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하심

조회 수 688 추천 수 21 2012.03.01 23:19:14
늦은 밤 그동안 신세지고 있던 고모부님께서 헛헛한 목소리로 전화를 주셨다.  왠일인지 염려가 되어 여쭈었다.  한참을 허탈하게 웃으시더니 이혼한 막내딸이 다른 곳으로 가게 되었다고 하신다.   곧 친정아버지 집으로 들어올 것 같아 우리가족은 부랴 부랴 서둘러 이사를 했는데 왜 그리되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공연히 우리가족이 이사를 한 것 같다며 또 헛헛하게 한참을 웃으시기만 하신다.  너무 안스러워서 자주 찾아 뵙겠다고 말씀드렸다.

우리 가족이 이사 나오던 날 고모부님께서는 시골의 친지들에게 전화를 하시어 갑자가 적막해진 것 같다고,  아이들 웃음 소리가 사라지니 너무 외롭다고 하소연하셨다고 한다.  시골 친지들은 일부러 나에게 전화를 주셔선 자주 찾아 뵈라고 일러 주셨다.

하나님의 시간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우리가족이 이사를 나온 것이 분명한 것 같다.  고모부의 막내 딸의 이혼 사건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까지 그 곳에서 떠나올 생각도,  취직을 해야할 생각도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병들고 홀로 지내시는 고무부님을 두고 절대로 이사를 나올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일터에서의 일은 쉽지가 않다.  몇 않되는 사람들이 함께 일을 하고 있지만 저들은 정말 도사들이다.  손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빠르고 모든 일에 능숙하다.  워낙 어리버리한 나는 자주 실수를 한다.  거기다가 손이 얼마나 느린지,  저들이 쓰는 용어는 하나도 알아듣질 못해서 저들을 얼마나 성가시게 하는지 모른다.  정말 미안하기 짝이 없다.  일을 배운다는 자세로 일을 시작하긴 했지만 워낙 자주 저지르는 나의 실수로 인해 저들의 퇴근시간까지 늦춘 적도 많다.  그렇지만 그 곳에서 일을 하도록 인도하신 하나님이시다.  정말 더 열심히 노력하며 일을 배워야할 것 같다.

님편의 형제들이 있다.  저들은 모두 불신자들이다. 나의 최초의 전도대상자였던 시어머님,  예수님을 영접하고 비록 몇개월 사시지 못하고 돌아가셨지만 자녀들에게 반드시 예수 믿고 천국에서 만나자고 유언을 남기셨다.  그 유언을 따라 곧장 남편만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다른 형제들은 아직도 우상숭배자들이다.  저들이 구원받기를 남편과 함께  오랫동안 기도해온 까닭에 우리의 어려운 형편을 이야기 하질 못했다.  혹여 덕이 되지 못할까보아서... 어느날 형제들은 남편을 윽박지르다시피 해서 그간 미국에서 겪었던 사연들,  현재 처해 있는 상황들을 자세히 들었던가 보다. 그리고 몇일 후 남편의 형제들은 주인집 언니에게 우리가 이사하며 생겨진 빚을 다 갚고 가버렸다.  너무 미안하고 불편해서 어쩔 줄을 모르는 나에게 오히려 그 형제들은 자꾸만 미안하다고만 한다.  내가 미안하기 짝이 없는데 저들이 미안하다고 하니 몸 둘바를 모를 것 같다. 그리곤 조카인 우리 딸들이 너무나 잘 자라줘서 고맙다고 눈물을 글썽인다.

이사를 나오게된 사연, 그리고 일을 하게된 사연, 모두가 우연이 듯 여겨지는 상황 상황들이다. 이렇게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자잘하게 우연이 듯 여겨지는 상황들이 필연이 되어지고 그 필연들 속엔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오롯이 들어있기에 감사밖엔 올려 드릴 것이 없다.

암 투병 중이신 고모부님, 얼마 남지 않은 생이지만 외롭고 힘든 삶 가운데 꼭 예수님을 영접하도록 간절 히 기도드려본다. 그리고 남편의 형제들,  저들도 돌아가신 어머님의 유언을 따라 속히 하나님 품으로 돌아오길,  또 나의 일터의 가족들, 대부분 불신자들인 저들도 모두 하나님의 거룩한 빛 가운데로 우리 예수님의 십자가 공로을 의지하여 속히 들어오도록 역사해 주십사고 오늘도 조용히 기도드려 본다.







오기한

2012.03.02 06:08:53
*.131.211.232

+찬미예수~
사라의 웃음님의 아름다운 글들은 믿음이 부족한 저와 같은 신자나 혹은 초심자인 분들에게도 은혜가 됩니다. 이렇듯 섬세하게 터치하시는 하나님의 경륜과 그것을 또 섬세하게 표현하시는 사라의 웃음님의 달란트를 생각하게 되네요. 농담반, 진담반이지만 나중에 이 모든 은혜로운 글들을 엮어서 한권의 책으로 만드시는 것도 좋겠어요. 제목은 "사라의 웃음" ^_^

정순태

2012.03.03 01:35:52
*.216.63.173

아브라함에게 고통을 주려는 목적으로 하란을 떠나라 하시지 않았듯이,
구 형제님 가족에게 복을 주시기 위해 고국행을 명하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 자매님의 고백에 담겨진 하나님의 동행하심을 보게 됩니다.
언젠가 자매님께서 하시는 일에 능숙해져서 '생활의 달인'에 출연하기를 기대하며
드려지는 모든 기도들이 응답되기를 소망합니다.

이선우

2012.03.03 18:03:26
*.222.244.147

동행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주님은 늘 내 곁에서 함께 하시며 동행하시는데, 문제는 내가 이를 깨닫지 못하고 혼자의 해석과 억측 속에서 오해할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요. 자매님의 글들을 읽노라면 이 깨달음이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절로 경탄이 나옵니다.^^ 생활의 달인, 나아가 어떤 혹독한 환경에도 주님을 바라보는 믿음의 달인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홍성림

2012.03.04 09:08:36
*.124.227.12

아무것도 내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가졌다고 알려주셔서 고맙네요
여러가지 관심에 감사하구요. 에스더가 또 몸살이 나고 .저도 답답합니다. 연락이 안돼
가끔 스마트 폰으로 사진 올려주고 쉼이 필요한가봐요.
두 분께 제가 다음에 대접할께요. 에스더가 온전히 회복되도록 기도해주세요.
한국에서 잘 정착하시니 부럽고 부럽네요. 우리는 언제나 같이 모여 식사라도 하게 될지...
구집사님과 가정에 축복 가득 하세요. 안녕히...

mskong

2012.03.08 11:47:31
*.226.142.23

오기한님의 제안이 딱 맞네요... "사라의 웃음" 기대 만땅 입니다. 홍성림 사모님... 힘내시고... 부족하나마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사라의 웃음

2012.03.21 22:33:56
*.109.85.156

오기한님.
제가 한참동안 스스로를 돌아보느라 답글이 늦었습니다. 죄~~송!!
책이라뇨?? 전 그런 달란트 없습니다. 다만 이런 누추한 이야기들을
들어 주시며 함께 아파하시며 기도해 주시는 우리 그예다님들께
어찌 감사를 드려얄지 늘 그게 걱정이지요. ^^
'친미예수' 이런 아이디를 쓰시는 선교사님이 갑자기 생각이 나네요.^^



사라의 웃음

2012.03.21 22:38:46
*.109.85.156

이런 누추한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집사님들께~

그리고 위로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기도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진짜 이유” 중국어번역본이 준비되었습니다. master 2023-09-20 1149
공지 신입 회원 환영 인사 [1] master 2020-10-06 1549
공지 (공지) 비영리법인을 설립했습니다. master 2020-05-15 2700
공지 E-book File 의 목록 [3] master 2019-08-23 1959
공지 크레딧카드로 정기소액후원하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file master 2019-07-04 5916
공지 소액정기후원회원을 모집합니다. [18] master 2019-02-19 1999
공지 글을 올리려면 로그인 해주십시요/복사 전재하실 때의 원칙 [16] 운영자 2004-09-29 6056
1390 너울쓰기 [2] 사라의 웃음 2012-04-27 731
1389 예수는 없다 질문3 [1] kwangtae park 2012-04-26 760
1388 [re] 예수는 없다 질문3 [1] 운영자 2012-04-27 681
1387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 사라의 웃음 2012-04-24 549
1386 예수님 품속 사라의 웃음 2012-04-22 560
1385 예수는 없다 질문2 [5] kwangtae park 2012-04-17 647
1384 연탄길 언덕에서의 눈물 [2] 홍성림 2012-04-14 747
1383 예수는 없다에 대한 질문 [2] kwangtae park 2012-04-10 730
1382 뼈아픈 후회 [3] 쌀로별 2012-04-10 686
1381 이상한 누룩 [4] 사라의 웃음 2012-04-02 754
1380 내 인생의 홍해앞에서 [2] 홍성림 2012-03-31 733
1379 탕자처럼 [3] 사라의 웃음 2012-03-26 597
1378 바리새인의 고백 [5] 사라의 웃음 2012-03-19 767
1377 광야에도 봄날이 온다 [4] 홍성림 2012-03-15 658
1376 하나님 아버지... [3] mskong 2012-03-08 1054
1375 Re:당신은 아름다웠습니다. [4] 홍성림 2012-03-04 701
» 인도하심 [7] 사라의 웃음 2012-03-01 688
1373 주여 나를 00의 도구로 써주소서 [8] 쌀로별 2012-02-28 704
1372 사람을 찿습니다. [4] 사라의 웃음 2012-02-27 667
1371 Proposition 8 (Gay Marriage) 기도해주십시요 [2] 박근희 2012-02-25 659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