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현님 오랜만입니다. 이 비유가 내포하고 있는 진리는 아주 풍부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영생에 관한 질문에서 시작하기에 단순히 선한 행동을 강조하는 뜻이 아니며 행위구원을 지향하는 것도 절대 아닙니다. 아주 긴 설명이 필요합니다. 안 그래도 이에 관한 글을 쓸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마침 질문을 주셨네요. 그런데 제가 내일 또 원래 살았던  엘에이로 이사갑니다. 자세한 사정은 게시판에 공지하겠습니다. 자동차로 가는데만 꼬박 3박 4일 잡고 이사 들어가서 정리하는 등등 앞으로 2주 정도는 정신 없이 이런 저런 일로 바쁠 것 같습니다. 또 글의 내용상 몇 번에 걸쳐 연재하는 식으로 올릴 예정이므로 이번에는 조금 많이 기다려주셔야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귀한 질문 주셔서 감사하옵고 여유가 생기는 대로 답변해드리겠습니다. 샬롬!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예수님을 시험하고자 영생에 관하여 묻던 율법사에게 예수님은 율법은 뭐라고 말하는지 되묻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고 했다는 율법사의 대답에 예수님은 네 대답이 옳으니 그대로 행하라고 다시 말씀합니다. 하지만 그대로 물러날 수 없었던 율법사는 예수님께 누가 이웃인지 묻습니다. 옳게 보이려 했다고 성경에는 기록돼 있습니다. 이웃이 누구인지 묻는 것과 옳게 보이는 것이 무슨 상관일까요? 율법사는 예수님이 어떤 대답을 하실지 나름 예상하고 물은 것입니다. 신명기를 인용한 자신의 대답에 예수님이 흔쾌히 동의하셨으니 이젠 그 구체적인 내용으로 예수님을 꼼짝 못하게 하겠다는 거지요. 영생이 율법에 있다면서 너와 제자들은 왜 율법을 안지키고 세리와 창녀같은 죄인들과 어울리냐고 따지려고 한 겁니다. 율법사에게 이웃은 율법을 지키는 아브라함의 후손이라야만 했으니까요. 하지만 처음부터 율법사의 의도를 아시는 예수님은 사마리아인의 비유로 율법사의 입을 막아버립니다.
사실 오늘날 신자라는 이들은 모두 율법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교회 다니는지 안다니는지로 신자와 불신자를 나누고 철저히 차별하며, 율법을 얼마나 잘 지키는지에 따라 하나님의 복과 화가 갈린다고 여겼던 유대인들처럼, 교회에 얼마나 열심을 내는지 여부에 영생이 달린 것처럼 굽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웃이 누구인지 따져묻는 율법사에게 유대인들이 개, 돼지처럼 여기던 사마리아 사람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유대인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그들의 허위의식을 깨뜨려 버립니다. 하나님이 택한 백성의 혈통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며, 율법의 문자적 의미에 영생이 달린 것이 아님을 알려 주신 겁니다. 인간은 모두 강도를 만나 거의 죽은 자와 다름없는 상태이기에 오직 긍휼을 베푸는 자의 은혜로만 살 수 있다는 것과, 그 사실을 참으로 아는 자만이 진정으로 긍휼을 구할 수 있고, 또 긍휼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강도 만난 자를 구해준 사마리아인은 룻을 아내로 맞은 보아스처럼 창조주의 긍휼을 상징합니다. 룻은 적극적으로 보아스의 발치를 들치고 누웠지만, 강도 만나 죽어가던 자는 도움을 청할 기력이나 의식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 그에게 일방적으로 베풀어진 긍휼이야말로 창조주의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마지막으로 '가서, 너도 그와 같이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창조주의 마음으로 긍휼을 베푸는 자가 되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반드시 먼저 새 생명으로 태어나야 합니다. 새 생명이 없이도 다만 인간적인 사랑이나 연민, 동정, 자비심 등으로 얼마든지 이웃을 돕고 선행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 생명에서 나오지 않은 모든 생각과 행위는 마태복음 7장과 25장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신대로 기억되지 않을 것입니다. 반대로 새 생명은 자체가 사랑이자 긍휼이기에 의도와 대상이 따로 없으므로 스스로의 행위를 기억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행위로 지키려는 자는 아직 새 생명을 모르는 자입니다. 새 생명은 저절로 행위를 내어놓습니다. 모든 생명은 지향하는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참 생명에게서는 생명의 행위가 나옵니다. 그러나 사탄은 그 행위를 흉내냅니다. 흉내는 사탄이 가장 좋아하고 제일 잘하는 짓입니다.

기호님 오랜만입니다. 정답을 정확하고도 간단하게 다 말씀하셨네요. 

제가 조금 더 살만 붙이면 되겠습니다. 

어제 저녁에 엘에이에 일단 저희 부부가 차로 먼저 도착했고 

이삿짐은 또 며칠 후에 도착하며 이곳에 정착하는데 행할 일들이 많습니다.

미국은 알다시피 다른 주로 이사가면 거의 나라가 달라지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이사 들어갈 집을 청소 수리도 해야 합니다. 

정착이 되는대로 답글을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샬롬!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쓰다보니 언젠가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을 그대로 쓰고 있더군요. 질문하신 분은 목사님의 답을 듣기 원할텐데 하고 잠깐 저어하다가 그 사실을 깨닫고 그냥 올렸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목사님께서 채워주시고 잘못된 부분은 고쳐주시리라 믿으면서. 
이사도 삶 속에서 겪는 아주 큰 스트레스 중의 하나라고 들었습니다. 아무쪼록 건강 유념하시고 앞으로도 저처럼 헷갈리는 신자들에게 바른 신앙에 대한 주옥같은 말씀 계속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기준은 성경에 있고, 모든 답도 성경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잘못 믿은 세월의 무게와, 오해 위에 쌓은 섣부른 지식으로 스스로 참 믿음에서 멀어진 모든 이들이 목사님의 조언에 힘입어 바른 믿음으로 돌아와 진정한 주님의 아들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