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사님. 인사가 늦었습니다.
메일로 보내 주신 성탄 인사는 잘 받았는데 확인만 해놓고 답장하는걸 깜박 잊어서 죄송합니다^^;; 새해에도 주님과 동행하는 아름다운 삶 사시기를 기도합니다. 샬롬:)
오랜만에 의문점이 생겨 질문 드립니다.
1. 요한복음 4장에 등장하는 사마리아 여인은 남편 다섯이 있었으나 다 떠나갔고 지금 같이 사는 남자도 남편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 여자를 방탕했던 사람이라고 얘기하거나, 남편이라는 대상에게 의지하려고 했던 나약한 여인으로 묘사하고 그 때문에 남들이 아무도 오지 않는 제 육시(정오 즈음)의 땡볕 아래서 물을 떠야만 했다고 보편적으로 얘기합니다.
한데 최근에 이 여인이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던 것은 이 여인의 문제가 아니라 당시 사마리아에서도 전해져 내려오던 형사취수제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더 맞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사마리아는 북이스라엘이 앗수르에게 멸망당한 이후 강제 결혼 정책으로 많은 혼혈이 일어났다고 들었는데...
이러한 의견의 타당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2. 요한복음 8장의 간음한 여인 이야기에서, 예수님께서는 마지막에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정죄하지 아니하노니'와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가 같이 나올 수 있는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어떤 대상을 정죄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를 죄라고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 아닌가요?
이걸 근거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라는 것이 원본에 없었으나 후에 덧붙여진 이야기라는 설이 있던데, 이것이 타당한 말인지, 만약 정말로 가필된 것이라면 왜 후대의 성서학자들이 이 구절을 다시 손보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이 아래는 푸념 아닌 푸념입니다.
위에 쓰인 형사취수제와, 요한복음 8장의 모순에 대한 이야기들은 제가 다니는 대학에서 듣고 있는 기독교 관련 수업에서 등장한 내용들입니다.
저는 지금 미션 스쿨을 다니고 있습니다. 기독교 학교답게 채플도 이수해야 하고 기독교 과목도 1학년때 꼭 들어야 합니다. 만일 듣지 않는다면 졸업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이미 고학년입니다만 1학년 때 이 과목 성적이 잘 안나와서 재수강을 하고 있습니다. ^^;;;
한데 학교의 기독교 수업에서 복음의 본질에 대한 내용은 소홀히 하는 것 같고 자꾸 기독교인들에게는 혼란을, 비기독교인들에게는 의문과 기성 교회에 대한 반감을 심어주는 내용만 말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8장의 간음한 여인 이야기 전체가 후대에 서방교회의 배교자 문제를 덮으려고 의도적으로 편집하고 가필한 이야기라고 말하거나, 요한계시록은 기독교를 핍박했던 네로 황제에 대한 이스라엘 민족의 저항문학이며 그에 따라 짐승의 수 666이 네로 황제에 대한 코드였다고 말하거나(이걸 근거로 현재 교회의 종말론적 관점을 비판하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바울이나 베드로가 썼다고 알려진 서신들의 대다수가 실제 저자가 아니라고 하거나,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에서 1장에 나오는 창조 순서와 2장에 나오는 창조 순서가 다르다는 것을 근거로 들어 1장과 2장의 저자가 다르다는 주장을 수업시간에 합니다.
심지어 학교 측에서 집필한 교과서에는 종교를 바라보는 배타주의, 포용주의, 다원주의의 세 가지 관점을 논의하면서 은근히 다원주의를 지지하는 논조를 보였습니다. 대놓고 옹호하지는 않습니다만, 제가 처음 1학년 때 수업을 들었을 때는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다원주의가 제일 좋다는 식으로 유도를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복음을 전하고 참된 그리스도인들을 길러내기 위해 세워진 학교가 수업에서 이런 식으로 가르친다는 것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수업시간에 기독교의 핵심인 복음을 전하지 않고 단순히 인문학적인 기독교 지식, 교양을 쌓는 정도에서 그치는 일이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물론 기독교를 인문학적으로 탐구하거나 교양을 쌓는 일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개종을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최소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가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이 원죄의 사슬을 끊으러 오신 분이 아니라(교수님께서 원죄 개념에 관해서도 비판적으로 얘기하셨던 것 같은데 확실히 기억이 안 납니다), 단순히 과도한 유대교 전통에 억압받는 자들, 가난한 자들, 사회적 약자들을 위로하고 해방시키기 위해서 오셨다는 것은 복음의 의미를 지나치게 축소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수업을 들으며 구원의 확신이 불분명하고 성경 지식이 빈약한 크리스천들이 많이 혼란스러워하는 것을 보았기에 더 우려가 됩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과목은 1학년 때 듣는 과목입니다. 안 그래도 대학교 1학년이라는 나이는 갑자기 주어진 자유와 급격한 가치관, 생활 환경의 변화 때문에 믿음이 약해지기 쉬운 시기인데 이 수업에서 말하는 내용이 기존에 자신이 믿어 왔던 내용들과 많이 상반되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비기독교인들은 이 과목을 듣는 것 자체를 내키지 않아하는 경우가 많고, 가르치는 내용에도 반감을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 출애굽 사건 때 이집트의 장자를 다 죽인 신이 어떻게 자비의 하나님인가?)
이번에 제가 듣는 교수님은 매우 좋은 평을 받고 계십니다만...
다행인 것은 아직 많은 깨어있는 사람들, 기도하는 사람들이 저희 학교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참 진리가 선포되도록, 진짜 복음이 전해지도록, 저희 학교와 교목실을 위해 기도해 주셨으면 합니다.
장래 인생에 대한 비전을 올바르게 세워야 할 대학교(?) 저학년 시절에
평소 지니던 신앙마저 뒤틀리게 혹은 버리게 만들 우려가 다분하네요.
그래도 주님은 more than enough님을 비롯한 남은 자들을 곳곳에 숨겨두셨네요.
제가 일생을 두고 헌신코저 하는 일이 바로 청년의 때에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케 하는 것입니다.
답변 준비되는 대로 올리겠습니다.
년초에 쬐끔 바빠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그 전에 제 책 "그런 예수는 없다"(이 홈피의 상단에 책 내용 전부를 볼 수 있는 사이트가 있음)가
바로 질문하신 내용과 유사한 오강남 박사의 자유주의적 주장에 대해 일일이 반박한 책입니다.
예컨대 창세기 1장과 2장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시간 나시는 대로 천천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하나님께선 님에게 주위 청년들에게 바른 복음을 전하도록 하는 소명을 주신 것 같습니다.
제 답변 글과 이 사이트를 그들에게도 많이 소개해 주시고
어떤 질문도 좋으니 이상하다 싶거나 의심이 들면 바로 게시판에 올려 주십시오.
청년들을 온전한 복음, 참 진리로 인도하는 일에 저와 함께 열심히 매진해 보십시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