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 풍경

조회 수 826 추천 수 38 2010.05.07 11:54:03
중대발표가 있는 양 친교실에 모든 성도들을 둥그렇게 세우시고선 암 투병중인 성도님을 가운데 앉히시는 목사님.  성도님을 위해 기도 하자고 하신다.  심상찮은 분위기에 가슴부터 내려 앉는다.

7월 정도에 소천하실 것 같다는 의사의 진단이 나왔단다.  초연히 앉아있는 성도님의 얼굴을 보는 순간 눈물은 걷잡을 수 없이 흘려내려 자꾸만 먼데 하늘만 보게된다.

합심기도 후 할일없이 식탁만 만지작 거리며 성도님의 얼굴을 피한다.  왠지 눈물을 보여 드림이 죄송스러울 것 같다.  너무도 의연한 성도님의 모습 때문에...

맘을 읽은 듯 활짝 웃으며 다가오는 성도님의 모습을 보며 일년전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가 그림처럼 스쳐 지나간다.

지나가다 이상하게 들르고 싶었다며 일터로 찾아온 그녀와 그 친구,  왜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일터로 그리도 오고 싶었는지 모르겠다며 게면쩍게 웃던 그녀,  온 얼굴이 마치 눈만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훅 불면 날라갈 듯 너무도 안스러웠던 그녀, 대장암 수술 두번 받고 꼬리 뼈를 뽑아내서 그 부위가 너무나 아프다며..  미국 교회를 가끔 출석하고 있으며 하나님을 알고 싶어서 성경을 아무리 읽어도 도무지 무슨내용인지 몰라서 답답하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때 문득 몇일 전 읽은 글이 떠 올랐다. 빌립집사가 에디오피아 내시를 만나는 장면, 하나님의 정미하신 섭리로 이루어진 만남은 각자의 삶을 통해 이미 준비해 오신 성령님의 솜씨이심의 내용이였다.  바로 그게 전도라고,  전도는 내가 함이 아니고 그렇게 하나님이 하게끔 하신다는 것...

실체로 나에게 이루어지고 있음이 너무도 신기해서 목사님(운영자님)께 멜도 드렸었다.  너무도 신이나서...

별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럼 저와 함께 신앙생활 해요"라는 그 간단한 말에 목젖이 다 보일 정도로 "네"라고 대답하는 모습이 마치 초등학생 같았다.  풋풋하고 순수한 심령이 한눈에 보이는 듯 했다.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나 보다는 한참 연배가 높으신 분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사랑스러웠다.

집과 교회의 거리를 따져 보았다.  족히 한시간은 소요되는 거리였다.  미안스러워 하며 그래도 괜찮겠냐고 여쭈었다.  상관 없단다.  괜찮단다.

그 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후들거리는 다리로 장거리 운전하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 온 그녀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교회를 다니는 것이 거짓말 같은 사실이라고 연신 중얼거리며 하나님을 알아가는 일에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이 오히려 다른 성도들에게 도전을 주기까지 했다.

오래전, 아주 오래전 부터 사랑했던 사이가 아니였다 싶을 정도로 짧은 시간이였지만 너무도 많은 정이 들었다.

그런데... 나 보다 먼저 가신다고?  그녀의 아픔을 보면 어서 속히 하나님 품 속에서 평안을 누려야함은 안다.  그런데 자꾸만 보채게 된다.  조금만 더 함께 있으면 안되냐고 아버지께 보채게 된다.  나 보고 싶으면 어떻하냐고 떼를 쓰게 된다.

아마 나는 이기주의자인가 보다.



정순태

2010.05.07 13:03:59
*.75.152.133

이런 이기주의는 너무나 좋은 게지요!
주님께서 자매님의 이기심을 꼭 채워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이선우

2010.05.07 17:11:23
*.70.219.198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혹시 성함이라도 알 수 있다면.. (이름을 부르면서 기도하게요)
제게 쪽지 주시겠어요?

김유상

2010.05.07 21:35:38
*.170.40.25

그 분에 대한 애정만큼 천국이 더 기대되겠지요.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은 그 마음으로 시간을 압축하여 충만히 사랑을 나누시길. 어쩌면 자매님께선 그 분과 이미 시공을 초월한 사랑을 나누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그 분이 끝까지 선한 싸움을 다하다가 하나님 앞에 서기를, 되도록 고통이 없기를, 고통 중에서도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께 감사하도록, 마음의 평안을 잃지 않도록, 그리고 순희 자매께서 그 분을 통하여 힘을 얻고 평안을 얻고 더 큰 믿음을 얻도록 기도드립니다.

김순희

2010.05.08 10:31:04
*.160.176.34

정순태님!
저의 이기심을 위해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선우님!
우리 성도님도 멀리 독일에서 이름 부르며 기도하는 분이 계시다고 이야기 하면
무척 좋아하실 것입니다. 정말 감사요.
이름은 공 미경 입니다.

김유상님!
너무도 자상히 섬세히 기도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진짜 이유” 중국어번역본이 준비되었습니다. master 2023-09-20 1139
공지 신입 회원 환영 인사 [1] master 2020-10-06 1537
공지 (공지) 비영리법인을 설립했습니다. master 2020-05-15 2693
공지 E-book File 의 목록 [3] master 2019-08-23 1947
공지 크레딧카드로 정기소액후원하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file master 2019-07-04 5911
공지 소액정기후원회원을 모집합니다. [18] master 2019-02-19 1986
공지 글을 올리려면 로그인 해주십시요/복사 전재하실 때의 원칙 [16] 운영자 2004-09-29 6045
788 회원가입 기념 숙제드립니다 [7] 하람맘 2010-07-15 689
787 갈증을 해소하고 ... [10] joannekim 2010-07-12 790
786 Sysop: 사진만.. (내용 무, 순종하는 마음으로^^) file [11] Sysop 2010-07-06 945
785 안녕하세요 목사님 이슬람의 존재에 대한 질문이 있습니다. [2] ChinWhild 2010-07-05 753
784 바트 어만의 ‘성경의 정통 왜곡’에 대한 반박논문을 읽고 [4] 정순태 2010-07-02 127132
783 2010 여름 비전파워(오병이어) 비전캠프 - Kids, 청소년, 청년 비전파워 2010-06-30 737
782 막 10~29.30 하나님사랑 2010-06-30 727
781 [사진 추가] 제3차 쌩얼 미팅 추가 보고 file [15] 이선우 2010-06-25 1796
780 제2차 쌩얼 미팅 결과 보고 [10] 강진영 2010-06-22 939
779 제1차 쌩얼 미팅 결과 보고 [5] 정순태 2010-06-16 791
778 원의숙님을 위해 기도 부탁 드립니다. [6] 김순희 2010-05-27 1018
777 이선우님의 큐티에 기대어... [4] 김순희 2010-05-21 916
776 운영자의 한국 방문과 웨이브 인생 칼럼 개설 [8] 운영자 2010-05-17 926
775 [QT/간증] 방심(放心)에서 중심(中心)으로 이선우 2010-05-13 767
774 [QT 창13장] 롯의 선택, 아브라함의 선택 [1] 이선우 2010-05-13 1174
» 우리교회 풍경 [4] 김순희 2010-05-07 826
772 혹시 이 논문 아시는 분 계시는지요? [13] 정순태 2010-05-05 1218
771 [QT/간증] 빚쟁이 삼총사로부터 자유하기 [3] 이선우 2010-05-03 892
770 [말씀 묵상] 일치를 향한 여정 이선우 2010-05-03 643
769 [말씀 묵상] 절망과 갈망의 싸이클 이선우 2010-05-03 724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