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24:19)믿음이 자라지 않는 이유

조회 수 1271 추천 수 93 2006.03.19 23: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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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수아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가 여호와를 능히 섬기지 못할 것은 그는 거룩하신 하나님이시오 질투하는 하나님이시니 너희 허물과 죄를 사하지 아니하실 것임이라.”(수24:19)



교회를 오래 다닌 신자들의 공통적인 과제가 하나 있습니다. “왜 내 믿음이 아직도 이 모양인가? 그 동안 그렇게도 많이 설교 듣고 성경 공부하고 기도도 간절히 했는데 오히려 예수를 처음 믿었던 때보다 더 못한 것 같아.” 그런데 이 불만은 좀 어폐가 있습니다. 설교, 성경, 기도에 열심을 내면 믿음은 자동으로 자랄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미국에서 오래 살면 자동으로 영어가 늘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과 같습니다.

여호수아가 가나안 정복 사업을 필하고 죽음을 눈 앞에 둔 시점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서 고별 설교를 했습니다. 그 설교의 말미에 여호와만 믿을 것을 촉구했고 그에 화답하여 이스라엘은 “여호와를 버리고 다른 신을 섬기는 일을 우리가 결단코 하지 아니 하오리니….그는 우리 하나님이심이니다”(수24:16-18)라고 결단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런 결단을 접했으면 여호수아는 당연히 “우리 모두 힘을 내어 잘 믿어보자”라고 격려해 주어야 할 텐데 오히려 그렇게 쉽게 믿지 못할 것이라고 부정적인 코멘트를 합니다. 이스라엘의 한껏 고조된 결단과 헌신에 찬물을 끼얹은 셈입니다. 부흥회나 전도 집회 마지막에 강사가 결신(決信)으로 초대해 놓고 “그런데 사실은 하나님 믿기는 너무 힘들 것입니다”라고 덧붙이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럼에도 여호수아가 구태여 그 말을 첨가한 이유는 신앙의 여정이 결코 순탄치만 않을 것이니까 다시 한번 더 각오를 단단히 하라는 뜻입니다. 앞으로 믿는 일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그 어려움으로 인해 믿음이 잘 자라지 않게 된다는 것과 같은 말이 됩니다. 그런데 성경은 흔히 말씀과 기도에 등한히 한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거룩하시고 질투하시는 분이라 신자의 허물과 죄를 사하지 않기 때문에 믿기 힘들 것이다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단순하게 신자가 하나님으로부터 가혹한 징계나 형벌을 받아 힘들 것이라 뜻이 아닙니다. 신자의 삶이 훈련이 고되고 별 것 아닌 일로도 기합을 받아 힘든 군대 같아서 즉 현실의 환난과 고통 때문에 믿음이 자라지 않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신자들이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잘 몰라 믿기 힘들 것이라고 합니다. 아주 간단 명료한 논리입니다. 믿으려는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면 믿기 힘들 것은 너무나 뻔한 이치입니다.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특성을 단 두 가지로 설명했고 또 신자의 잘못도 그 두 특성에 위배되는 두 가지만 예로 들었습니다. ‘거룩’은 죄를 범하는 것을, ‘질투’는 우상을 섬기는 것을 싫어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신자들더러 다른 것은 다 몰라도 당신이 극도로 저주하는 것 두 가지가 바로 우상과 죄라는 것만은 분명히 알아라는 것입니다. 본문에서의 ‘허물’은 인간의 인격적, 능력적 약점이 아니라 계명을 위반하는 것(Transgression)으로 하나님을 온전히 따르지 않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 외에 다른 것을 따르는 잘못(허물)은 하나님의 질투와, 죄를 짓는 것은 거룩과 관련되는 잘못입니다. 한 마디로 하나님이 극도로 저주하는 것 두 가지를 하지 않는 것이 바로 믿음 생활의 요체(要諦)라는 뜻입니다.  

이제 어떤 결론에 이릅니까? 믿음이 자라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하나님 외에 다른 것을 따르거나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믿음이 자라기 위해선 하나님 외에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고 죄를 짓지 않으면 됩니다. 그렇다면 아무리 해도 믿음이 자라지 않는 것은 이 둘 외에 다른 목적으로 신앙 생활을 했다는 뜻이 됩니다.

믿음이란 하나님 그분을 믿는 것이기에 먼저 그분이 어떤 분이신가,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가를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나아가 그분이 가장 원하는 바로 그것을  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연애란 상대가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 정확하게 알아 그대로 해 주는 것이지 않습니까? 마음 속으로만 상대를 아는 것은 아무리 잘 알아도 여전히 짝사랑일 뿐입니다. 또 사장이 자기 비서를 잘 알고 믿는다고 하면서 금고 열쇠를 맡기지 않으면 전혀 믿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여호수아는 약간은 부정적인 듯한 다짐을 한 후에 백성들이 그래도 잘 믿겠다고 하자 “너희가 여호와를 택하고 섬기리라 하였으니 스스로 증인이 되었느니라”(22절)고 지적했습니다. 하나님만 믿겠다고 헌신한 그것을 두고 맹세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능히 믿어지지 않는 이유들을 항상 스스로 잘 점검해보라는 것입니다. 믿음이 자라지 않은 듯한 의심과 불만이 생기면 그렇게 된 까닭을 교회 행사에 개근한 것, 말씀과 기도에 투자한 시간과 정성으로 따지지 말고 오직 그분에 대한 전적 의지와 자신의 성결 여부에 근본 원인이 있음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요컨대 믿음이 자라지 않는 이유는 하나님이 자신에게 큰 힘이 되는 것 같지 않아 다른 힘에 의존하고 또 자신의 성결보다는 자기를 둘러싼 여건이 윤택해지는 데에 관심을 더 쏟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만이 모든 것을 다 주관하시며 죄는 죽기보다 싫다고 확신하면 믿음은 반드시 자랍니다. 전적으로 하나님만 따르면 당연히 그분의 은혜를 더 풍성하게 맛 볼 수 있고 또 신자가 거룩해지면 그 권능은 더 완벽하게 드러날 것인데 믿음이 어찌 안 자랄 수 있겠습니까?

본문에서 능히 믿지 못할 것이라고 한 원어적인 뜻도 상대를 믿느냐 못 믿느냐의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승리하다, 견뎌내다, 오래 참다(prevail, overcome, endure)”의 의미입니다. 우리 모두 하나님은 잘 믿는데 오랜 기간 한결 같이 믿지 못해 때때로 실패하지 않습니까? 하나님을 믿는 믿음은 말씀과 기도를 통해 알게 모르게 이전보다 확실히 많이 자랍니다. 신자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끝까지 잘 이겨내는 믿음입니다.  

신자가 믿음 자체를 스스로 키우려 든다고 믿음이 자라는 것이 아닙니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오직 하나님 당신만 소망하고 자신을 묶고 있는 죄의 본성을 자꾸 죽여 나가기만 하면 하나님이 그 믿음을 성숙시키고 견고케 해 주십니다. 하나님이 가장 원하는 것(전적 헌신)을 하고 가장 싫어하는 것(죄와 우상에 빠지는 것)을 하지 않는데 하나님의 역사가 줄어들 리는 결코 없습니다. 믿음이란 하나님을 알아나가고 그 은혜를 맛보는 만큼만 자랍니다.

신자가 말씀보고 기도하는 것은 그분을 더 알기 위한 준비와 훈련입니다. 신자가 하나님 당신을 알고자 하는 소망 없이 또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헌신과 성결 외의 다른 목적을 갖고는 아무리 기도하고 말씀을 보아도 믿음이 자라지 않을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아니 어쩌면 신자라고 할 수조차 없는 것 아닙니까?

3/19/2006  


날마다순종

2020.09.28 16:54:13
*.14.99.253

여호수아의 고별설교가 바로 지금 오늘날의 우리 신자들에게도 동일하게 권면하고 있음을 절감하며 이에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이 어떤분이신지 그분이 무엇을 가장 싫어하시는지 신앙생활에 있어 너무나 본질적이며 중요한 이것을 망각하고 신앙을 이어가려는 어리석음을 종종 범합니다. 다시한번 일깨워 주시는 말씀에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드립니다. 성령님, 날마다 이를 잊지 않고 주님을 섬길 수 있도록 매일 깨쳐주옵소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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