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가 출석하는 독일 한마음교회 제자반에 올린 것을 그대로 카피한 것입니다. **
제목: [8기 남자 제자반] 최oo, 윤oo, 이oo 집사님께
샬롬~
정말 오랜만에 제자반 싸이트에 들어 왔습니다.
예전에 제가 쓴 글 몇 개가 아직도 여기에 있네요.
제가 6기였으니까 그새 7기 제자반이 거쳐갔고,
이제부턴 이 자리가 8기 여러분들의 것이 되겠군요.
오늘 세 분 집사님들로부터 제자반에 대한 기도 부탁을 받고
2년 전 이 맘때 설레임으로 제자반을 시작한 일이 생각나
이렇게 문을 두드려 봅니다.
그러면서 오늘 담임 목사님 주일 설교 말씀이 가슴에 닿아
제자반을 시작하는 여러분들과 나누면 도움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생각이 가는 대로 좌판을 두들깁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고후5:17)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해 주셨지요.
목사님의 멧시지를 통해 많은 은혜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오늘 받은 이 말씀을 접하며 제일 먼저 떠올린 것은 바울의 심정이었습니다.
바울이 이 말씀을 선포했을 때의 심정은 어땠을까?
“보라!”라는 감탄사에서 느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강조를 넘어선 탄성의 소리라고 할 수 있겠지요.
얼마나 좋기에 바울이 감탄사를 발했을까?
성경에는 당위적 명령형과 본질적 사실형이 혼재해 나옵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당위적 명령형인데 반해,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는 본질적 사실형입니다.
본문의 이 말씀은 엄연한 본질적 사실형입니다.
즉, 내게 무엇을 하라고 주어진 명령이 아니라,
나의 본질적, 실존적 위치를 확인해 주는 말씀인 것이지요.
이 말씀이 놀랍지 않습니까?
새로운 피조물이라, 새 것이 되었도다!
그래서 바울도 경탄을 했을 겁니다.
제자반의 가장 큰 장점은 많은 본질적 말씀들이 우리에게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제자반을 통해 이 본질적 말씀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사실 제게 감동이 온 이유는 이 말씀의 운동력이 내 심령에 임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을 성육신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요1:14)
예수 그리스도는 말씀이십니다.
예수님의 성육신은 1회적 사건이기도 하지만,
말씀으로 임하시는 그리스도의 성육신은 성령을 통해 오늘날 내게도 계속된다고 믿습니다.
바로 성경에 선포된 하나님의 말씀이 나에게 실존적 깨달음으로 임하기 때문이지요.
오늘 선포된 본문의 말씀을 통해 내게 깨달음이 임했습니다.
다른 말로, 그 말씀의 실존성이 내 심령에 꽂혔습니다.
즉, 나는 고후5:17 말씀의 성육신을 경험했습니다.
그 말씀 안에 있는 나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한 주님을 경험하였던 것입니다.
이것을 성육신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신학적으로는 맞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어떤 이는 이를 ‘레에마의 말씀’으로 표현하기도 하더군요.
많은 경우, 말씀은 깨달음이라는 통로를 통해 내게 주어 집니다.
저는 제자반을 통해 QT의 즐거움을 배웠습니다.
1주일마다 한번씩 바뀌는 QT 본문을 통해서 많은 실존적 말씀을 경험했습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한 나의 자세는 한결같아야 합니다.
말씀을 끊임없이 갈구하십시요. 이를 위해 기도하십시요.
그리곤, 그 말씀 속에 깊이 몰두하시면 됩니다.
윤집사님과 이집사님은 요즘 회사에서의 제 화두를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래요. ‘몰입’이라는 단어입니다.
2년전 제자반 때에 미리 몰입의 개념을 좀더 정확히 알았다면
더 많은 말씀의 성육신을 경험했을 거라고 후회도 됩니다만..
사실 그 때 저는 몰두는 했을지언정 몰입의 경지에는 가지 못했습니다.
세 분은 한번 몰입의 경지에까지 말씀을 파고 들어 보십시요.
깨달음의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기대가 됩니다.
본문의 말씀으로 돌아가서..
‘새 것’에 저는 주목을 했습니다.
초대교회에 성령의 첫 임하심이 있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그랬었지요.
그들은 베드로와 성도들을 향해 “새 술에 취했도다”라고 조롱했습니다.
목사님이 말씀하셨듯이, 이러한 변화의 ‘화학반응’은 일회적입니다.
그리고, 일단 변하면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새로운 것으로 바뀌어 버렸기 때문이지요.
예수님의 손 안에 있을 때 혁신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가나 혼인 잔치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지요.
맹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됩니다. 예수님이 간섭하심으로.
영국이 낳은 시인 바이런은 시적인 표현으로 이렇게 답을 썼다고 했지요?
“물이 그 주인을 만나자 얼굴이 붉어졌도다.”
이 표현 속에 성육신의 해답이 보입니다.
나는 물같이 흔하디 흔한, 어찌보면 쓸모없는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만나 내 얼굴이 붉어져 포도주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못난 나를 새로운 피조물로 빚어주신 것입니다.
새 술에 취하듯, 주님의 말씀에 취한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피조물로서의 나 자신의 변화를 경험합니다.
변화는 이전에 있었습니다.(현재완료)
그러나 나의 깨달음은 실존적, 현재적입니다.
제자반을 시작하는 세 분께 조금 쎈(?) 권면을 이렇게 드리고 싶습니다.
- 몸의 싸이클을 제자반 금요일 저녁으로 맞추어 가십시요.
- 말씀에 취하는 경험을 해 보십시요.
- 숙제는 일찌감치 먼저 해놓고 이후는 되새김질을 하시면 더 좋습니다.
- 몰입은 쉼이 없습니다. 쉰다고 핑계대고 다른 시도를 하지 마십시요.
- 변화의 ‘끝’을 보려고 하지 마십시요. 과정을 철저히 즐기십시요.
8기 제자반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특별히 세 분을 위하여 기도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새 술’에 취하시도록.
주인을 만나 얼굴이 한껏 붉어 지시도록.
28/8/2011 주일 저녁에, 이선우 올림.
(후기)
저는 한마음교회의 제자반을 2009년 8월부터 2010년 6월까지 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받은 은혜가 제 웨이브 7기의 모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시절의 회고와 오늘 주일 말씀의 은혜가 복합된 글이라 이곳에도 옮겨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