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발표가 있는 양 친교실에 모든 성도들을 둥그렇게 세우시고선 암 투병중인 성도님을 가운데 앉히시는 목사님. 성도님을 위해 기도 하자고 하신다. 심상찮은 분위기에 가슴부터 내려 앉는다.
7월 정도에 소천하실 것 같다는 의사의 진단이 나왔단다. 초연히 앉아있는 성도님의 얼굴을 보는 순간 눈물은 걷잡을 수 없이 흘려내려 자꾸만 먼데 하늘만 보게된다.
합심기도 후 할일없이 식탁만 만지작 거리며 성도님의 얼굴을 피한다. 왠지 눈물을 보여 드림이 죄송스러울 것 같다. 너무도 의연한 성도님의 모습 때문에...
맘을 읽은 듯 활짝 웃으며 다가오는 성도님의 모습을 보며 일년전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가 그림처럼 스쳐 지나간다.
지나가다 이상하게 들르고 싶었다며 일터로 찾아온 그녀와 그 친구, 왜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일터로 그리도 오고 싶었는지 모르겠다며 게면쩍게 웃던 그녀, 온 얼굴이 마치 눈만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훅 불면 날라갈 듯 너무도 안스러웠던 그녀, 대장암 수술 두번 받고 꼬리 뼈를 뽑아내서 그 부위가 너무나 아프다며.. 미국 교회를 가끔 출석하고 있으며 하나님을 알고 싶어서 성경을 아무리 읽어도 도무지 무슨내용인지 몰라서 답답하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때 문득 몇일 전 읽은 글이 떠 올랐다. 빌립집사가 에디오피아 내시를 만나는 장면, 하나님의 정미하신 섭리로 이루어진 만남은 각자의 삶을 통해 이미 준비해 오신 성령님의 솜씨이심의 내용이였다. 바로 그게 전도라고, 전도는 내가 함이 아니고 그렇게 하나님이 하게끔 하신다는 것...
실체로 나에게 이루어지고 있음이 너무도 신기해서 목사님(운영자님)께 멜도 드렸었다. 너무도 신이나서...
별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럼 저와 함께 신앙생활 해요"라는 그 간단한 말에 목젖이 다 보일 정도로 "네"라고 대답하는 모습이 마치 초등학생 같았다. 풋풋하고 순수한 심령이 한눈에 보이는 듯 했다.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나 보다는 한참 연배가 높으신 분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사랑스러웠다.
집과 교회의 거리를 따져 보았다. 족히 한시간은 소요되는 거리였다. 미안스러워 하며 그래도 괜찮겠냐고 여쭈었다. 상관 없단다. 괜찮단다.
그 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후들거리는 다리로 장거리 운전하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 온 그녀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교회를 다니는 것이 거짓말 같은 사실이라고 연신 중얼거리며 하나님을 알아가는 일에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이 오히려 다른 성도들에게 도전을 주기까지 했다.
오래전, 아주 오래전 부터 사랑했던 사이가 아니였다 싶을 정도로 짧은 시간이였지만 너무도 많은 정이 들었다.
그런데... 나 보다 먼저 가신다고? 그녀의 아픔을 보면 어서 속히 하나님 품 속에서 평안을 누려야함은 안다. 그런데 자꾸만 보채게 된다. 조금만 더 함께 있으면 안되냐고 아버지께 보채게 된다. 나 보고 싶으면 어떻하냐고 떼를 쓰게 된다.
아마 나는 이기주의자인가 보다.
주님께서 자매님의 이기심을 꼭 채워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