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하늘에 올라가지 못했다(행2:34)는 뜻은?
[질문]
"다윗은 하늘에 올라가지 못하였으나 친히 말하여 이르되 주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네 원수로 네 발등상이 되게 하기까지 너는 내 우편에 앉아 있으라 하셨도다 하였으니" (행2:34,35) 다윗이 하늘에 올라가지 못하였다고 말한 뜻이 무엇인지요?
[답변]
성경을 해석하는 가장 첫째가는 원리는 그 구절이 포함된 문맥의 전체 줄거리와 주제에 비추어보는 것입니다. 질문하신 구절의 의미를 알려면 먼저 베드로가 설교한 내용(행2:14-36)과 또 설교하게 된 배경(2:1-13)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오순절에 마가의 다락방에 모인 제자들에게 성령이 강력히 임재하자 서로 다른 외국어 방언들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대 땅을 벗어난 적이 없는 제자들이 외국어를 전혀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각 나라의 언어로 하나님의 비밀을 유창하게 전했습니다. 모두들 너무나 신기해 했고 도대체 어찌된 일인지 당혹해 했습니다. 심지어 어떤 이는 술에 취한 것이 아닌지 의심했습니다. (행2:5-13)
수제자 베드로로선 로마제국 각지에서 오순절절기를 지키려 성전에 모인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에게 그 현상에 대해 정확히 설명해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방언하는 것이 술에 취한 탓이 아니라 말세에 하나님의 신이 임하면 누구나 예언할 것이라는 요엘 선지자의 예언(욜2:28)이 실현되는 중이라고 설명합니다.(16-18절) 제자들에게 하나님의 신이 부어졌기에 “하나님의 큰일”(11절)을 예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또 그 말세란 바로 심판과 구원을 나누는 때인데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불러야만 구원얻는다고 선언합니다.(19-21절) 말하자면 제자들이 방언하고 있는 지금이 바로 구원받아야만 할 말세라는 것입니다. 그럼 모두가 이름을 불러야 할 그 주가 누구인지 밝혀야 할 차례입니다. 당연히 유대인들이 십자가에 못박아 죽인 나사렛 예수가 주이기에 그 이름을 부르라는 권면으로 이어집니다.(22-24, 36절)
예수의 이름을 불러야만 구원을 얻는다면 예수가 왜 주가 되는지도 밝혀야 합니다. 그 이유를 베드로는 24절에서 설명합니다. “하나님께서 사망의 고통을 풀어 살리셨으니 이는 그가 사망에게 매여 있을 수 없었음이니라.” 부활한 사실이 하나님이 보낸 메시아되심을 확증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주의 부활도 다윗이 이미 시편(16:8-11)에서 예언했다고 변증합니다.(22-28절)
이제 다윗이 누구이며 어떻게 그런 예언을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논증을 이어가야 할 차례입니다. (29-33절) 다윗은 이미 죽어서 이 땅에 없지만 오늘 예수님의 제자들이 방언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님께 성령을 받아서(33절) 그런 예언을 할 수 있었던 신지자라고 말합니다. 예수 십자가 사건이 훨씬 후대에 일어나 다윗이 직접 보지 못해 구체적인 정황은 몰라도 하나님의 큰일을 성령의 간섭으로 “미리 보는 고로"(31절) 그리스도의 부활을 예언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후에 질문하신 “다윗은 하늘에 올라가지 못하였으나 친히 말하여 가로되"라는 구절이 이어집니다. 다윗이 시편을 통해 주의 부활을 예언할 때에 입신(入神) 같은 체험을 통해 하늘에 올라가 하나님께 직통으로 계시 받은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친히 말하여 즉, 성령의 간섭과 인도로 온전한 확신을 갖고 주의 부활을 선포했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주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이라는 말씀에서 첫째 주는 성부 하나님이고, 둘째의 내 주는 성자 하나님인 예수 그리스도를 말합니다. 그래서 “내(성부)가 네(예수) 원수(사탄)로 네(예수) 발등상 되게(십자가에서 패배를 당함) 하기까지 너는 내 우편(천국보좌)에 앉았으라 하셨도다”라고 시편 110:1에서 선언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그런즉, 결론적으로 말해, 너희가 못 박은 예수가 그리스도이니 그 이름을 불러 구원을 얻으라고 권면했습니다. 그 설교를 들은 유대인들은 마음에 찔려 오순절에만 삼천명이 회심하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37-41절) 갈릴리 어부였던 그가 진리의 영인 성령의 권능을 입자 하나님의 십자가 구원의 경륜을 깨닫고 담대하게 선포한 결과입니다.
간단히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제자들이 방언한 까닭은 요엘 선지자 예언대로 말세에 성령을 받아 하나님의 비밀을 말한 것입니다. 그 비밀은 십자가에 죽었으나 사흘만에 부활한 나사렛 예수가 사탄의 흉계를 깨트린 그리스도라는 것입니다. 그 부활도 선지자 다윗이 천국에 올라가지 않았어도 성령의 계시를 받아 시편에 이미 예언했습니다. 요컨대 예수십자가 사건은 성삼위 하나님의 합동 구원사역으로 구약성경이 예언한 그대로 다 성취되었습니다. 구약성경과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유대인이라면 당연히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불러 구원을 얻어야 한다고 권면한 것입니다.
베드로의 설교는 방언 현상을 신기해 하는 것을 발단으로 삼아 예수가 그리스도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유대인들에게 익숙한 구약성경을 인용하여 군더더기 하나 없이 아주 논리적으로 변증하고 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오늘날 성경을 읽는 독자도 시야를 본문(text)에만 집중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문맥(context)의 전체내용, 논리의 흐름, 강조하고자 하는 주제와 연결해서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12/27/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