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루이스의 성도와 예수님과의 관계를 표현한 비유가 참 오래도록 맘 속 깊이 머물며 위로해 주었었다. 한 시골처녀를 사랑한 그 나라의 왕이 그녀의 진실한 사랑을 얻기위해 시골의 그녀 집에 아주 초라한 행색으로 찾아갔다. 짧은시간 함께 거하며 시골처녀의 진실한 사랑을 얻어낸 왕은 결혼을 약속하곤 왕궁으로 되돌아갔다. 아직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왕인지 모르던 여인은 결혼하는 날을 맞으며 놀라게된다. 왕으로부터 보내진 화려한 수레며 온갖 진귀한 예물들 그리고 수많은 신하들을 보며 아연실색을 한다. 자신을 사랑해 주었고 자신이 사랑한 그 누추하고 초라했던 자가 그 나라의 왕이였음에 너무도 놀랐던 것이다.
바로 우리 성도들과 예수님의 만남이 그러하다는 이야기가 아무리 생각해도 참 좋았다. 회심하기 전, 예수님을 정말 만나기 전이였음에도 그 이야기가 그렇게 좋았던 것은 나는 그런 만남이 이미 이루어졌으므로 예수님을 이렇게나 사랑하며 살아간다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러했다. 사실은 그 기쁨과 감격 그 시골처녀의 입을 다물 수 없는 놀라움, 그리고 자신을 쳐다보며 감히 어찌 나라의 왕에게 구혼을 받을만한 모양새가 아님에 더더욱 놀랍고 황송스러워 어찌할 줄을 모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이 사랑해 주셨음에 가슴벅차게 밀려오는 감사와 감격에 잠을 이룰 수 없는 지경, 그 지경을 경험하고부터는 정말 CS 루이스가 말하는 그 시골처녀의 놀라움과 당황스럼이 이것이로구나 하며 느낄 수 있었다.
그 이야기를 생각하며 그 시골처녀가 된 나, 그런 나의 옛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되어져가는 그런 시간들을 곰곰이 되돌아 보게된다. 아마 나는 사랑하는 자가 왕인지도 모르고선 열심히 결혼을 준비하느라 애를 썼었나 보다. 밤을 새워가며 호롱불 피워놓고 베틀에 앉아 예복을 곱게 곱게 만들어 놓고, 손바닥만한 텃밭에 결혼식에 쓸 음식을 위해 이것 저것 씨를 뿌려가며 심었다. 그리고 시간만 나면 물맷돌을 들고 나가선 토끼도 잡고 여우도 잡으며 자그마한 초가집을 홀로 지켰다. 그 날, 그 혼인날을 기다려 온 것이다. 나의 힘으로 나의 노력으로 연약해 보이고 초라한 행색이였던 사랑하는 자를 돕겠다고, 그래서 혼인날 내가 준비한 곱디고운 예복을 입을 것을 기대하며 그 날을 기다렸던 것이다.
왕이 보내온 예식 준비는 완벽했다. 내가 준비한 그 어떤 것도 왕이 보내온 물건과는 비교할 수가 없는, 아니 도무지 꺼내놓을 수가 없는 것들이였다. 그럼에도 이 미련한 자는 그동안 애써왔던 나의 노력들과 시간들이 아까와서 만지작거리고 서 있었다. 내 노력을 좀 알아 주셨으면, 내가 만든 고운 예복도 좀 입을 수 있도록 해 주셨으면... 나의 의였다. 비교도 할 수 없는 초라한 것들, 왕이 보내주신 것들 앞에 부끄러워 얼굴만 붉혀야하는 그 모든 것들을 가지고 만지작 만지작, 불로 태워 없애야만 했던 그런 나의 의로움이였다. 그간 걷던 길에서 돌아서서 왕이 보내주신 수레가 있는 길로 걸어가며 하나씩 하나씩 그렇게 땅에 묻어버려야만했다. 내가 준비해왔던 나의 의로움들을...
세상이 줄 수 없는 선물, 몸과 영혼의 한가운데로 힘차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 같은 이 구원의 감격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몸 구석 구석으로 퍼져들어가며 적시어준다. 이 감격들은 이렇게 내 노력으로 일구어 두었던 나의 의로움이 왕이 보내주신 오색찬란한 선물들, 하늘로서 내려오는 진귀한 선물들 앞에 불로 태워지 듯 사라지게한다. 하늘로서 내려주시는 은혜는 매일 매일 물보라처럼 번져온다. 그 몸 버리시며 사랑하여 주신 왕깨서 보내주신 아름답고 신령한 선물들이 번져온다. 하늘의 신령한 은혜들이다. 이 고단한 세상 살아가는 동안 그렇게 사랑하는 분이 늘 곁에 계시며 우리가 당하는 환난과 고난이 하늘의 노래로 바뀌게 해주신다. 구원의 감격과 함께 세상을 이길만한 힘을 부어 주시는 것이다. 하늘로서 내려오는 신령한 은혜가 매일 매일 가슴벅차게 머문다. 그러하기에 새벽부터 천국의 노래로 찬미한다. 이 천국의 노래를 주신 분은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시며 대신 죽으시고 우리를 신부로 맞으시려 부활하시어 우리 곁에 오신 예수님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