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는 내내 목에 가시가 걸린 듯 따갑게 걸리는 부분들이 너무도 많았다. 체념을 순종으로 가장한다는 것은 참 자주 저지르는 일이며 또 자신도 속아넘어가기 쉬운 부분임을 느끼기에 그러했다. 순종과 체념 사이, 그 사이엔 오직 하나님만이 아실 수 있는 아주 미묘한 부분들, 사람으로선 도무지 헤아릴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배우며 정신마져 아찔해 진다.
아찔해지는 이유는 이러하다. 미국을 떠나오기 싫어서 하나님께 기적을 구하며 기도했었고, 만약 그리되지 않는다면 불순종하고 싶어요, 그러고 싶어요~~ 하며 어지간히도 떼를 부렸었다. 그러나 기적이 일어날 듯 사회적 분위기는 오바마의 깜짝발표로 인해 묘하게 돌아가고 맘엔 기대가 마구 생겨나기 시작했었다. 기도해 주던 주변의 모든 사람들도 하나님께서 기적을 이루어 가시는 것이라며 부푼맘으로 희망을 건네주는 때문이였을까? 어느사이 우리가족들의 맘도 하나님의 기적을 맛보게되는 기회인가 보다 싶어서 정말 부푼 희망으로 가득찼었다. 그러나 결국은 떠나오게되었을 때... 하나님께 의문이 많이 생겼었다. 원망도 생겼었다. 보내시려면 헛된 희망 붙들고 기도하지 않도록, 맘의 부푼 거품조차 생겨나지 않도록 해 주실 것이지, 왜 오바마까지 거들어서 이런 상황이 되게하셨나구요? 아예 일찌감치 포기하게 하시지요~~ 하면서 또 하소연하기 시작했었다.
얼마나 이기주의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하나님을 향한 원망과 하소연이였는지를 지금 보게된다. 내가 하는 일은 다 이해해 주셔야하고 내가 실수한 것은 하나님께선 한쪽 눈 질끈 감으시고 용서해 주셔야하고, 내가 보채는 것은 하나님께서 나의 철없음을 익히 아실터이니 또 용납해 주셔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불순종하고 싶다며 기도해 놓고선, 기적을 바라며 기도해 놓고서는 기적이 이루어질 것 같은 희망에 젖어 내 뜻대로 되길 기도해 놓고는, 왜 상황을 그렇게까지 휘몰아가시느냐며 또 따지고 보채던 나의 모습...
하나님 앞에서 정말 이기주의자인 나를 오늘 말씀 가운데 발견한다. 목에 가시 걸린 듯 따가운 부분은 그렇게나 떠나오기 싫어서 하나님께 기도하고 투정부렸던 나인데, 이제 떠나오게된 것을 마치 순종하였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기에 그러하다. 어쩌면 체념이였을 터인데... 나의 뜻을 이루어 주시길 그렇게나 기도했었는데 불순종할 수가 없어 떠나온 것을 스스로 순종하였다고 채점을 매기며 만족하고 있는 것 같기에 이렇게 목의 가시처럼 따가웁다.
하나님은 너무도 선하신 분이시기에 어디로 보내시나, 어떤 환경에 처하나, 누구를 만나나... 모든 상황은 선하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이기에, 모든 선함은 그 분에게서만 비롯되기에, 오죽하면 그 독생자를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를 위해 내어주셨는지를 항상 잊지 않고 순종하는 자가 되길 기도해 본다. 그 사랑하심과 선하심만을 철두철미 믿고 순종하는 자로 이젠 고쳐주십사고 간절히, 간절히 기도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