는 주님의 것입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오 주님, 그렇습니다.
저는 주님의 아기입니다.
주님의 사랑스런 아기가 되겠습니다.
“너는 내 것이라”
오 주님, 그렇습니다.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받으옵소서..

영국으로 건너가는 그해 95년 7월 말까지, 저는 그렇게 성령님의 강권적 역사와 인도하심으로 꿈결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할렐루야! 저를 통해 역사하신 주님께 찬양과 영광을 드립니다.




(궁금히 여기시는 분들을 위한 추가 설명)
왜 유독 이글은 2292개의 댓글이 붙어 있을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악몽 같은 이 스팸 댓글로 인해 제게는 은혜의 문이 열렸습니다.
그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24 “써버 다운의 쓰릴을 맛보며”에 씌어져 있습니다.
#25 아버지여, #26 십자가의 무게도 이와 관련한 엮인 글입니다.
아, 은혜의 날들이여.....

beecherlea

2010.07.24 08:26:48
*.207.5.139

ordwinebar

2010.07.24 08:26:49
*.207.5.139

iveskugle

2010.07.24 08:26:50
*.207.5.139

arlettesan

2010.07.24 08:36:21
*.215.233.50

kipppeder

2010.07.24 08:36:22
*.215.233.50

gyldahammo

2010.07.24 08:36:25
*.215.233.50

bradenhank

2010.07.24 08:42:36
*.190.13.122

sallygingr

2010.07.24 08:42:37
*.190.13.122

richiebevi

2010.07.24 08:42:38
*.190.13.122

leanacrook

2010.07.24 09:03:24
*.215.233.50

backstered

2010.07.24 09:03:24
*.215.233.50

tatumchen

2010.07.24 09:03:25
*.215.233.50

alissekral

2010.07.24 09:04:01
*.190.13.179

anjanetteb

2010.07.24 09:04:02
*.190.13.179

derrikseal

2010.07.24 09:06:26
*.207.5.139

rangeythig

2010.07.24 09:06:27
*.207.5.139

arvincoy

2010.07.24 09:06:28
*.207.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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