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교회에 다니면서 배우기 시작한 것이 기도인 것 같다. 예수님이 누구신지 하나님이 누구신지 도무지 알 수도 없었고 나완 무슨 상관이 있는 분인지 잘 몰랐었다. 다만 기도해야하는 분, 아주 크신 분, 그 분이 하나님이시고 그 분께 나의 소원을 아뢰면 응답해 주시는 분이시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또 사실 기도하여 응답 받을 수 있음이 나에겐 가장 매력적인 일이였고 그 일 이외의 것은 별반 관심이 없었다. 참 어렵기는 해도 기도는 나를 위해서 해야하는 일이니 참 열심히 빌고 빌었다. 이런 저런 것들을 이루어 주십사...
암투병중인 시모님을 모시고 있었다. 대순진리교에 출석하는 시모님의 믿음은 정말 대단하셨다. 그들은 자주 모여 명태와 쌀을 밥상위에 올려놓고 주술외우 듯 중얼거리며 시모님의 병 치료를 위해 기도하였다. 그들만 보면 왠지 온 몸에 소름이 돋고 머리가 아파서 옆방에 쭈구리고 앉아 하나님께 도와 주십사 부탁을 드렸었다. 나는 너무 무섭다고, 저들이 귀신을 부르는 것인가 보다고, 머리가 이렇게 터질 듯 아프니 귀신을 쫒아내 주십사 빌고 또 빌었었다.
기도는 정말 신기하게 응답이 되어서 시모님은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다. 늘 업혀서 교회에 출석하고 의자에 누워서 예배를 드렸지만 그 병석에서도 방언을 받으셨다. 돌아가시는 순간엔 전도사님 손을 붙잡고 찬양드리며 소천하셨다. 불신자였던 남편이 그 상황을 지켜보면서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 같다면서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나씩 쌓여가는 응답 속에서 정말 기도하면 응답이 되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잘 모르면서 그저 내 기도엔 언제나 응답하시는 분이시라는 것은 알게되었다. 그 모든 일들 가운데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홀로 일을 하시고 계셨건만 마치 내가 기도해서 이룬 듯 착각 하면서 그 분을 아는 것엔 별 관심이 없었고 그저 기도하여 얻는 응답에만 온 맘과 시선이 머물렀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제대로 가르침 받지 못하면 정한수 떠놓고 새벽 마다 일어나 하늘을 향하여 비나이다 비나이다를 외치며 소원을 손이 닳도록 비는 모습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는 신앙생활을 할 수 밖엔 없을 것이다. 하나님 그 분의 어떠하심 보다는 하나님의 힘으로 소원만 성취되길 바라는 그것이 신앙이라고 여기며...
영혼의 구원은 그렇게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죽어있던 시체인 나에게 베푸신 은혜이고 선물이건만 이 죄악된 본성은 마치 내가 기도해서 구원받은 양 착각하는 일이 너무 잦다. 어리석다 못해 죄악을 수시로 저지르는 이 모습을 보며 또 한숨을 지을 수 밖엔... 그래서 정말 섬세히 하나님을 가르쳐 주시는 이 곳에 매일 머물며 배워서 이 죄악된 본성을 매일 매 순간 발견하고 회개함이 너무도 중요하고 시급한 일임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