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안녕하세요
최근에 고민이 생겨 질문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제 나이가 30대 후반이고 미혼이라 소개팅을 몇번 나갔습니다.
당연히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는 전제로 만났는데
막상 대화를 해보니 대부분 부모님이 믿으셔서 신앙을 갖게된 '모태신앙'이라 일컫는 분들이었는데요.
저는 모태신앙이 아니라 신앙교육 없이 성인이 되어서 교회를 다녀 뒤늦게 하나님을 알게 된 사람입니다.
제 생각에는 아무리 모태신앙이라 하더라도 분명 자라오면서 믿음을 갖게된 계기나 사건이 있을 것이라 짐작했는데 제가 만나본 분들은 그런 경험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드는 생각이 회심의 순간이나 작정한 순간이 없이도 그 사람이 믿음(신앙)이 있다고 봐야하나요? 게다가 상대방은 본인이 불신자와 교제하는 것도 괜찮다고 얘기했습니다. 물론 저는 반대입장이고요. (왠만하면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저는 솔직히 그분이 믿음이 있으신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소개팅 몇번으로 사람을 다 알수는 없지만요.
그래서 드는 생각인데, 뚜렷한 신앙관(?)이나 신앙고백이 없는 사람을 크리스천으로 보는게 맞는 것일까요? 제가 사람을 평가하는것 같아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제가 기준이 너무 높은건지, (교회 안에도 알곡과 가라지가 있다고 하는데...) 참 판단을 내리기 어렵네요.
흔히 모태신앙이라는 분들은 원래 회심의 경험이나 간증고백이 없이 자연스레 크리스천이 되는 경우가 많나요?
목사님은 어떤 의견이신지 궁금해요~
많은 기독 청년들이 궁금해 하는 문제이지만 원론적인 답변 밖에 드릴 수 없습니다. 성경문답에서 비슷한 주제들을 이미 다뤘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각자가 처한 상황에 의거해서 각자의 믿음에 따라 판단 결정 시행하면 됩니다.
믿음이 신실한 자들끼리의 결혼은 당연히 성경이 말하는 기본 원칙이자 가장 바람직한 결혼입니다. 그럼에도 너무 사랑한다면 평생을 배우자를 위한 선교사가 되겠다는 각오로 결혼해서 실제로 그렇게 섬기셔도 됩니다. 물론 세계관 가치관 인생관 등이 완전히 상이함으로 인해서 파생할 온갖 부작용은 신자 배우자만의 책임으로, 절대로 상대의 탓을 해선 안 됩니다. 신자 쪽에서 그렇게 될 것을 미리 알고 결혼했기 때문입니다.
모태 신앙의 경우는 두 부류로 나눠서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먼저 특별한 회심의 체험이 없어도 새사람으로 거듭난, 즉 인생관 가치관 세계관이 하나님 중심으로 온전히 세워지고 그분의 뜻대로 살아가겠다는 믿음이 오랜 기간 서서히 저절로 체화된 자들이 있습니다. 반면에 그런 믿음이 전혀 형성되지 못한 채 형식적 의무적 외식적으로 무늬만 기독교를 따르는 종교인들도 있을 것입니다. 제 삼자로선 이 둘을 단번에 쉽게 구분할 수 없고 또 그래선 안 됩니다. 여러 번 만나서 진솔한 대화를 깊이 있게 나눠봐야 합니다.
가장 중요하게는, 기독 청년들이 자신의 믿음은 상대보다 우월하다거나, 완전히 성숙해졌다고 절대로 쉽사리 판단해선 안됩니다. 바꿔 말해서 상대의 믿음이 아직 미숙해 보여도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함부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나아가 여전히 믿음이 미숙하기 짝이 없는 두 배우자가 만나서 결혼 생활을 통해서 서로의 믿음을 함께 성숙시켜 나가야 한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