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엠바고(Embargo)를 깨어라

조회 수 2462 추천 수 173 2005.05.27 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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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박사가 인체의 줄기 세포 복제에 성공했다는 뉴스에 대한 엠바고를 이번에도 한국의 몇 언론사가 어겨 국제적인 망신을 샀습니다. 원래 상선의 입출항이나 화물 적재 금지 명령을 뜻하는 무역 용어인 엠바고가 언론에선 보도 금지의 의미로 사용됩니다. 그러나 보도를 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해서 사적인 의견을 발표하는 Off-Record와는 달리, 엠바고는 기사로 보도해도 좋지만 뉴스 제공자가 원하는 일정 기간 동안만 보도를 자제하는 것을 말합니다.

언론 쪽의 전문가가 아니지만 이번 황박사 경우에 비추어 보건대, 아마도 세계적인 뉴스 감이라 한 회사만의 특종으로 처리하지 않고 동시에 모든 사람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었으며 나아가 기자 회견장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할 때의 극적인 효과를 더 높이려 한 것이 그 중요한 이유일 것입니다.

성경에도 이와 비슷한 엠바고가 두 건 있었습니다. 먼저 예수님이 문둥병자, 나면서 소경 된 자, 귀신 들린 자들을 치유해 주고는 그 사실을 비밀에 붙이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예수님을 “그리스도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한 제자들에게조차 경계하사 아무에게도 그것을 이르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마16:20-Messianic Secret) 예수님이 메시야로 이 땅에 온 것은 인간이라면 한 사람도 빠짐 없이 누구나 알아야 할 그야말로 전세계적인 특종 뉴스감(Good News)이었습니다. 그럼 예수님도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죽는 모습을 연출하여 그 뉴스의 극적인 효과를 최대한 높이려 엠바고를 건 것일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십자가에서 대속 죽음으로 구원의 사역을 완성 시킬 때가 아직 되지 않았기에 그 전에 사람들의 잘못된 기대와 흥분 된 반응으로 그 사역이 방해 받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그저 오병이어의 기적에만 흥분하여 그분을 왕으로 삼으려 했고, 로마의 압제를 물리쳐 주리라 기대하고 그렇게 열광적으로 환영했지만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십자가에 매달아라고 돌변했습니다. 제자들조차 골고다 언덕에선 스승에게 완전히 실망하여 뿔뿔이 흩어지긴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예수님은 유대인들이 엠바고를 깨고 메시야라고 소문 낼 것을 그리 염려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들 하나같이 엠바고를 파기하였고 그의 소문은 갈릴리, 데가볼리, 예루살렘, 유대와 요단 강 건너편에까지 이르렀으며 그래서 허다한 무리가 병을 고치고 가르침을 받으러 나왔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그 찾아 온 모든 사람을 단 한 번도 물리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틀림 없이 그들이 엠바고를 깨는 것보다는 오보(誤報)할 것을 더 염려하셨던 것입니다.

성경의 두 번째 엠바고는 베드로와 요한 같은 사도들에게 유대의 대제사장과 그 관원들이 건 것입니다. 사도들이 성전 미문에서 앉은뱅이를 고쳐 준 후에 “예수를 들어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는 도”를 전하자 말씀을 들은 사람 중에 믿는 남자의 수만도 약 오천이 되었습니다. 이를 시기한 유대종교 지도자들이 두 번씩이나 도무지 예수의 이름으로는 말하지도 말고 가르치지도 말라고 일종의 언론 통제를 시켰습니다. 그러나 사도들은 하나님 앞에서 사람보다 하나님을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며 그 요구를 일언지하에 거절했습니다.(행4,5장) 사도들은 그들의 비방과 핍박을 두려워하지 않고 엠바고를 깬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은 현실적인 형통이나 이적을 맛 본다고 결코 알 수 없습니다. 산상수훈의 가르침을 따라 선행을 실천해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자신이 죽을 수 밖에 없는 죄인임을 철저히 깨닫고 그분의 부활에 참예한 자만이 진심으로 믿을 수 있습니다. 또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므로 그 복음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 자만이 제대로 증거할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났고 오순절 성령으로 그들의 영혼이 거듭나 담대해진 사도들이야말로 엠바고를 깰 자격과 능력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엠바고를 건 유대 관원들에게 “우리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아니할 수 없다”라고 담대하게 선포했으며, 심지어 예수님의 “이름을 위하여 능욕 받는 일에 합당한 자로 여기심을 기뻐”하기까지 했습니다.      

주님이 당신의 제자들마저 엠바고에 포함시킨 이유는 당시로선 그들도 연약한 죄인이긴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나아가 당신의 약속대로 보내주신 성령으로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하고 또 담대하게 변화시켜 그야말로 특종 뉴스를 그들로 하여금 전 세상에 공표하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요컨대 예수님은 하나님 당신께서 이 땅에 내려 오셔서 모든 죄인을 대신해 죽으신 인류 역사상 단 한 번 있었던 엄청난 사건의 발표와 기사화를 제자들에게 맡기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이 이루신 십자가 보혈의 공로는 절대 Off-Record로 묶일 만큼 사사로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바울이 아그립바 왕 앞에서 변론할 때에 “이 일은 한편 구석에서 행한 것이 아니로소이다”(행26:26)라고 증거하였고, 또 대제사장 앞에서 주님은 “내가 드러내어 놓고 세상에 말하였노라 모든 유대인들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항상 가르쳤고 은밀히는 아무 것도 말하지 아니했다”(요18:20)고 답변했습니다. 빛이 세상에 왔기에 어둠의 세상이 그 빛을 가릴 수는 절대 없었습니다. 오히려 온 천하에 염병처럼 번져 나갈 만큼 그 은혜와 능력이 넘쳤습니다.

또 복음은 예수님이 Embargo로 묶는다고 묶일 성질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단지 표적만 찾으려는 유대인이나 지혜를 구하는 헬라인들에게 그 복음이 잘못 전해질까 3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만 뉴스 제공자인 당신께서 그 공포를 보류해 놓았던 것뿐입니다. 그 엠바고가 주님의 부활로 이제 완전히 풀렸습니다. 오순절 성령이 강림한 후로는 전세계에 입에서 입을 통해 각 출신 지역의 방언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도 십자가 복음에 관한한 모든 신자에게 엠바고는 없습니다. 오히려 초대교회 때 같이 천하의 염병처럼 번져져야 합니다. 염병이란 그 병의 보균자만이 옮길 수 있는 병입니다. 확실한 보균자라면 그 균 자체의 힘만으로 만나는 사람 누구에게나 자연히 옮겨집니다. 전도자의 자질이나 기법에 딸린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복음의 성격과 성령의 능력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어둠은 절대 빛을 가릴 수 없습니다. 빛이 싫어 더 깊은 어두움 속으로 스스로 숨어 들어가지 않는 한 말입니다.  

신자는 세상 사람이 알지도 들어 보지도 못한 특종 뉴스를 이미 소상히 다 알고 있는 자입니다. 지금 당신이 접한 뉴스는 엠바고에 걸려 있습니까? 풀려 있습니까? 전도에 열심을 내느냐 안 내느냐는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표적과 형통을 얻으려 예수를 찾거나 도덕적 계명과 철학적 사상을 추구해 교회에 출석하는 것은 아닙니까? 정말 예수님을 당신이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진 바 된 것들이 있습니까? 그분과 함께 십자가에 죽으시고 새로운 피조물로 다시 일어났습니까? 성령님이 내주하여 예수님만이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요 진리요 생명임을 확신합니까? 그래서 그분의 이름을 위해 능욕 받음에 합당한 자로 여겨지는 것을 기뻐하십니까?

아니면 혹시 사람의 말을 듣고 눈치를 보느라 예수님이 이천년 전에 벌써 풀어 놓은 엠바고를 아직도 스스로 자신에게 걸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우리는 구원 얻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 이 사람에게는 사망으로 좇아 사망에 이르는 냄새요 저 사람에게는 생명으로 좇아 생명에 이르는 냄새라 누가 이것을 감당하리요”(고후2:15,16)

5/27/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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