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바울 서신 끝에는 항상 제목처럼 은혜가 함께하길 바란다며 끝나는데 무슨 뜻인가요? 그냥 끝인사 정도인가요?

 

그리고 밑에글보니깐 성경 연구 책자 소개해주셨는데 신구약 개론이랑 주석책 어떤거가 좋은지 추천 부탁드립니다 성경해석학이랑 조직신학책은 추천 해주신거 같네요 저는 한국에 살아서 책구매가 용이합니다~*건강하세요 샬롬~*


master

2019.12.16 10: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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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근님 바울 서신의 첫 부분에도 매번 "은혜와 평강이 함께 하길 바란다"는 문구가 나옵니다. (고전1:3, 고후1:2, 갈1:3 등등) 서신서들은 실제로 교회나 개인에게 보내는 편지였습니다. 고대(오늘날도 마찬가지이지만)의 편지에는 서두에 안부를 묻고 복을 빌어주는 인사를 쓰게 마련입니다.

 

성경의 서신서는 단순히 상대의 현실적 안부를 묻고 복을 빌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은혜는 하나님으로부터 아무 공로 자격 없으나 공짜로 받는 모든 좋은 것을 말합니다. 그런 은혜를 온전히 깨닫고 받아 누리는 신자로선 자신의 마음은 물론 어떤 고난 중에도 평강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울 사도는 불신자 들과 다른 의미와 맥락에서 "은혜와 평강이 있으라"는 인사부터 한 것입니다. 편지의 끝에는 당연히 그런 인사와 축복을 한 번 강조하며 마친 것입니다. 

 

주석책은 가볍게는 호크마, 조금 확장된 것으로 카리스, 원어를 깊이 연구하려면 WBC 를 권할만 합니다. 신약개론은 도널드 거스리 저작 기독교문서선교회 발간, 구약개관은 윌리엄 라솔 저작 크리츠천다이제스츠 발간이 당장 떠오르네요.

 

그러나 인터넷 서점 몰에 들어가서 서평이나 리뷰를 잘 보시고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것으로 고르십시오.  혹시 신학생이라면 교수님들에게, 아니라면 섬기는 교회의 목사님에게 추천을 부탁하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제가 한국을 떠난지 30여년이라 최근에 더 좋은 주석이나 책들이 나왔는지 잘 모르니까 참조만 하십시오. 샬롬! 

복근

2019.12.16 13:11:01
*.225.190.163

목사님 감사합니다 ㅎ 그럼 그 은혜를 어떻게 깨닫고 누릴수 있나요? 하나님께서 내게 베푸신 은혜들을 헤아려보고 잊지 않으면 되나요?(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 모든 은택을 잊지 말찌어다 시편 103:2  ,내가 옛날을 기억하고 주의 모든 행하신 것을 묵상하며 주의 손의 행사를 생각하고 시편 143:5  )특별히 십자가의 은혜를 풍성히 깨닫고 누리고 싶은데 십자가의 은혜를 묵상하면 될까요? 성경을 읽을때 기도하며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깨닫게해달라고 기도하며 읽고 묵상하면 될까요? 제가 구원의 감격이 너무 부족한거 같아요? 저의 죄를 더욱 깨달아야 할까요?  그리고 골로새서1장6절의 은혜를 깨달은 날로부터 란 말도 궁금합니다

master

2019.12.17 03:59:17
*.115.255.228

복근님 거의 정답을 말씀해주셨고 그 답도 단순합니다. 그런데 많은 교인들이 '은혜'(Grace)라는 말의 정확한 의미를 모르고 아무 때나 사용하고 있어서 간단히 정리하여서 성경문답 사이트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샬롬!

기호

2019.12.17 07:16:32
*.193.197.200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를 의인으로 세워주고 높여주는 것이 아니라 죄인이 되어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게 합니다. 그렇다고 하나님이 우리를 죄인이 되게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사악하고 이기적일 뿐인 우리의 본모습을 성령의 도움으로 바로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은혜를 말하며 목이 곧은 사람은 아직 은혜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긍휼을 구한다고 하면서 스스로를 의의 자리에 세우는 사람 역시 긍휼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입니다.
거듭남이란 어제까지 악했던 내가 오늘부터 선해지거나, 죄가 더 많았던 내가 차츰 의로워지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과거에도 오직 악할 뿐이었고, 지금 이 순간도 여전히 악하며, 앞으로도 다만 악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본모습을 성령의 도움으로 참으로 깨닫는 것이 거듭남이고 구원이기 때문입니다.
구원 받아 의인이 되었기에 오직 기쁨만이 넘친다거나, 자신은 이미 택함받은 하나님의 자녀이기에 당연히 천국에 가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성경이 무엇을 말하는지 아직 모르는 사람입니다.
아브라함의 혈통임을 내세우고 율법을 목숨걸고 지키며 하나님의 백성임을 자부하던 유대인들의 가짜 믿음이, 믿음의 창시자이자 완성자이며 믿음 그 자체이신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단 것처럼, 거듭남을 오해하고 성경을 왜곡하며 돌과 콘크리트로 하늘에 닿을 것처럼 요란하게 지어놓은 바벨탑에서 구원의 기쁨을 노래하는 오늘날의 신자들 역시 이미 예수님을 십자가에 다시 매단지 오랩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가난한 심령으로 애통해하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만의 몫입니다. 스스로 의로워진 자에게 은혜는 필요없으니까요. 

기호

2019.12.18 02:12:20
*.193.197.200

은혜는 이미 베풀어졌습니다. 어떤 은혜가 더 필요합니까. 우리에게 주어진 생명과 시간,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모두 은혜입니다. 
창조주의 창조가 불완전하거나 부족할 리는 없습니다. 그러나 피조물인 우리는 왠지 못마땅하고 뭔가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왜일까요.

욥은 하나님께 자신에게 닥친 불행의 이유만이라도 알게 해달라고 따집니다. 그런 욥에게 하나님은 그 답을 주는 대신 욥이 전혀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을 던집니다. 평생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살아왔다고 자신하던 욥은 그제서야 자신이 처한 상황 이전에 자신의 존재 자체가 은혜라는 사실을 깨닫고 하나님 앞에 엎드립니다.

무엇이 은혜인지 모르면 자꾸 구하게 됩니다. 무엇을 구하는지도 모른 채 막연히 좋은 것을 주시리라 여기며 마음 속에 바라는 것을 은근히 청해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은혜는 이미 족합니다. 창조가 곧 은혜이고, 내게 주어진 단 한번의 삶이 은혜이며, 주님을 간절히 바라는 내 마음이 은혜입니다. 
이천년전 골고다 언덕에서 예수님은 창조를 완성하셨습니다. 첫 사람 아담의 실패를 완전히 극복하고 우리모두가 하나님의 아들이 될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어놓으셨습니다. 그것이 또한 은혜입니다. 은혜는 완료형입니다. 창조든 구원이든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 모두에게 아무 조건 없이 이미 베풀어졌습니다. 그러나 은혜를 오해하면 성령을 오해하는 어떤 사람들처럼 자꾸만 부어달라, 더해달라, 하나님을 조르면서도 그것이 잘하는 일인 줄 착각하게 됩니다.
은혜를 풍성히 누리는 길은 단 하나, 은혜가 이미 족함을 진실로 아는 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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