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11:21-23) 여호와의 손이 짧아졌느냐?

조회 수 1325 추천 수 113 2006.02.20 15: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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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가 가로되 나와 함께 있는 이 백성의 보행자가가 육십만 명이온데 주의 말씀이 일 개월간 고기를 주어 먹겠다 하시오니 그들을 위하여 양떼와 소떼를 잡은들 족하오며 바다의 모든 고기를 모은들 족하오리이까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여호와의 손이 짧아졌느냐 네가 이제 내 말이 네게 응하는 여부를 보리라”(민11:21-23)



신구약 성경에는 서로 평행이 되는 사건이나 말씀이 많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고기를 실컷  먹게 해주겠다고 약속하니까, 모세는 이 광야 땅에서 도대체 어떻게 고기를 구할 수 있습니까라고 의심하다 못해 하나님에게 따졌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산에 모여 예수님의 설교를 듣다가 어두워지자 주님이 제자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라고 하자, 그들은 날은 저물고 가게는 멀고 돈도 별로 없는데 어떻게 먹일 수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인물 중에 모세만큼 멋지고 위대해 보이는 자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도 한 연약한 인간에 불과합니다. 여러 번 인간의 연약하고 유한한 모습을 내보입니다. 말하자면 바로의 궁정에서 왕자로 자라 당시의 최고 학문을 섭렵하였던 지도자(따지고 보면 이스라엘의 왕)인 모세나 갈리리 시골의 무식한 어부나 하나님 앞에선 하나 다를 바 없이 어리석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의 상황에 대입하여 모세의 불평을 살피면 단순히 그를 탓할 수도 없습니다. 사방 천지를 둘러 보아도 척박한 광야 뿐인데 고기를 근 이백만 명에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달 간을 계속 먹이겠다니 도저히 계산이 안 됩니다. 사정은 주님의 열 두 제자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과 동고동락하며 수많은 은혜와 기적을 체험했습니다. 그야말로 주님을 직접 보고 듣고 만졌던 사람들도 그러할진대 단지 말씀과 기도로만 믿어야만 하는 우리는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래서 흔히들 주위 환경을 바라보지 말고 오직 믿음으로 주님의 약속의 말씀만 붙들어라고 권면합니다. 하나 틀린 것 없이 맞는 말이고 너무나 자주 듣는 말입니다. 그러나 사방이 막혀 있을 때에 하나님쪽으로 고개를 돌리기조차 힘든 데 그분의 약속의 말씀을 붙들기는 더 힘든 것이 우리모두의 솔직한 믿음의 현주소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경우를 당할 때에 모든 신자가 저지르는 치명적인 잘못이 하나 있습니다. 주위를 바라보아 도무지 대책이 서지 않으면 하나님만 보라는 것은 좋습니다. 모든 신자가 그렇게 합니다. 그러나 그분의 약속의 말씀을 붙들어야 하는 데서 큰 모순을 발견합니다. 우리가 붙드는 말씀은 전부 “하나님께 능치 못할 일이 없으니 이 일도 해결해 줄 수 있겠지” 정도입니다. 말하자면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그분의 속성에만 의존한다는 것입니다.

그럼 그 동안에는 그분이 전지전능하시다는 것을 모르거나 잊고 있다가 갑자기 깨달았기에 이제 그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는 것입니까? 그러다 해결이나 응답이 더디면 또 어떤 생각이 듭니까? “전능하신 분인데 왜 아직도 해결이 안 돼지? 뭔가 내가 잘못한 것이 있나? 바치는 정성과 열심이 모자라는가? 40일 작정 기도를 해 볼까? 기도원에 한 일주일 올라 갔다 올까?” 설령 기도원에서 간절히 기도했는데도 또 해결 안 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제 그 만큼 기도했으니 기다리는 수 밖에 없지 하고 인내를 가장한 체념으로 지새야 합니까?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신자들은 그분의 약속을 실제로 받은 것도 없이 기도합니다. 모세의 경우에는 “한달간 고기를 먹이겠다”, 열 두 제자는 ‘먹을 것을 너희가 주어라”는 아주 구체적인 약속의 말씀을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받았습니다. 하나님이 자기에게 직접 말씀하신 것을 자기 두 귀로 똑똑하게 들은 말씀을 붙들고 기도해야지, 단순히 그분은 전지전능하시니까 이정도 일은 반드시 해결해주실 있어라고 기도한다고 믿음이 좋은 것이 아닙니다.

모세나 열 두 제자와 우리를 비교할 때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그들은 구체적인 약속을 직접 받았지만 주위 여건에 비추어보니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 엄청난 약속이라 의심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어떤 구체적 약속도 없이 단지 여건이 너무 힘드니까 자기 일을 두고 그분이 전지전능하다는 일반적인 속성에만 의지합니다. 그리고 마치 그렇게 하는 것이 약속의 말씀을 붙든 양 착각하면서 절대 그분을 의심하면 안 되지 스스로 자기 최면(?)을 겁니다. 도대체 그분이 전지전능하다는 것조차 솔직히 잘 믿지 못하면서 어떻게 약속의 말씀을 붙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까? 이 차이를 이해할 수 있습니까?  

말하자면 한 번이라도 구체적인 약속의 말씀, 그것도 내 여건에 비추어 도저히 얼토당토 않는 엄청난 약속을 직접 받은 적이 있는냐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약속을 붙들고는 얼마든지 의심, 불만, 불평할 수 있습니다. 정말 하나님과 밤새 따져가며 씨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모세처럼 “여호와의 손이 짧아졌느냐 네가 이제 내 말이 네게 응하는 여부를 보리라”는 확실한 응답을 직접 들어야 합니다. 열 두 제자처럼 주님이 하늘을 향해 오병이어를 들고 축사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전지전능하시니까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그렇다는 것이 너무나 ABC이지 않습니까? 또 신자가 대적에 둘러싸여 죽게 되었을 때에 건져 주시는 것도 너무나 당연합니다.) 대신에 하나님이 신자에게 직접 주신 말씀이 있어서 그것을 당신의 때와 방법으로 이뤄나가기 때문에 응답되어지는 것입니다. 또 바로 그것이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기도한다는 참 뜻입니다.

덧붙일 것은 성경의 기록된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는 것은 너무나 좋습니다. 큰 능력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여전히 기록된 말씀은 일반적인 진리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구체적으로 주신 약속의 말씀이 반드시 따로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약속이 성경 말씀과 연결될 때에 비로소 그 기록된 말씀을 함께 붙들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요컨대 모든 신자가 하나님이 자신에게만 구체적으로 주신 말씀이 너무나 엄청나 불평이라도 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그저 인생살이의 일반적 환난만 붙들고 울고불고 하고 있다면, 그런 엄청난 소명을 받아 불평이라도 해 보고 싶다는 소원을 가지셔야 합니다. 모세나 열 두 제자는 믿음이 약하기라도 했지만, 우리는 아예 믿음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아야 합니다.  

2/20/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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