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조 형제님의 기대 섞인 발제취지(?)와는 달리, 선뜻 의견을 개진하는 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예상된 반응일 것입니다. 섣불리 관여하기 쉽지 않는 델리케이트한 난제이기 때문입니다. 아멘넷의 반응 또한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아무도 댓글을 달지 않고 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에 관한 이유 몇 가지 정도는 추측됩니다만, 가장 큰 이유는 ‘자세한 내막을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느 편의 주장이 옳은지 모르니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성도들이 지니고 있는 거룩한(?) 편견 때문일는지도 모릅니다. 즉, ‘누가 누구를 판단하고 심판하겠느냐? 하나님께서 다 알아서 정리하실 테니 그냥 구경이나 하자.’는 의도일 것입니다.

저 또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비록 아멘넷에 게재된 기사들은 읽어봤지만 그게 제가 아는 것의 전부입니다. 그 교회의 전반적인 실상이 아니라 일부 성도들의 단편적이고 감성적인 견해에 불과합니다. 장로들이 주축인 당회에 잘못이 있는지, 강 목사님에게 알려지지 않은 결점이 있는지, 도통 알지 못합니다. 내막을 모르니 판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쉽게 의견을 내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문제가 발생된 교회의 실상에 근거한 대책은 제시할 수 없습니다. 물론 그럴만한 자격과 능력도 전혀 없고요. 또 대안을 제시한다 한들 그게 무슨 대수겠습니까? 무의미한 헛소리에 지니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그 교회의 문제해결 자체는 관심을 두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어차피 그 교회 내부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국외자 입장에서 이 분란을 통해 깨우칠 교훈은 없는가 하는 측면에서 조금 살펴보고자 합니다. 아주 작은 부분이겠지만 한번 생각을 나누어 볼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먼저, 아멘넷에 공개된 내용만으로 보면, 일단 당회(장로측)의 과오가 더 큰 듯합니다. 강 목사님을 두둔하는 듯한 내용들이 더 많은 것 같아 보이기에 하는 말입니다. 훌륭한 목사님이 악한(?) 사람들에게 무고히 고난당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겠지요. 허기야 세간에 알려진 강 목사님의 명성을 고려한다면 지지자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된다 하겠습니다. 저야 강 목사님의 설교 한두편 들어보고 책 한 권 읽어본 것이 전부이기에 그분을 크게 존경한다고 할 수는 없으나, 조금은 신선한 면이 있는 분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대단한 분으로 알려진 분들을 옆에서 모시는 측근들은, 외부인들이 알지 못하는, 유명인사의 인간적인 모습(부족한 면)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누구든 그 사람 자체와 외부에 알려진 그가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완벽한 인간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강 목사님도 인간입니다. 알려지지 않는 인간적 미비점이 많을 것입니다.

아멘넷의 글들은, 강 목사님을 향한 절대적 신뢰는 잘 나타나 있으나, 강 목사님에게도 미비점이 있을 수 있다는 솔직한 인식이 다소 결여된 듯한 감이 느껴집니다. 목사를 존경하는 것과 사안의 정오를 판단하는 것은 별개의 일입니다. 강 목사님 존경심 때문에 그 교회의 문제 식별이 제한받는다면, 올바른 대안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 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강 목사님께 불리한 관점의 의견을 나누어 볼까 합니다. 인간의 욕심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는 속된 말로 ‘벽에 X칠 한다.’는 말을 합니다.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됩니다만 부정적 의미가 강한 속언입니다. 여러 의미 중에서 ‘비록 벽에 X칠을 할망정 살 수 있을 때까지 살고 싶다.’는 심리도 포함된다 하겠습니다. 장수에 대한 욕심이지요. 인간의 욕심은 비단 수명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돈에 대해서도, 권위에 대해서도, 명예에 대해서도, 전방위적인 욕심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세상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날 주변에서 소위 교회지도자들의 끝없는 욕심을 보곤 합니다. 목사세습도 추한 욕심의 하나로서 이 문제는 지난번 다루어 보았었습니다.

하나 더 살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담임목사의 임기문제입니다. 담임목사의 임기는 교단법이나 각 교회 정관에 의해 정해지는 것 같은데, 아주 다양한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으나, 65세 내지 70세까지 허용되는 것이 대세가 아닌가 알고 있습니다.

담임목사 정년 65세 내지 70세는 너무 깁니다. 세상에서도 이 정도의 정년을 보장하는 직업은 흔치 않습니다. 법관 정도나 해당됩니다. 그 좋다는 교수(교사)도 65세가 넘으면 일종의 편법적 방법으로 겨우 연장할 수 있을 뿐입니다(명예교수 등). 근데, 목사 정년은 위에 인용한 속언도 적용 가능할 정도의 장기간입니다(이것은 신학교 졸업자의 진출율 저하의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입니다).

심지어 어느 대형교회 목사님은 자기 입으로 다짐했던 임기를 역시 자기 입으로 번복하는 해프닝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일부의 반발이 있자 재빠르게 또 타협하는 묘기까지 선보였습니다. 그 순발력과 재치에 혀가 내 둘려지긴 했습니다만 어쩐지 찝찝했습니다.

일전, 김지찬 교수님의 설교를 참조하여 ‘사신공식’에 대해 묵상했던 적이 있습니다. 김 교수님의 주장 가운데는 ‘선지자의 자격은 말씀이 선포되는 기간으로 한정되어야 하며 따라서 한 사람이 일평생 선지자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의미의 말씀도 있었습니다.  

늙어서까지 담임목사직을 수행해야겠다는 주장은 나름대로 일리는 있습니다. 본인도 그렇고 주변 성도들도 수긍하고 인정할 수 있을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성경은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성경의 뜻은, 사명이 완수되었으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그토록 가나안 땅을 밟기 원했던 모세와, 예수님에게까지 세례 베풀었던 세례 요한과, 극도의 고통 속에서 비참하게 순교 당했던 사도들의 경우를 묵상해 보면 쉽게 이해됩니다. 냉정한 것 같지만, 성경은 사명이 완수되었으면 빨리 무대에서 퇴장하라고 선포하십니다.

그런데 인간은 자꾸만 미적댑니다. ‘조금 더, 조금 더’ 하면서 지체합니다. 온갖 핑계를 대지만 이는 욕심일 뿐입니다.

왜 욕심일까요? 성경을 자세히 살피면 답이 나옵니다. 하나님은 필요한 때 반드시 후계자를 미리 양성해 두시기 때문입니다. 모세를 대신한 여호수아, 엘리야를 대신한 엘리사, 세례 요한을 대신한 예수님(이는 잘 새겨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사도들을 대신한 감독들(장로들)이 그 증거입니다.

현재의 담임목사가 당장 사임해도 교회는 하나님께서 책임지시고 운영해 나가십니다. 담임목사 한 사람 때문에 교회가 유지되는 것 절대 아닙니다(국가도 기업도 군대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한 사람의 유능한 인재의 가치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덜 할는지도 모릅니다(물론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길게 이야기했습니다. 이제 강 목사님을 지지하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마치겠습니다.

교회의 분란은, 비록 모양새가 좋지 않을지라도, 강 목사님의 떠남을 전제한 하나님의 뜻일 수도 있습니다. 안정된 예루살렘 교회를 핍박과 환란으로 흩으신 하나님의 심정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동양선교교회의 분란 해결방식이, 봉합이냐 결별이냐는 강 목사님과 성도님들의 기도 응답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목사님이나 핵심 성도님들은 이미 아실 것입니다. 마음의 평강 가운데 담대한 마음이 드는 방식이 하나님의 뜻일 것입니다. 혹여라도 욱하는 노여운 마음이 든다면 이는 어떤 설명이 뒤따르더라도 하나님의 인도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목사님들(당연히 강 목사님도 포함)께서 유념하셨으면 좋겠다 생각되는 것은, 담임목사직뿐 아니라 아예 목사직분 자체까지라도 반납할 의향은 없는가 하는 것입니다. 아직 젊다고요? 아직 할 일이 많다고요? 이런 생각이 크다면 혹시 욕심은 아닌지 신중하게 짚어봐야 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려, 하나님께서는 현임 담임목사가 그 직을 사임하거나 심지어 목사직을 그만 두더라도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으십니다!

이 정도까지를 생각할 줄 알아야,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는 자로서의 당당함일 것입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해당 교회의 내막을 잘 모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는 불가능합니다. 또 대충 안다고 하더라도 국외자로서 함부로 말하기도 힘듭니다.

따라서 이러한 모든 정황을 고려하되, 다만 제3자로서 이 문제를 바라볼 때 조심해야 할 또는 바람직한 고려사항을 한번 생각해 봤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하겠습니다. 각자 더 깊이 살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샬롬!  

김문수

2006.10.20 07: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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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서까지 담임목사직을 수행해야겠다는 주장은 나름대로 일리는 있습니다. 본인도 그렇고 주변 성도들도 수긍하고 인정할 수 있을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성경은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성경의 뜻은, 사명이 완수되었으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그토록 가나안 땅을 밟기 원했던 모세와, 예수님에게까지 세례 베풀었던 세례 요한과, 극도의 고통 속에서 비참하게 순교 당했던 사도들의 경우를 묵상해 보면 쉽게 이해됩니다. 냉정한 것 같지만, 성경은 사명이 완수되었으면 빨리 무대에서 퇴장하라고 선포하십니다. 아멘!!

허경조

2006.10.21 16:37:24
*.80.180.13

두분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는 단지 이런 일이 생길때마다 똑같은 결말이 계속되는 것이 너무도 답답하여서 푸념삼아 글을 올렸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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