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굽던 중에 문득 들었던 깨달음

조회 수 98 추천 수 0 2020.07.12 06:06:43

 

특별한 내용은 아니고 일상생활 중 하나님에 대해 묵상하게 된 제 경험담입니다.

 

어느날, 혼자 지내는 집에서 고기를 굽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습니다.

지글거리며 기름이 불판 위에서 타오르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날 따라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구약 시대 성전이나 성막이 떠올랐습니다.

번제단 위에서 하나님께서 흡족해하시는 번제를 태워드리는 장면 말입니다.

소나 양이나 염소의 내장 기름들을 모두 떼내어 불로 태워드리는 모습

( 사족으로 순간 제단 위의 제물을 생각한 순간 약간의 죄책감(?)은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 제가 굽고 있는 고기가 소고기가 아니라 돼지 목살이었기 때문입니다.

 소고기였다면 좀 더 불편함 없는 마음으로 묵상을 이어나갔을텐데 조금 아쉬움은 듭니다.)

 

그러다가 생각의 흐름은 여기에 도달했습니다.

하나님께 드려지는, 곧 제단에서 태워지는 부분은 '기름' 곧 '지방'이었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지방'을 달가워하지 않고 또 없애고자 부단히 노력합니다.

저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근육'을 선망하고 또 갖고자 부단히 노력합니다.

현실적인 여건때문에 운동에 전념할 여건이 안되는 사람들이라도

마음 속으로는 모두 지방보다는 근육을 달가워합니다.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심리입니다.

첫째 이유는 근육이 드러날때 더 겉으로 '보기에 좋아보이기' 때문이고

둘째 이유는 실용적으로도 육체적인 힘이 더 세지기 때문이며

셋째 이유는 근육량이 많을때, 지방량을 줄일때(과도한 경우를 제외하고) 건강해지기 때문입니다.

과도하게 위의 동기들에 매몰된다면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이 되겠지만

적절하게 추구한다면 지극히 건강한 선순환이 됩니다. 나쁠 것은 없습니다.

 

근육은 뇌의 의지에 의해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곧 자기 자신의 의지, 자기 자신의 힘, 자기 자신의 자격, 자기 자신의 노력을 상징합니다.

지방은 당장 겉보기에는 큰 쓸모가 없어보입니다.

무력함, 게으름, 쇠약해짐, 노쇠해짐, 짐덩어리로 연상되어지기 너무도 쉽습니다.

자신의 무력함과 자격없음을 상기시키게하는 연상의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요컨대 근육은 '강함'을, 지방은 '약함'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제단 위에서 근육을 기뻐받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기름을 태운 향기를 받으시며 그 향기를 흡족해하십니다.

지방은 스스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자격없는 내 모습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오로지 '불'이 태워줄때에만 에너지원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치 스스로의 자격으로는 도무지 하나님께 쓸모없되

성령께서 온전히 지배하실때 헌신으로 이어지는 우리처럼 말입니다.

 

성령께서는, 하나님께서는, 주님께서는

우리가 '약한 모습', '부족한 모습', '자격없는 모습'을 자각하고 심령이 가난해질때

그 가난한 마음을 변화시켜 불로 태워주십니다.

인간의 영은 모두 죽어있습니다. 죽은 제물처럼 말입니다.

죽은 생물의 근육은 무력하고 무가치합니다.

태울 에너지원도 얼마 없습니다.

인간이 스스로의 의를 내세워도 하나님 앞에서는 죽은 근육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나약한 모습, 곧 지방을 발견하고 그것을 성령의 불에 내어맡겨야합니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그 모습조차도 발견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우리를 대신해서 그 일을 하셨습니다.

그분은 하나님이시지만 '강함'이 아닌 '약함'을 통해서 승리하셨습니다.

십자가에서 그분은 '약한 존재'가 되어주셨습니다.

제단에서 타죽어 지방을 연소시킨 제물 그 자체가 되어주셨습니다.

우리도 그분이 계신 제단에 승차해야합니다.

그것은 값없이 올라탄다는 점에서 무임승차이기도 하지만

모든 것을 다 버려야한다는 점에서 비싼승차이기도 합니다.

 

 

이상 부족한 감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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