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관리가 안 되는 파산지경의 어느 교인

조회 수 809 추천 수 50 2010.04.01 15:03:43
표정관리가 안 되는 파산지경의 어느 교인

아래는 어떤 분이 개인적으로 이메일로 보내온 사연입니다.
방문자님과 함께 나눠도 된다는 양해를 얻어서 제가 대신 올립니다.

- 아래 -


저희는 사실 크레딛이 다 망가져서 아파트 얻을 능력도 없습니다.  
매달 임대료 낼 자신이 없어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아파트를 열심히 알아보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남동생이 친정엄마를 모시고 살고 있는데 함께 살자고 건의해 왔습니다.
일터와 거리가 상당되지만 거절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저희들이 아직 신분문제가 911사건으로 말미암아 지연되는 바람에 재판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아이들이 대학 들어가는데 유학생취급은 받지 않았지만
학생융자를 받을 처지가 되지 못하여서 참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부모를 돕겠다고 잠을 줄이면서 열심히 공부하여서
장학금 받아 해결해 보려 안간힘을 썼지만 장학금 제하고 남은 금액조차도
저희들이 해결 해 줄 수가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기숙사비라도 줄이고 함께 기거하며 아르바이트 하면서
다시 좋은 학교로 편입할 수 있는 형편이 될 때까지 집근처 학교로 편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두 딸들 모두 잠을 줄여가면서 아르바이트 하랴 공부하랴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데
거리가 상당한 저희 집에 거하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너무도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마침 이 지역의 부유한 어느 할머니께서 저희 소식을 듣고서 자기 집을 내어 주었습니다.
두 딸들을 잘 챙겨 줄 터이니 당신에게 맡겨 달라고 부탁하는 것입니다.  
그 할머니의 집이 마침 아이들 학교와 너무도 가까이에 있기에
체면불구하고 그 분의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짐을 몽땅 다 창고에다가 집어넣은 상태이기에
아이들은 삼단 요와 밥상을 할머니가 빌려 주셔서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아이들과 헤어지는 날부터 남편이 밤마다 우는 것입니다.  
아빠로서 얼마나 비감한 맘이 들었겠습니까?
저도 너무 아이들에게 미안해서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늘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 부모를 잘못 만나서 참 미안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하나님으로 인해 참 잘 자라는 것 같다는 말을
아이들이 정말로 이해하여 주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아이들 보내는 주일날 성경공부시간은 교회가 온통 울음바다였습니다.  
생전 울 줄 모르던 남편이 울음을 터뜨리는 바람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성도님들도 통곡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주에는 저희의 하나님 공급하여 주심의 간증으로 인해
모든 성도님들과 함께 하나님의 오묘하신 공급하심을 감사하며 찬양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희 부부가 최대한으로 경비를 줄여보려고 종업원을 조금만 쓰고 있습니다.  
때문에 귀가시간이 늘 밤11시에서 `12시 사이였기에
함께 사는 딸아이들을 챙겨주기는커녕 오히려 그 바쁜 아이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항상 미안하기 짝이 없던 그 아이들에게
그 너그러운 할머니께서 얼마나 알뜰살뜰 챙겨주시는지
심지어 아이들 도시락까지 챙기시며
삼시세끼의 메뉴도 아이들 좋아하는 것을 꼼꼼히 체크하여서 식단을 마련하고 계셨습니다.
또 아이들의 옷부터 신발까지 세세하게 입히시고 신기시는 그 손길을 보면서
저희부부가 경악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그런 맘을 품고 계신 할머니가 세상에 사시고 계시는지....  
하나님도 모르는 그 분이 어디서 그런 푸근하고 넉넉한 맘이 솟아나시는지....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거기다가 저희 가게에도 보온도시락에 여러 반찬을 챙겨서 수시로 찾아 오십니다.  
얼마나 미안하고 감사한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그저 좋아서 하는 것이라고 아무런 부담 갖지 말라는 그 할머니의 말 속에
진심이 담겨져 있기에 거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에게는 또 특별한 혜택을 주셨습니다.  
딸들이 얼마나 보고 싶겠느냐며 자주 아이들과 함께 자라고 자꾸만 조르십니다.  
덕분에 이틀에 한번 씩 딸아이들 사이에서 손을 잡고 잘 수 있는 행복을 누리고 있답니다.  
아이들도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 모릅니다.
함께 엄마와 잠을 자는 것이 그리도 좋은가 봅니다.

목사님!
목사님의 글들을 읽으면서 그저 이론에 머물렀던 성경 말씀들이
이제 살아서 저에게 직접 움직이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형편이 어떠하든지 상황이 어떠하든지
그런 것들은 저에게 아무런 문제가 이젠 되지 않습니다.  
이 기쁨을 주신 후론 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악한 죄인을 대신하여 죽으심은 물론이거니와  
저의 수치와 허물과 정말 부끄러워 어찌할 수없는 죄악들을
그 십자가의 피투성이의 몸으로 덮어 주심을 깨닫고 난 후 부터
저의 머리는 달라져 버린 것입니다.  
세상에서 부끄러울 것이 하나도 없는 정도가 아니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한 분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할 수가 있음을
절절히 절감하면서 매일 이 기쁜 감정을 표정관리를 어찌해야 할지
고민에 빠져 버렸답니다.  
이 상황에  실실거리고 웃고 다닌다면
친정식구들이 정신 나갔다고 오해할까 보아서
정말 표정관리하기가 참 힘이 든답니다. ㅎㅎㅎㅎㅎ

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흘려 내보내는 일이 아주 자연스런 일이 되겠지요.  
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그 사랑에 이젠 매여 살고 있습니다.  
저의 빚더미가 산더미가 되어버린 이 상황과 또 머리 둘 곳 없는 이 상황만 빼고는
저의 이웃들이 몽땅 다 저와 같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진주문

2010.04.02 04:50:40
*.176.34.232

집사님의 사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서 살아계신 하나님이 품고계신것을 보게됩니다
세상에 부끄러울 것 하나없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한 분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삶이
많이 부럽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들을 하나님의 자녀답게 만들어 가시는 것에만 관심이 있으시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하시네요

김순희

2010.04.03 11:56:15
*.160.176.34

진주문님! 감사요.
어떻게 눈치를 채셨나요?

항상 옆에서 응원해 주시는 성도님들 덕분에 마징가제트 처럼 힘이 용솟음 친답니다.ㅎㅎㅎㅎ

구슬아

2010.04.14 16:12:46
*.59.128.181

Am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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