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터는 집에서 몇분거리밖엔 안된다. 때문에 아이들이 곧잘 들락거린다. 언젠가는 오렌지 쥬스를 사들고 와선 한사람씩 나눠주었다. 나도 왠일인지 놀라서 일을 멈추고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아이들의 설명은 그러했다. 전에 시누이들과 함께 등산을 하였을 때, 우리 동료가 나에게 등산복을 빌려주었다. 그 동료의 맘이 딴엔 그렇게 고마왔던가 보다. 오랜지 쥬스를 나눠주곤 우리 엄마에게 등산복을 빌려주신 분이 누구시냐며 묻는 것이다. 씨익하니 웃던 동료는 자신의 등산복이였다며 대답을 해주었고 아이들은 고맙다고 다시한번 인사를 깍듯이 하였다. 또 가끔은 냉커피를 한잔 들고와선 나의 테이블에 놓곤 훌쩍 가버리는 일도 잘한다. 행여 내가 졸릴까 보아 사들고 온 것이리라. 먼 발치에서 한번 웃어주곤 손 한번 흔들어주는 것으로 고마움을 대신할 때 마다 아이들이 참 고마웁기 그지 없다.
그런 나를 보며 직장에선 착한 아이들을 둬서 좋겠다며 부러워한다. 고생없이 잘 자라서 착한가 보다는 이야기도 한다. 그럴 때 마다 이야기를 한다. 얼마나 고생스럽게 자란 아이들인지~~, 그렇지만 그 고생 속에서 하나님을 알아가는 지혜를 배운 것 같다고~~, 하나님의 역설은 정말 희한한 것 같다며 이야기를 하곤한다.
요즘 미국에서 생겨진 목디스크가 도져서 일을 쉬고 있다. 일하는 것이 주로 고개를 숙이고 손을 많이 움직이는 일이기에 아마도 도진 것 같다. 통증이 너무 심하여서 일을 쉬어봄이 좋겠다는 의사의 소견대로 요즘 집에서 푹푹 쉬고 있다. 남편과 아이들도 잘되었다며 좋아라 한다. 이 참에 몸을 좀 쉬어주는 것이 좋겠다며, 집에 들어와서 엄마가 있는 것이 그렇게나 좋다며 신나한다.
우리집은 새나라의 어린이들처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아이들이 새벽에 기업체 영어강사로 나가기에 그러하다. 새벽 다섯시면 기상하는 아이들은 매일 바라봐도 가엾기만 하다. 요즘처럼 일찍 동이트는 계절은 그나마 좀 괜찮다. 한 겨울 컴컴한 길을 걸어가는 아이들을 볼 때 마다 멀리 사라지기까지 시선을 거둘 수가 없는 짜안함이 있다. 그러나 금요일 저녁은 매주 가족파티를 한다. 토요일에 쉬는 아이들의 요청이다. 가까운 음식적에 나가서 야식 먹는 일도 즐거움 중에 하나이다. 또 자기들이 가고 싶은 곳을 우리 부부의 손을 잡고 데려가는 것을 많이 한다. 아이들이 좋아함직한 쇼핑몰도 우리 부부들 동반하길 좋아한다. 그러면서 한 마디 하는 것이, 우리처럼 부모와 함께 다니는 일행이 없다며~~ , 딸들이 얼마나 착한지를~~ 우리에게 주입시킨다. 맞다~~ , 우리 딸들처럼 착한 딸들 없다~~며 대답해주면서도 참 행복하기 그지 없다.
하나님께 감사할 수 밖엔 없는 일들이 산처럼 수북 수북 쌓여만 간다. 목 디스크로 인해 여기저기 통증이 있지만 그 통증보다 더 귀한 가족사랑을 만들어 주시는 하나님이심을 배워간다. 새벽부터 일을 하는 아이들도 좀 쉬어얄텐데 하는 안타까운 맘이 생겨 어쩔 줄을 모르겠는데, 아이들은 그저 엄마가 집에서 반겨주니 너무 좋다며 현관문을 열기도 전에 엄마를 불러 제끼며 함박웃음을 웃고 있으니 더더욱 미안스럽고 맘이 짜안해진다.
우리의 환난, 고난, 슬픔의 현실들 속에 덧칠되어진 것들을 벗기어내고 하나님의 진리의 암호를 해독하여 내는 것이 기도임을 오늘 말씀을 통해 배웠다. 사실 그간의 여러 어려움들을 통해 내안에 복음을 확장하여 가시는 하나님이심을 이젠 알 것 같다. 십자가 대속의 죽으심으로 우리를 천국백성 삼아 주시려 구원해 주신 구원의 은총은 앉으나 서나 우리의 찬양이 되게 하셨다. 시간이 흐를 수록 점점 더 진하여지는 대속의 은총이다. 그런데 더더욱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 가운데로 초대하시기 위해서 또 이 모양 저 모양의 어려움들을 허락하시었다. 그 가운데서 아버지의 풍성하신 은총을 발견하여서 모랫사장에서 금은보화를 찾아서 감격하 듯, 진귀한 은총속에 있음을 자꾸만 알게하심이 너무도 희한한 은혜임을 깨닫게 하신다. 시간이 또 점점 흐르면서 더욱 더 알려주실 그 아버지의 풍성한 은혜는 생각만해도 가슴 설레는 은혜가 아릴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