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렙은 에서의 후손인가?(민32:12)

▣ 들어가기

  ▲ 일전 강준민 목사님의 책에서 일종의 오류(?) 하나를 발견하고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해 본 바가 있습니다(무대 뒤에 선 영웅들/강준민/두란노/pp.46-50). 내용은 ‘출애굽 직후 아말렉과의 전투에서 모세를 도와 중보기도한 훌이 정탐꾼 갈렙(여호수아와 함께 가나안에 들어간 출애굽 1세대)의 아들’이라는 설명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강 목사님이 이해한 갈렙의 계보는 이렇습니다. : <에서→엘리바스→데만/오말/스보/가담/그나스→……→여분네→갈렙→훌→우리→브살렐>. 중보기도자 훌이 정탐꾼 갈렙의 아들이 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지난번 묵상에서 다루었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이는 더 이상 살펴보지 않아도 아주 확실한 성경적 사실입니다. 강 목사님이 잠시 착각하신 거지요).  

  ▲ 오늘은 강 목사님은 물론 다른 성경주석가들조차 공인하다시피 하는 ‘갈렙의 에서 후손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요점은 ‘갈렙이 에서의 손자인 그나스라는 인물의 후손일 것’이라는 견해인데, 이 견해는 성경에 의해 증명될 수 없는 가정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그 가정은 ‘에돔족속인 그나스 또는 그의 후손 중 누군가가 유대민족으로 귀화하였고 몇 대가 경과하는 동안 성공적으로 동화된 갈렙은 유다 지파의 지도자가 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 비록 많은 학자들이 지지하는 설명이지만 저는 흔쾌히 동의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설명하는 몇몇 사례를 살펴보고 나름대로의 평가와 새로운 견해를 제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갈렙의 귀화설에 관한 설명들

  ▲ 먼저, 문제를 발단시킨 강준민 목사님의 주장입니다(위의 책 p.48 인용). 『그런데 훌의 아버지 갈렙은 본래 그나스 사람입니다. “다만 그나스 사람 여분네의 아들 갈렙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는 볼 것은 여호와를 온전히 순종하였음이니라 하시고”(민32:12). 그나스 사람이란 에서의 후예를 말합니다. “세일산에 거한 에돔 족속의 조상 에서의 대략이 이러하고 그 자손의 이름은 이러하니라 에서의 아내 아다의 아들은 엘리바스요 에서의 아내 바스맛의 아들은 르우엘이며 엘리바스의 아들들은 데만과 오말과 스보와 가담과 그나스요”(창36:9-11). 그런데 하나님께서 갈렙과 훌의 충성됨을 보시고 유다 지파에 소속될 수 있는 은총을 베푸십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열방을 생각하셨습니다. 모든 민족의 복음화를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출애굽해서 가나안 땅으로 들어갈 때 사용하셨던 창조적 소수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이방인 갈렙을 선택하셨습니다.』

  ▲ 「NIV한영해설성경/아가페/이국진 목사 편저/1997년」의 대상2:18 각주입니다. 『갈렙 : 갈렙 족속의 시조는 그니스 사람 여분네의 아들 갈렙이다(민13:6, 수14:6-14). 엄밀한 의미에서 그나스가 에돔의 후예이기 때문에(창36:9-11) 에돔 족속의 분파에 속한다. 아마 다윗이 통치하는 동안 유다지파에게 동화되었던 것 같다. 여기서 언급된 인물은 가나안 정탐 때 파견된 갈렙은 아니다(비교4:15).』(이 각주의 설명은 2가지의 논리적 모순을 지니고 있습니다만 이미 지난번 묵상에서 다루었기 때문에 다시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에돔 족속인 그나스의 후손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만 다루겠습니다).

  ▲ 「NIV한영해설성경/아가페/이국진 목사 편저/1997년」의 수14:6 각주입니다. 『에서의 장자인 엘리바스의 후손들이다. 이들 중 일부분은 유다 족속으로 편입되었다.』

  ▲ 「오픈성경/아가페/1991년」의 창15:19 각주입니다. 『그니스 족속은 에돔 족속 중 하나로(창36:11,15,42; 대상1:36,53), 그들은 이스라엘 역사에 크게 공헌했다. 유다 지파를 대표했던 갈렙도 본래는 그니스 족속이었다(민13:6; 32:12)』

  ▲ 이상의 설명들은 모두 “갈렙은 에돔 족속인 그나스의 후손이다.”라는 확신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상당한 논리적 모순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어떤 점에서 그런지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묵상과 관련된 인물들

  ▲ 먼저, 성경인물사전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묵상과 관련된 인물은 ★표에 해당되는 사람입니다만, 동명이인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뒤에서 이 문제도 짚어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 그나스(Kenaz)는 문제의 발단이 되는 인물입니다.
    ① (★) 에서의 손자로 에돔족 조상의 족장(창36:10; 대상1:36).
    ② 갈렙의 동생이며 웃니엘과 스라야의 아버지(수15:17; 삿3:9; 대상4:13)/
    ③ 엘라의 아들, 갈렙의 손자(대상4:15).

  ▲ 여분네(Jephunneh)는 갈렙의 아버지로서 역시 중요한 인물입니다.
    ① (★) 유다 자손으로 갈렙의 아비(민13:6; 신1:36; 수14:6,14).
    ② 아셀 자손 예델의 아들(대상7:38).

  ▲ 갈렙(Caleb)은 중심 인물입니다.
    ① (★) 여분네의 아들(민13:6; 수14;15; 삿1:15; 대상4:14 등).
    ② 헤스론의 아들(대상2:18, 42).
    ③ 훌의 아들(대상2:50).

  ▲ 훌(Hur 또는 Hul)은 참고적인 인물입니다.
    ① (★) (Hur)갈렙이 에브라다에게 낳은 아들(대상2:18; 4:1;0), 브살렐의 조부(출31:1; 35:30; 대하1:5), 모세의 손을 계속 붙잡음(출17:10), 아론과 함께 일함(출24:14).
    ② (Hur)모세가 죽인 미디안의 귀족(수13:21).
    ③ (Hul)셈의 자손으로 아람의 둘째 아들(창10:23; 대상1:17).

  ▲ 그니스 족속/사람(the Kenizzites)은 개인이 아니라 지파나 종족처럼 같은 혈통인 복수인을 의미합니다. 인명사전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후손에게 약속된 땅에 살고 있던 족속들 중의 하나(창15:19). 그나스로도 표기되었음(민32:13.』
  
▣ 갈렙이 에서의 후손(유대민족으로 귀화한 이방인)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 시작하기에 앞서, 한 가지 분명히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성경이 분명하게 기록하고 있지 않는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에 관한 것입니다. 일반적인 성경해석의 원리 가운데 “성경기록을 넘어가지 말라.”는 것도 있습니다. 아주 중요한 원칙입니다. 하지만 이는 영적인 원리 해석에는 철저히 적용시켜야 하지만, 일반적인 성경이해 부분에서 다소의 여유를 가지는 것까지를 금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무수한 성경난제들에 대해 성경은 원천적으로 해답을 기록해 두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성경에는 생략되고 숨겨진 내용들이 무척 많습니다. 당연히 답변도 생략되어 있습니다. 이럴 때는 하나님께서 주신 지성으로서 “연구하고 살필”(벧전1:10)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따라서 성도가 성경을 해석할 때, 학문적인 추론방식은 생각도 해서는 안 되는 선악과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얻은 답변이 유일한 정답이라고 장담해서는 안 되겠으나 하나의 가능성으로서 어느 정도 수용할 수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 역시 확실히 해 두고 시작할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그나스’(Kenaz)라는 인명(단수)과 ‘그니스 족속’(the Kenizzites)라는 종족명(복수)의 표기입니다. 히브리어를 모르기 때문에 히브리어까지 확인해 볼 수는 없습니다만, 각종 설명에서는 ‘그나스⇔그니스’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어든 한글이든 같은 맥락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그나스가 곧 그니스라는 인식입니다. ‘그나스=그니스’가 맞느냐 틀리냐의 문제는 별도로 검토해야 할 것 같습니다만, 일단 이 묵상에서는 ‘그나스=그니스’의 견해를 그대로 수용하고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창36:1-19 및 대상1:35-54절에 기록된 에서의 후손 계보에 의하면(비록 약간의 오차가 있기는 하지만), 그나스는 분명 에서의 손자입니다. 그리고 그는 ‘그나스 족장’으로서 한 분파의 시조가 됩니다. 갈렙이 에돔 족속 그나스의 후손으로서 이스라엘에 귀화한 인물이라고 가정하고 그 가능성을 따져 보겠습니다.

  ▲ 그나스 또는 그의 아들이 야곱의 애굽 이주시 함께 이주했을 가능성입니다.

   ◎ 야곱의 쌍둥이 형인 에서는 야곱에 비해 훨씬 빨리 결혼했습니다(정확히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수십년 일찍 결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므로 에서의 손자 그나스는 야곱의 아들들과 거의 비슷하거나 크게 차이나지 않는 연배일 가능성이 큽니다.

   ◎ 야곱이 애굽으로 이주할 때의 총인원이 70명이냐 75명이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제시되어 있으나, 어느 것도 정확한 답변이라는 지지를 얻기는 힘듭니다. 아무튼 난제로 남아있는 5명의 범위에 에돔인 그나스를 포함시켜 보기로 하겠습니다.

   ◎ 그나스의 추정 연령으로 볼 때, 야곱의 수에 포함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당시 그나스는 장년을 넘어 아들까지 있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나스 자신이든 아들이든, 하나님을 경외하는 그나스 족속 몇 명이 야곱과 함께 애굽으로 이주했다면, 미해결의 의문인 5명의 문제와 위에서 제기된 갈렙의 귀화 문제 등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장점이 있다 하겠습니다.

   ◎ 하지만 이 가정은 보다 큰 난점들을 지닙니다.

     - 첫째는 이스라엘 민족이 막 시작되는 시점부터 이방인이 섞이는 것이 왜 허락되었느냐는 것입니다. 야곱의 애굽 이주는 12지파의 첫 출발입니다. 물론 야곱의 부인이었던 빌하와 실바의 혈통이 명확치 않고(아브라함과 같은 아람종족일 수는 있으나 레아/라헬처럼 가까운 혈족은 아니었을 가능성이 큼), 유다의 아내는 가나안 사람이었으며, 요셉은 애굽 여인과 결혼하는 등, 약간의 이방인의 피가 섞였고, 그 이후 많은 이방혈통이 혼입되었음을 성경은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첫출발부터, 에돔족속인 그나스(또는 그의 후손)를 이스라엘민족에 끼워 넣음으로써 갈렙이 유다지파 대표를 차지하도록 할 정도로, 혼혈민족으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하겠습니다.

     - 둘째는 에돔족속 그나스가 과연 하나님을 그토록 경외했을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사실 야곱의 아들들도 제대로 하나님을 알지 못했습니다. 하물며 에서의 손자가 이민도 불사할 정도의 아름다운 여호와 신앙을 지녔을 것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석연치 않습니다.

   ◎ 이상에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그나스 또는 그의 아들이 야곱의 애굽 이주시 함께 이주했을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 하겠습니다.

  ▲ 애굽 체류기간 중, 익명의 그나스 후손이 스스로 찾아와 귀화했을 가능성입니다.

   ◎ 400여 년의 세월 동안, 이스라엘과 에돔 족속 간의 교류가 전혀 불가능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상당히 제한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극소수의 이동(교류)은 가능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것입니다.

   ◎ 하지만 이러한 교류도 난점을 지닙니다. 그것은 안정된 세일산 일대의 삶을 정리하고 불안정한(애굽에서의 이스라엘의 지위는 종이었으므로) 애굽으로 이민 갈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애굽인으로의 귀화 가능성은 있지만 노예 신분인 유대인으로의 귀화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할 것입니다. 대단한 신앙심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에돔 족속에게 이런 신앙심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 결국 이 가정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귀화 가능성에 대한 검토는 아니지만, 이스라엘이 과연 지파의 대표를 귀화인에게 양보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은 해 봐야 할 것입니다.

   ◎ 갈렙이 만약 귀화한 에돔 족속이라면 그는 대단한 신앙을 가지고(물론 성경에 나타난 그의 신앙은 여호수아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에게 인정을 받아야만 했을 것입니다.

   ◎ 출애굽 상황에서 갈렙은 분명 유다 지파의 대표로서 정탐꾼에 발탁되었고, 후일 가나안 땅 분배시 대표 역할도 담당했습니다. 대단한 신임이 없으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 과연 이러한 전폭적인 신임을 불과 몇 대 이내의 귀화인에게 부여할 수 있을까요? 쉽지 않아 보입니다.

   ◎ 또 이방인이 귀화했을 경우 대부분 어느 지파에 소속되기 보다는 독립된 계파로 존속했던 성경적 사례와도 어긋납니다. 예로서 겐 족속이나 레갑 족속 등은 12지파로 분류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유독 갈렙만 이러한 사례와 달리 유다지파에 완전 귀속되고 그것도 지파대표로까지 선출되었다는 것은 쉽게 이해되는 사건은 아닙니다.

▲ 지금까지 갈렙의 귀화 가능성 몇 가지를 검토해 봤지만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상당수의 학자들도 수긍하는 ‘갈렙의 귀화설’을 반대한다면 납득할만한 견해가 제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개인적인 새 견해를 말씀드리기로 하겠습니다.

▣ 성경은 때론 유연하게 해석해야 한다.

  ▲ 가장 먼저, 성경에 기록된 족보의 특징 중에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다 기록하지 않는다.’는 것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합니다.

   ◎ 출애굽한 이스라엘의 숫자는 성인 남자만 약 60만 명이 넘습니다. 성경 여기저기에 상당수의 사람들의 이름이 기록되기는 했지만, 60만 명 중의 아주 극소수의 이름만 기록되고 나머지는 모두 익명으로 처리되었습니다. 다윗의 아들들도 학자들은 총 19명이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길르암/암논/압살롬/아도니아/스바냐/이드르암/솔로몬 등의 이름만 기록되고 나머지는 실명이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난제 중의 난제로 꼽히는 마태복음의 예수님의 족보에도 상당수 조상들의 이름이 누락되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성경에 기록되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 이름도 없었다는 의미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름은 있었고 또 그 이름이 이스라엘 지파별 족보에는 다 기록되었을 것입니다. 다만 성경에 기록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 성경에 기록된 인명 중에는 동명이인이 무수히 많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 앞에서 그나스, 여분네, 갈렙, 훌 등 4명을 살펴봤지만, 이들도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기록된 자들 중에도 동명이인이 많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 그렇다면, 성경에 이름이 기록되지 않은 사람들 중에도 성경에 기록된 인물과 같은 이름을 사용했던 동명이인이 존재하지 않았었다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성경에 기록되었든 기록되지 않았든, 수많은 동명이인들이 살다가 죽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 뿐만 아니라, 유대인들은 선조의 이름을 그대로 후손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신약의 누가 기자는 세례 요한의 이름을 조상 중에서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눅2:57-63). 조상의 이름을 후손이 그대로 사용하는 사례는 성경에서 상당수 확인되고 있는 바, 실제 생활에서도 그렇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 성경에 기록된 이름만 가지고 보더라도, 이스라엘 민족에게만 적용되는 고유의 이름이 존재했던 것은 아니라는 점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 이스라엘과 이방 민족의 인명이 비슷하거나 동일한 경우도 있습니다.

   ◎ 에돔 족속의 경우도 동일합니다. ‘그나스’ 이름도 에돔과 이스라엘 족속 모두에게서 발견되는 이름입니다.

  ▲ 방금 살펴본 몇 가지 고려사항을 통해 우리가 유념해야 할 핵심은 이렇습니다.

   ◎ 민32:12절의 ‘그나스’가 창36:11절의 ‘그나스’이냐의 문제입니다. 민32:12 및 창36:11절의 그나스를 동일인으로 주석하는 이유는, 성경에 기록된 3명의 그나스 중에서 ②③번 그나스일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①번 그나스일 수밖에 없다고 결론내린 결과입니다. 이러한 추론은 커다란 맹점을 지닙니다. 성경에 기록된 3명의 그나스 외에는 다른 그나스가 이스라엘 민족 중에 결코 생존했던 사실이 없었을 것이라는 단정이 그것입니다!

   ◎ 이러한 추정(주석)이 매우 경직된 사고에서 기인된 것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민32:12 및 창36:11절의 그나스가 동일인이 아니라 전혀 다른 동명이인일 수는 없을까요? 다시 말해, 갈렙은 에서의 손자 그나스의 후손이 아니라, 순수한 유다 혈통으로서 동명이인인  그나스의 후손일 가능성은 없겠느냐는 것입니다. 저는 후자가 훨씬 합리적인 추론일 것이라 확신하는 바입니다. 비록 성경 기록에 의해 명확히 검증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때로는 유연한 사고로써 좀 더 폭넓게 해석하는 것이 비성경적인 행위는 아닐 것입니다.

   ◎ 더욱이 앞에서 미리 정하고 시작했던 ‘그나스=그니스’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즉, ‘그나스’와 ‘그니스’가 다른 인물일 경우)에는 오히려 제 견해가 훨씬 큰 설득력을 지닌다 하겠습니다. 한 마디로 갈렙은 에돔인 ‘그나스’의 후손이 아니라 유대인 ‘그니스’의 후손이 된다는 것입니다.

▣ 나가기

  ▲ 학자들이나 목회자의 견해를 무조건 받아들임으로써 부정확한 성경이해에 이를 위험성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실상 그나스의 문제는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없는 난제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은 모든 사건과 사람을 빠짐없이 기록하려는 목적으로 기록된 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상당한 생략과 누락이 존재함을 인정해야만 할 것입니다.

  ▲ 그렇다면(성경의 생략과 누락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사안에 따라 선택이 불가피할 경우도 있음을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 묵상의 주제인 갈렙의 혈통을 귀화인으로 해석할 것이냐 동명이인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냐의 문제도 선택의 문제일 것입니다.

  ▲ 이 문제에 관한 한, 저는 동명이인 해석을 선택합니다. 물론 이러한 해석을 아직까지는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저 개인의 추론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을 폭 넓게 그리고 유연하게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귀화인보다는 성경에 기록되지 않은 동명이인으로 해석하는 것이 훨씬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확신합니다. 개인적으로 좀 더 깊이 묵상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샬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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