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2기 간증] 광야의 놋뱀을 보라

조회 수 969 추천 수 80 2010.05.29 06:41:31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첫번째 웨이브, 그리고 열심이었던 기도생활..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흐지부지 되고, 공부에 대한 압박감과 여타 세상 일에 치여서 저는 일상의 생활로 복귀해 갔습니다. 그러다 고3이 되어서 학교측의 배려 덕에, 저는 몇몇 친구들과 충주시에서 서울로 상경해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고3의 1년간을 서울에서 재수 아닌 재수생활을 한 것이었지요. 문제는 이 1년동안 제 신앙의 끈이 끊어졌다는 것입니다. 교회도 잊고 밤낮없이 공부에만 매달렸습니다. 1978년 2월 원했던 대학에 합격했던 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 후 1년간 새로운 신분인 대학생으로서 저는 저만의 세월을 만끽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랬듯이, 저도 새로운 친구들끼리 어울리며 자유와 방종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학회 동아리에서 만난 형들과 술판도 벌이고 담배도 배우며 인생을 논했습니다. 선배들이 주선했던 미팅은 빠짐없이 참석하고 여기저기 1학년의 파티 생활도 즐겼습니다. 어느덧 내면적으로 내 마음은 점점 더 황폐해가고 향락적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기를 1년, 어느새 나는 대학 2학년을 맞이했던 것이었습니다.

1년동안의 방탕한 생활로 내 몸과 마음은 피폐할 대로 피폐해 졌습니다. 문득 마음에 의문이 일었습니다. 이것이 내 대학생활의 전부란 말인가? 내 인생은 그저 먹고 마시며 놀고 즐기는 수준인가? 내 속에 있는 이 허전함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내 삶은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예전에 내가 다녔던 교회는 어찌 이 지경이 될 정도로 잊어버렸던가? 방언도 그렇게 세게 받았었는데.. 새벽기도도 나갔지 않았던가? 그런데 지금 내 생활은 도대체 뭔가? 뭔가 다른 무엇이 나를 잡아 끌어가고 있지 않은가? 내 영혼의 문제는 진정 무엇인가? 하나님이 정말 계시다면 내 인생을 이대로 두시지는 않을텐데.. 그러면서 지난 2년의 세월 동안 어느 정도 잊어버렸던 신앙생활에의 그리움도 일어났습니다.

1979년 3월 대학교 2학년을 시작하고 있던 어느날, 이런 고민을 하면서 그날도 캠퍼스 연못가에서 저는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때 두 명의 캠퍼스 전도단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지요.^^)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을 저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이전에 교회에서 분명히 들었던 멧세지이긴 했지만, 모든 말들이 새롭게 제 가슴에 꽂히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이들의 확신어린 얼굴과 태도에서 내가 이전에 찾을 수 없었던 인생의 해결점이 있구나, 라는 막연한 기대감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따라간 곳은 인근에 소재한 한사랑 선교회였습니다. CCC나 네비게이토와 유사한 대학생 선교단체였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복음을 새롭게 대하며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1979년 3월 29일, 그날도 저는 한사랑 선교회의 성경공부에 참석했습니다. 복음의 핵심과 관련된 여러 말씀을 공부하던 중 한 말씀이 제 마음에 화살처럼 파고 들었습니다. 요한복음 3장 14절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민수기 21장에 의하면,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을 원망함으로 인해 불뱀의 공격을 받아 죽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모세가 기도하자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진 중앙에 놋으로 만든 뱀을 장대 높이 매달고, 뱀에 물린 사람들로 하여금 놋뱀을 보게 하셨습니다. 놋뱀을 보는 사람마다 구원을 받게 한 하나님의 배려하심이었지요.

말씀을 들으면서 저는 깨달았습니다. 아, 나는 불뱀에 물린 이스라엘 백성처럼 하나님을 떠나 살면서 죄 속에 빠져 있었구나! 장대 높이 달린 놋뱀은 저주의 상징이 아닌가? 뱀에 물린 이들이 놋뱀을 보면서 얼마나 이를 갈았을까? 저 놈의 저주받을 뱀! 그것은 저주의 놋뱀이었습니다. 그 놋뱀은 이스라엘 백성의 잘못된 죄로 인한 저주와 심판의 상징이었습니다. 또한 그 놋뱀은 모든 죽어가는 사람들의 질시와 저주이자 하나님이 마련하신 유일한 구원의 방책이었습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은 모든 사람들이 다 쳐다볼 수 있도록 진 가운데 그 놋뱀을 장대 높이 달아놓게 하셨던 것이었습니다.

아, 그런데 그 광야의 놋뱀에 겹쳐서 제 앞에 보여지는 또 하나의 영상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십자가에 달린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었습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요한복음 3장 14절의 이 말씀이 제 귓전을 때렸습니다. 그 저주의 놋뱀처럼 예수님도 십자가에 높이 달려 수치와 저주를 받았지 않은가? 아니, 죽음의 형벌을 받았지 않은가? 그 분은 진정 하나님의 아들로서 다름아닌 나와 내 죄를 짊어지기 위해 그렇게 돌아가신 것이 아닌가?

순간적으로 모든 것이 한꺼번에 분명하고 선명하게 제 마음에 꽂혔습니다. 그것은 주님께서 주신 구원의 섬광과도 같았습니다. 내 마음 속에 불타듯 뜨거운 한 줄기 음성이 들리는 듯 했습니다. 불뱀에 물린 그들이 광야의 놋뱀을 보았듯이, 너도 저주의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바라보라! 십자가 앞에 나와 네 죄짐을 풀어라! 그 자리에서 저는 무릎을 꿇고 저의 죄인됨을 고백하였습니다. 아울러 예수 그리스도 그분을 내 인생의 해결자요 구세주로 시인하고 마음에 영접하였습니다. 가슴으로 드린 기도 속에 진심의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그 날 오후 4시경의 일이었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한 이후로 제 인생은 변화되었습니다. 제 가치관이 달라졌다는 얘기입니다. 내 지정의가 합쳐져 예수를 인격적으로 영접하기는 이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머리로’ 예수님이 주님이라는 고백을 했었지만, 예수님이 진정 내게 왜 필요한지, 내 속에 있는 문제가 뭔지 하는 깊은 고민이나 성찰이 없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인생의 작은 방황을 통해서 죄의 문제에 대한 절실한 깨달음과 죄의 해결자로서의 예수님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또한 이 사건을 계기로 흔들리지 않는 구원의 확신이 내 마음 속에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제 구원의 시점이 이 때라는 말은 아닙니다. 저는 이미 교회에 첫발을 디딘 초등학교 5학년 때 주님의 인도하심을 받은 것입니다.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바울의 고백과 같이 모태에서 조성되었을 때부터 저는 주님의 은혜로 택함을 입었다고 믿습니다.

아무튼 그 후로 한사랑 선교회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았습니다. 네비게이토 10단계 성경공부를 하고 성경말씀도 정기적으로 읽고 묵상했습니다. 읽어야 하는 의무감에서가 아니라 말씀 자체가 너무 좋다보니 어느 순간에 1독을 해버렸습니다. 담배를 완전히 끊음은 물론, 등한시했던 교회 생활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첫 1년간은 오히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말씀과 배움과 교제에 전념했습니다. 헬라어와 히브리어도 이 시점에 배웠을 정도였습니다. 매일의 삶이 주님과 함께하는 꿈결의 나날이었습니다. 새로운 피조물로서의 첫 발자국, 막 쪄낸 찐빵처럼 그 첫사랑의 뜨거운 감동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함으로 내 삶의 주인은 바뀌어졌습니다. 나 중심의 인생에서 주님을 위한 인생으로, 어두움에서 빛으로, 사망에서 생명으로! 때로 넘어지고 내 뜻대로 살려고 하는 때도 있지만, 주님은 그때마다 저를 바로 세워 주시고 지속적으로 훈련시키심을 느낍니다. 이제 내 인생은 주님을 알아가는 여정으로 거듭났습니다. 이것이 제게는 웨이브2기- 중생의 체험이었습니다. 오직 예수.. 홀로 영광 받으실 우리 주님을 찬양합니다.

김순희

2010.05.29 11:01:57
*.160.176.34

태에서부터 지금까지 인도하신 아버지의 손길을 봅니다.
곁길로 가면 막으시고 제길로 들어서면 손뼉 치시면서 좋아하셨을 울 아버지의 손길을....

앞으로도 그렇게 수고하시면서 인도하실 아버지의 사랑 때문에 매일 매순간 감사와 감격의 고백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겠죠.

과거의 진솔하신 고백이 맘에 짜~안하게 와 닿습니다.^^

mskong

2010.05.30 13:57:13
*.113.153.73

웨이브 1기는 제가 조금 빨랐네요.(저는 중3때)ㅎㅎ.. 그런데 웨이브 2기는 저에게는 불혹을 넘긴 어느날 찾아왔습니다. 3년전 바로 이 홈피를 통해서... 이 홈피가 감사한 이유입니다. 담주도 기대하겠습니다.

이선우

2010.06.01 21:26:55
*.222.242.101

올린 글에서 문장 하나를 뺐습니다. 제 진정성에는 변함이 없습니다만, 자칫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는 주위의 권유로 인한 것입니다. 미리 보신 분들께 양해를 구합니다.

달빛의 엘리스

2010.12.28 15:00:57
*.60.219.8

이렇게 인터넷 상에서 교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게 놀랍네요^^
오랜 시간('ㅁ' ?)이 지났지만, 섬세한 묘사에서 그 시절의 집사님이 경험하셨을 감동과 떨림이 느껴집니다^^ 그 기억의 부분을 함께 공유하는 것 같네요ㅎㅎ

이선우

2011.01.24 18:56:47
*.187.110.141

달빛의 엘리스님,
여기에 이런 댓글이? 고맙구나.
3기는 더 흥미진진할 건데 네가 어떤 글을 남길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구나.
삼광의 메아리님은 아직도 숨고르기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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