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진화론, 창조론, 유신진화론, 예정론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가지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목사님의 글들을 보다가 몇 가지 질문드립니다.
질문 1. '에덴동산은 실존했다'의 글에서 목사님은 사실이 믿음보다 앞선다고 설명하시면서 '많은 신자들이 믿음으로 창세기가 사실임을 받아드린다' 이런 진술이 잘못됬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창조를 이해할 능력과 증명할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은데 믿음으로 사실로 받아드리는 것이 잘못된 것인지 이해가 안됩니다. 신자가 창조과정이나 에덴동산에 관한 것을 실제로 보지 못함에도 사실로 인정하는 이유는 하나님을 만나서 성경을 사실로 믿기로 했기 때문이 아닌가요? 성경속에 노아의 방주나 900살 가까이 살았다는 기록같은 믿기 힘든 기록을 믿는 이유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바탕이 되지 않고는 믿기 힘들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질문 2. '남자의 갈비뼈가 하나 적은가?'의 에서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셨다는 것이 비유적 표현이라 하셨습니다. 비유적 표현인 것은 이해가 가는데 성경말씀을 해석할 때 이것이 문자적 그대로 사실인지 비유적 표현인지는 어떻게 결정하는지 궁금합니다. 진화론 창조론에 대한 것을 찾아보면서 창조과학회 같은 사람들은 창조의 7일을 문자적 그대로 사실로 받아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목사님의 글을 보면 7일의 길이가 다르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나 어떤 말씀은 문자 그대로 어떤 말씀은 비유적인 표현으로 해석하는 것이 해석이 일관되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문 3. 최근 기독교에 관한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생각보다 유신진화론을 지지하는 기독교 신자, 목사들이 생각보다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물론 이러한 사람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압니다. 제가 가장 궁금한 것은 유신진화론을 믿는 신자들은 구원을 받지 못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질문 4. 유신진화론과 창조론을 생각하면서 드는 생각은 제가 나중에 믿음을 얻어 신자가 되더라도 제가 100퍼센트의 확신을 가지고 유신진화론을 부정할 수 있을까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믿음을 얻어 성경을 진리로 창조론을 믿어야지 할 수 있으나 그렇다면 문자적인 7일을 지지하는 창조과학자들과 똑같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창조론에 대한 확신 생기더라도 결국 믿음을 통해 사실로 믿는다는 경우의 수 밖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제가 질문 1을 질문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궁금한 점은 유신진화론인지 창조론인지 확실한 결론을 내려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목사님은 예정론에 관해서 예정론에 대해 믿지 않아도 구원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셨는데 이 문제도 그러한가 궁금합니다.
사실 예정론도 보수적으로 믿으면 미전도인 수백억명이 이미 죽어서 지옥에 가있다는 결론인데 믿음을 얻기 위해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님, 그리고 독생자를 내어주신 하나님의 사랑에 관한 설교를 들으면서 이러한 사실을 생각하면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그냥 믿음을 얻더라도 하나님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려 하는데 이 문제도 그래도 되나 궁금합니다.
질문 3과 4에 대해 의견을 남기고자 합니다.
운영자인 목사님의 견해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큰 의견 차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제 입장을 밝히자면, 저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실 때 진화의 방법을 사용하실 수 있다는 소위 유신론적 진화론의 입장입니다.
이 사이트를 통해서 본 바로 목사님께서는 창조와 진화는 대척하고 한 쪽이 옳으면 한 쪽이 그를 수 밖에 없으며, 조화될 수 없다는 견해를 취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질문 3. 유신진화론자들은 구원 받지 못하는가?
진화론(또는 창조론)에 대한 견해가 구원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느냐에 달린 것입니다. 유신 진화론 신자들도 하나님의 창조를 믿습니다. 신자라면 유신 진화론자이든, 젊은/오래된 지구론자이든, 지적 설계론자이든 모두 기독교인이고,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주인이시며 만물의 시작이 되심을 공통적으로 믿습니다. 다만, 유신 진화론자들의 경우, 창조의 방식에 대해서 진화를 이용(허용)하셨을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질문 4. 유신 진화론인지 창조론인지 확실한 결론을 내려야 하는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유신 진화론자도 하나님의 창조를 믿고, 유신 진화론도 일종의 창조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신진화론이냐 창조론이냐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않으셔도 되고 택일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유신 진화론자들도 다양한 입장이 있고, 말씀하신 것같은 이분법적 인식, 보수 기독교인에게 주는 부정적인 인상, 진화 중심적인 용어 등의 여러가지 이유로 바이오로고스, 진화적 창조, 창조적 진화 등 다양한 용어를 사용합니다. 저도 유신진화론이라고 제 입장을 명명하기 보단 '하나님께서 창조 과정에 진화의 방법을 사용하셨을 수도 있다.'라고 푸는 것을 선호합니다.
결론적으로 창조와 진화에 대한 견해는 증거가 이끄는대로 따라가시길 권하고, 하나님의 창조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진화를 수용해도 크게 문제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창조가 즉각적이든 점진적이든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첨언을 하자면, 제가 처음에 목사님의 견해와는 다를 수도 있지만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했는데, 저는 진화와 창조가 대치되는 것이 아니고, 우연(맹목성)과 설계(목적성)가 대치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진화가 아무런 목적없이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믿음, 또는 진화가 모든 것을 설명하고 모든 것의 근원이라는 믿음, 이런 진화주의가 창조에 반하는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연과 창조(설계)가 아니라, 진화와 창조를 대치되는 것으로 보게 되면, 혹시 진화의 증거로 인해 진화를 받아들이게 될 때(또는 믿게 될 때), 신앙을 잃게 되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주제에 대해 관심이 많으시다면 팀 켈러 목사님이 창조와 진화에 관하여 쓴 아티클( https://blog.naver.com/osm4709/221562233292 )을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기독교인이 진화를 받아들일 때 생기는 세부적인 난점을 충실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 주제 관련 책으로는 제가 최근에 이 사이트 '좋은 책 좋은 글' 게시판에 올렸던 '오리진 / 데보라 하스마' 책을 추천드립니다. 과학과 기독교, 또는 창조와 진화에 대해 폭넓은 입장들을 정리하며 균형있는 길을 인도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 때문에 해당 게시글 소개글에 목사님의 견해와는 다른 책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적었던 것입니다.)
번외로 저도 예정론적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예정론을 보수적으로 믿으면 미전도인 수백억명이 이미 죽어서 지옥에 가있다는 결론이라고 하셨는데, 이건 예정론적 입장이든 자유의지론적 입장이든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또한 저는 예정론적 믿음으로 하나님(예수님)께서 구원하실 자들을 만나주셨으리라고 상상합니다. (성경이 직접 말하는 바가 아니니 모른다가 정답이지만 그런 사람들도 구원받았을 여지가 있다고 추측한다는 것입니다. 오직 예수님을 믿음을 통해서만 구원 얻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은하수님 새해 처음부터 합리적이면서 세밀한 변증이 필요한 질문들을 주셨네요. 준비되는 대로 하나씩 댓글 혹은 성경문답으로 답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