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기 소슬한 바람이랄까? 그 바람에 실려 온 은은한 꽃향기랄까? 홍진세상(紅塵世上)의 욕망에 찌들린 자들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선물이리라!
순전한 하나님의 사람 - 인도의 성자 ‘썬다 싱’의 삶을 접하게 되었다. 40년을 채 살지 못한 무욕(無慾)의 사나이 -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마음을 소유했던 이슬 같았던 사람!
얇은 홍포와 담요 두 장과 성경 한 권만으로 히말라야를 10번 이상 넘었고, 오대양 육대주를 두루 돌며 복음을 전했던, 세상이 감당하기 어려웠던 믿음의 용사!
인도의 사상적 토양 위에 찬란히 꽃피운 그의 신앙은 차라리 신비였다. 기독교 3대 신비성인(神秘聖人) 중의 한 분이라는 평가는 적절한 것이리라.
그는 세상이론과 대치 구도를 이루지 않고 포용하면서도 오히려 진리만을 세워나가는 슬기를 보여주고 있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교단분파 문제도 이해하고 있으며, 신비체험을 많이 하였으나 이것 자체가 자랑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고, 신유은사의 사용도 극히 자제하고 있다.
오직 말씀의 묵상과 기도만을 그의 할 일이라 믿으며, 오직 전도만이 그의 사명이라고 믿고 있다.
위궤양과 폐결핵으로 약해진 육체를 채찍질하며 떠나는 마지막 전도 길에서도 죽음은 그의 머리속에 존재치 않고 있었다. 순교정신으로 나아가는 그의 마음을 주님께서도 아셨던지, 그의 죽음을 가리시어 실종으로 이 세상의 삶을 마감케 하셨다.
이 믿음의 거인으로부터 배워야 할 신앙의 본질은 무엇인가? 깊디깊은 동양정신의 비의(秘意)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결코 그것에 함몰되지 아니 하고 그는 오직 예수님만을 지향하고 있었다.
추천사를 쓰신 한경직 목사님의 말씀대로 이 책은 분명 심독(心讀)해야 할 책이다. 후기에서 밝힌 것처럼 ‘대범한 생략’으로 말미암아 좀 더 상세한 활동상이 결여된 것이 아쉬우나, 저자의 저술 의도를 이해한다면 이 정도의 내용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평한다면 기독교 역사 속에 우뚝 솟은 믿음의 거봉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주님을 진실되게 따르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은혜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책을 마음으로 읽어가다 보면, 그와 비교하여 초라한 나의 현재 모습을 발견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일기도 하겠으나, 끝까지 읽어보면 좌절하기보다는 도전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주님과의 동행의 삶이 이같이 아름답다면 우리도 소망 가운데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처럼 온전한 믿음의 삶을 살지는 못한다하더라도, 작은 꽃이라 한들 무슨 상관이랴! 기쁨으로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이 책으로 인하여, 지금까지의 나의 신앙자세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작은 소득이었다. 그것은 진리와 대치되는 인간 이론(종교, 철학, 도덕 등)에 대한 태도였다. 사실 지금까지는 세상 이론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었는데, 굳이 그같은 자세를 지닐 필요가 없다는 점을 그의 삶을 통해 배우게 되었다.
주님을 믿지는 않지만, 깊은 수양을 쌓은 승려나 기타 인격자들의 인품은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르러 있다. 진리를 양보하지 않는 선에서 이들과의 교감을 거절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베르그송, 타골, 간디 및 여러 세계적인 인물들과의 만남에서 보여주는 썬다 싱의 슬기는 반드시 배워야 할 자세일 것이다. 처음과 나중 되시는 주님을 신뢰하는 가운데, 폭넓은 교제를 하는 것도, 주님을 믿는 자가 누릴 수 있는 당당함과 자유일 것이다.
정신을 맑게 해주는 흔치않은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복된 삶을 살다간 썬다 싱의 생애에 경의를 표한다. 아름다운 천국, 주님 품 안에서 평강 누리기를................ ♥
최근 다시 읽어보니 당시의 감동이 되살아나,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