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남자들의 눈물 이야기

조회 수 821 추천 수 62 2012.01.22 22:18:09

제가 출석하고 있는 독일 한마음교회에서 최근 있었던 일들입니다. 미국 출장 갔다온 이후로 제가 갑자기 눈물이 많아졌습니다. 그 눈물을 주제로 한 남자들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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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찬양대 나눔] 눈물로 드리는 찬양
(1/22일 주일 밤 찬양대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찬양대원 여러분,

오늘 예배 때 찬양대석에서 눈물샘이 터졌는지 곳곳에서 훌쩍거림의 은혜(?)가 있어 참 좋았습니다. 제 경험 상 은혜는 통상적으로 눈물과 함께 옵니다. 눈물은 내게 주신 은혜에 대한 나의 자발적, 즉시적 응답이니까요. 그러니까 눈물이 있음이야말로 은혜가 넘치는 현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드리는 예배가 우리 찬양대에게 부어 주시는 은혜임을 느낀 것은 저만이었을까요?^^

앞쪽과 뒷쪽은 어느 분이 어떻게 은혜를 받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있던 테너석은 적어도 몇 분의 눈물지음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폐회송이 끝나고 아래의 찬양을 다시 한 번 부를 때는 눈물로 찬양을 드리는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제 오른쪽의 K집사님은 눈물 범벅이 되어 아예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그 옆의 C집사님은 눈물 자국으로 눈동자가 빨갛게 되셨습니다. 눈물은 전염이 되는가 봅니다. 저 역시 덩달아 흐르는 눈물 때문에 찬양을 이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남자들 세 사람이 한꺼번에 우는 것이 쉽사리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지만, 눈물로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이니 이보다 더 아름다운 광경이 어디 있을까, 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담임 목사님 설명하신 유튜브 들어가서 개그우먼 신보라 자매의 수상 소감과 간증을 집사람과 같이 보았습니다.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는 오늘 목사님의 말씀과 너무나 부합된 간증이었습니다. 보라 자매가 했던 말 중 청소할 때나, 커피탈 때 등 하잖은 일을 할 때조차 “주님, 보고 계시지요? 영광 받으세요..”라고 하면서 주님께 영광 돌렸다는 간증에 많은 공감을 느꼈습니다. 이어 저녁 때 일대일 사역팀과 식사할 때도 이 얘기를 잠깐 나눴습니다.

되돌아가, 찬양과 말씀 중에 제가 느꼈던 눈물의 감격은 이러했습니다.

주의 베푸신 사랑 생각할 때 은혜 넘쳐 찬양 드리네
나의 삶 속에 주가 계시니 두려울 것 없으리
죄에 물든 영혼 깨끗게 하사 은혜로 가득 채우시고
깊은 고통에 신음할 때도 손 내밀어 이끄시네
그 사랑을 기억해 한없는 자비 은혜를
그 사랑 변치 않고 영원하네 결코 잊지 않으리
그 사랑을 찬양해 죽음도 이기신 주님
그 큰 사랑 온 마음으로 찬양해 주 나라 임할 때까지  

목사님의 말씀과 이 찬양의 가사 속에 은혜가 가득했습니다.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린다는 것은 내 영광을 조금도 취하지 않는다는 뜻일 겁니다. 그런데 이조차 예수님께서 당신 스스로 먼저 나에게 본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 분의 삶은 영광하고는 조금도 관련이 없는 고난과 형극과 멸시와 십자가로 점철된 것이었지요. 그렇게 함으로써, 그 분은 자신의 영광은 조금도 취하지 않으시고, 아버지 하나님께만 모든 영광을 돌리신 것이었구요. “내가 자랑할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 밖에 없다”라는 신보라 자매의 담대한 선언의 배경인 십자가가 그 증거였지요. 그분의 부활하심은 이 모든 일을 이루신 하나님의 영광의 선포 그 자체였습니다.

"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구원을 얻었나니"(엡2:8) 나를 구원해 주신 것은 100% 하나님의 은혜인데, 이 은혜를 확인하는 조그만 과정이 나의 믿음입니다. 따라서, 이 은혜를 인정하는 믿음이란 의미 자체가 내 영광이 하나도 없다는 증거입니다. 여기에 내 것(내 영광)이 하나라도 들어간다면, 바울이 선언한 바 다른 복음이 되는 것입니다.(갈1:6-10) 아, 십자가 복음의 완전함이여... 따라서, 내가 할 일은 손 내밀어 이끄시는 주님의 손길을 따라 하나님께만 영광 돌리는 삶을 살면 되는 것입니다. 아, 그 큰 사랑... 아, 찬양과 감격... 따라오는 나의 작은 눈물...

저 외에 은혜받은 분들의 다른 간증이 여기에 계속 이어지면 더 좋겠다는 작은 바램입니다.

한 주간의 승리하심과 샬롬을~
이선우 집사 드림.


신보라 자매의 관련 유튜브 동영상은 아래를 눌러 보시면 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evxY5bD2_TM (수상 소감: 1분 36초)
http://www.youtube.com/watch?v=NB2zwqqrbes (간증: 44분 2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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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간증 일기] 남자들의 눈물

메일을 보낸 다음날 1/23일 최집사님에게서 다음과 같은 답신을 받았다.

From: 기쁨 cig2000@naver.com
Subject: RE: [찬양대 나눔] 눈물로 드리는 찬양의 은혜의 주인공을 보실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선우 집사님,
내일(1/24) 점심 식사를 이집사님, 윤집사님과 함께 Koenigstein에 위치한 Waldhotel에서 갖고자 합니다. (후략)

최집사님은 제자반 8기를 이수하고 있고, 나는 최집사님과 더물어 다른 이집사님과 윤집사님의 기도 후원자로서 서로 섬기는 사이다. 게다가 최집사님은 찬양대의 베이스 파트의 찬양대원으로서, 어제 있었던 눈물의 찬양을 뒷 좌석에서 직접 목격했던 증인이기도 했다. 집사님의 이메일 제목에서 보는 것처럼, 눈물로 드렸던 찬양의 주인공을 볼 수 있는 호텔에서 다 함께 점심을 하자는 제안이었다. 물론 나는 가능하다고 회신했다.

1/24일 우리는 그렇게 발트호텔에서 같이 만났다. 그날 눈물의 주인공이자 호텔 주인인 김집사님이 마중을 나왔다. 호텔은 쾨닉스타인 외곽의 한적한 등산로 입구에 자리잡은 공기 맑고 고적스러운 곳이었다. 개업한지 4개월 정도 되었다고 하며, 이제 겨우 초기 적응 단계를 막 넘긴 상태란다. 주인장과 함께 모두 5명의 남자들이 안쪽 홀에 자리를 잡고 점심 식사와 교제를 나누었다. 점심은 한정식의 풍성한 진수성찬이었다.

김집사님의 간증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이태리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독일에 정착하기까지의 여러가지 일들, 남쪽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10년간 일하다가 프랑크푸르트로 올라온 사연들, 발트 호텔을 개업하게 된 경과, 최근에 은혜받은 경험들... 매일의 새벽기도에서 발화된 눈물이 대예배와 찬양을 드리게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번진 것이라고 한다. 그 간증은 다른 네 사람의 코멘트와 격려로 중간중간 끊어졌지만, 모두가 절절하고 진실됨을 집사님의 눈빛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그 사이 사이에, 눈물이 주제가 되어 시발된 나눔은 계속 발전하여, 제자반에서 주셨던 은혜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의 축복의 의미, 하나님이 연단하시는 마음의 파산, 은혜와 믿음의 상관 관계, 십자가의 은혜와 나의 죽음 등 점점 더 심도있는 토론으로 이어졌다. 1시간이 훌쩍 넘어간 어느 시점에 김집사님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역시 오늘도 발화점을 만든 김집사님...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눈물은 옆에 있는 윤집사님, 이집사님으로 이어지더니, 앞에 있는 나와 최집사님에게까지 점화되었다. 남자들 다섯 명이서, 그것도 점심을 하면서 뭐가 있었다고 한꺼번에 눈물을 주르륵 흘린단 말인가? 같이 격정적으로 무슨 찬양이나 기도를 드린 것도 아니었다. 그저 밥을 먹으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을 뿐이었다.

감정의 이입이라고나 할까? 은혜의 전염이라고 말해야 할까? 그 뜨거운 감정을 뭐라 표현할 길이 없다. 그냥 서로가 바라 보면서 가슴이 뜨거워진 것이다. 주님의 함께 하심을 확신하면서 영적 교류가 소통됨을 느낀 것이리라. 다섯 남자의 눈물은 그렇게 계속 이어졌다. 이야기하다가 울고, 이어서 다른 이들의 눈물을 보고 나는 웃고.. 어느새 그러다 보니 2시간 반이 흘렀다. 아니, 벌써.. 은혜의 시간은 이렇게 빨리 가는 것일까?

허겁지겁 나오다 메인 홀에 계신 손님들과 마주쳤다. 교회의 여자 제자반 집사님들이 그날 따라 한집사님 귀국 송별차 거기에 모여있는 것이었다. 갑작스레 기도 부탁이 나왔다. 어쩔 수 없이 잡혀(?) 기도를 시작했다. 하나님 아버지... 갑자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기도를 이어갈 수가 없었다. 왜 이리 눈물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말을 이어가려고 했는데, 눈물은 하염없이 떨어지니..ㅠ.ㅠ. 감사합니다... 또 눈물..ㅠ.ㅠ. 눈물 때문에 기도를 몇 마디 못했다. 말도 얼마나 더듬었는지.. 그러나 부끄럽지는 않았다. 주님께서 주시는 감격을 가지고 기도했으니까. 기도에 참여했던 많은 분들의 훌쩍거림도 내게는 큰 위로가 되었다.

이제 나에게 한가지 더 소망이 생겼다. 이 눈물이 이어지게 하옵소서. 우리가 올려 드리는 예배가 눈물로 덮여지게 하옵소서. 교회에 있는 모든 손수건과 휴지가 우리의 눈물로 인해 동이 나게 하옵소서. 이것이 내 기도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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