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십자가,
절망의 십자가,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부끄러움의 십자가였습니다.
그것은 또한 수치의 십자가였습니다.
오, 주님!
당신은 어찌 그리 하셨습니까?
하나님의 아들인 당신께서
벌거벗겨진 채로,
백주 대낮에
부끄러운 부분까지도
만천하에 모두 보여지다니..
오, 주님!
당신은 어찌 그리 하셨습니까?
머리엔 가시 면류관
찢겨진 등판과 창자욱 옆구리
온 몸은 피투성이
고통의 일그러짐과
벌거벗음의 수치..
오, 주님!
당신은 어찌 그리 하셨습니까?
아, 십자가!
그것은 최고의 고통이었고,
최대의 절망이었습니다.
그것은 최고의 수치였고,
최대의 부끄러움이었습니다.
오, 주님!
당신은 어찌 그리 하셨습니까?
오, 주님!
그렇습니다.
당신은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않으셨습니다.
오, 주님!
그렇습니다.
주님이 지신 그것은
내 부끄러움이요,
내 수치였습니다.
오, 주님!
그렇습니다.
주님이 지신 그것은
수치와 고통으로 얼룩진
내 참담한 죄였습니다.
베데스다 연못 가에 38년동안 하염없이 누워있던 병자처럼,
죄악의 현장에서 잡혀 주님 앞에 끌려온 간음한 여인처럼,
성전 구석에서 고개조차 들지 못하고 가슴을 치던 세리처럼,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드립니다.
주여, 나의 부끄러움을 받으소서..
주여, 나의 수치를 받으소서..
(후기)
‘부끄러움의 십자가’는 2009년 11월 경(?)에 처음 씌어졌습니다.
이 글은 당시 목사님과 정순태 형제님의 십자가 관련 글에 대한 댓글의 성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원래의 그 글들이 어디에 있는지 지금은 제가 아무래도 찾을 수 없더군요.
(박목사님, 연대장님, 도움 부탁드립니다.^^)
그것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실 때는 어떤 옷도 걸치지 못하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충격적인 사실 앞에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습니다.
그 때의 충격, 그리고 감동과 감격을 주신 두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고난주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부끄러움의 십자가를 다시 한번 묵상합니다.
사도행전을 강해할 때에 어떤 의미로 설교했는지는 분명히 기억하는데
올린 글들이 많아서 구체적으로 어느 글인지 잊어버린 것까지는 그렇다 치고
이 사이트에 검색 기능이 있다는 것까지 깜박했습니다.
답글이 늦어진 변명 아닌 변명입니다.
거꾸로 읽는 성경 사이트의
# 187 "십자가 죽음에 숨겨져 있는 제 2의 비밀 (행8:26-40)"에서
그렇게 설교한 적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