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한 아내에 대한 자료가 담긴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계양역 곳곳에 벽보를 붙인 70대 남성이 주변의 도움으로 가방을 되찾았다.
22일 공항철도에 따르면, 인천 계양역에서 가방을 잃어버린 고모(76)씨가 분실 13일 만인 전날 공항철도 검암역 유실물센터에서 가방을 찾았다. 고씨는 당초 계양역 길가에 가방을 놔뒀다가 잃어버린 것으로 생각했지만, 경찰이 CCTV로 확인한 결과 전동차 안에 가방을 두고 내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고씨는 연합뉴스에 “경찰관이 CCTV를 확인해 제가 계양역 역사 내에서 가방을 메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려줬다”며 “전동차 안에 두고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유실물 센터에 연락했더니 다행히 가방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저에겐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아내의 유품을 되찾게 돼서 정말 다행”이라며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고씨는 최근 계양역 일대에 ‘살려주십시오’라는 호소문을 붙였다. 이 종이에는 “지난 8일 오후 7시 30분쯤 계양역 도로 옆에 노트북이 든 백팩을 그냥 두고 승용차로 귀가해 가방을 분실했다”며 “사람 한 명 살린다는 마음으로 돌려주시면 분명 후사하겠다”는 글이 담겼다.
해당 노트북에는 고씨가 공공기관, 산업체 등에서 약 16년간 쌓아온 업무 자료가 저장돼있었다고 한다. 또한 가방에 들어 있던 USB에는 2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의 생전 사진과 영상, 장례식장, 산소 사진 등의 자료가 들어있었다. 고씨의 아내는 유방암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하다 2021년 10월 73세의 나이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네티즌이 고씨의 호소문을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사연을 접한 경찰과 네티즌들의 도움으로 가방을 되찾을 수 있었다.
최혜승 기자 2023.12.22 (조선일보 인터넷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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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에 사별한 아내에 대한 추억이 자기 생명보다 귀하다는 진솔한 호소문이 사람들을 움직여서 결국 찾게 되었네요. 가방을 찾기 위해 곳곳에 호소문을 붙이고 정신 없이 헤매고 다녔던 13일이 70 평생보다 더 길게 느껴졌을 그 안타까운 심정이 제 가슴에도 와닿았습니다. 아내와의 사랑했던 추억과 또 평생 살았던 흔적이 다 지워지면 삶에 아무 의미가 없다는 절절한 고백을 보면서, 예사로 흘러보내는 하루하루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같은 연배가 되다보니 남의 일 같지 않네요. ㅠㅠ 사고가 경직되어서 곧바로 분실물 센터로 찾아갈 생각을 못했고, 그 바람에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했다고 여겨지니까 더 가슴이 저립니다.)
날마다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주님의 십자가 앞에 겸손히 엎드려 "제발 살려 주십시오" 진솔한 한마디만 아뢰십시다. 비록 힘들게 인내해야 하는 시간이 따를지라도 결국에는 합력해서 선으로 이끄시는 하나님의 놀랍고도 풍성한 은혜가 반드시 임할 것을 확신하면서 말입니다. 샬롬!
글썽이며 읽다가 같은 연배시라는 말씀에ㄷㄷㄷ... 갤러리에서만 뵈었지만 정말 정말 동안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