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라 인정하는 장애인과 장애인이면서 정상인이라 생각하는 장애인들이 섞여 살아간다. 장애인이기에 그리고 영적 문둥병자이기에 우리 모두는 예수 그리스도가 필요하다. 예수님의 대속하여주신 그 사랑이 없었다면 이 땅은 어느분의 말씀처럼 아주 가느다란 거미줄에 매달려 있는 사람, 그 밑엔 이글거리는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광경을 보며 위태로와 가슴조이며 그 거미줄의 가늘어 힘없음의 위험스럼에 또 놀랄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생임을 알 수도 없다.
영적 문둥병, 영적 소경임을 깨달아지기까진 또 얼마나 세상이 전부인 듯 살아가는지... 이 전부인 세상 속에서 우리네 사는 모습이 좀 멋져 보이면 그것으로 만족하며 아니, 어쩌면 더 멋지고 더 멋진 삶만을 추구하며 자신이 매달려 있는 거미줄이 마치 튼실한 밧줄로만 여겨질터이고 그 밑에 타오르는 불길, 억센 불길은 푸른초장위에 양들은 풀을 뜯고 시냇물이 졸졸흐르는 아름다고 평화로운 천국으로만 보여질 터인데...
장애인, 영적 소경, 영적 문둥병자인 나를 대신하여 죽으신 예수님은 이 세상이 전부가 아님을 가르쳐 주신다. 눈에 보이는 이 세상의 가치대로만 살아가려 버둥거렸고, 그 누구에겐가 보여짐이 너무도 중요하다 여기며 살아왔던 세월들이 실상은 가늘게 드리워진 거미줄만큼이나 불안하고 위험스런 줄이였음을 가르쳐 주신다. 튼실하다 못해 이 세상 끝날까지 절대로 끊어지지 않을 듯 여겨졌던 그것이 이렇게나 위험스런 가는 가닥인 줄 몰랐었음을 가르쳐 주신다.
대속하여주신 십자가의 사랑은 이제 소경이 눈을 뜨고선 자신이 얼만큼이나 장애인인지를, 얼마나 문둥병이 심한지, 그래서 여기저기 고름이 나오고 손발이 뭉개지고 있는지를 보여주신다. 눈이 어렴풋이 열리기에 자신의 여기저기 흉물진 모습이 보여지게 하신다. 이 흉물진 모습을 고쳐주십사고 매달려 울 수 밖엔 없는 문둥병자를 우리 예수님은 사랑이 그득 담긴 눈으로 만져주시고 보듬어 주신다. 오늘도 그 사랑에 감격하여 또 가슴 먹먹하여 감사밖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