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주는 조물주와 더 큰 싸움을 해야 한다.

조회 수 1521 추천 수 165 2005.08.17 02: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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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공립학교의 생물시간에 인간 기원에 관해 진화론과 함께 창조론도 가르쳐야 할 것인가로 시끄럽다. 지난 주(8/15) 타임지가 표지 기사로 다루고 부시 대통령도 한 마디 거들만큼 전국적인 논쟁거리가 되고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캔사스주 교육위원회가 창조론도 함께 가르칠 것을 잠정적으로 의결했다. 비록 그런 주가 아직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밖에 안 되지만 미국사회의 보수 회귀에 편승하여 차츰 늘어날 것 같다.  

그렇다면 이것이 크리스찬인 부시 대통령의 지원 사격 아래 이뤄진 창조론의 진화론에 대한 승리인가? 일부 그런 측면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신자들이 좋아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제 2의 논쟁, 더 어렵고도 까다로운 논쟁을 대비하고 더욱 기도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부시는 대통령이란 직책에 비해선 파격적이긴 하지만 사실은 중립적인 발언을 했을 뿐이다. 그는 지난 주 한 텍사스 신문의 질문을 받고 “사람들이 무엇이 논쟁거리인지 알도록 두 이론이 다 적절하게 가르쳐져야 한다. 교육이 가진 기능 중의 하나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양한 이론을 접하게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아주 원론적인 의견만 제시했다.

나아가 부시가 학교에서 가르쳐져야 한다고 말했고 실제 캔사스 주에서 채택한 진화론에 상대되는 이론은 엄격하게 말해 창조론이 아니다. 말하자면 현재의 논쟁은 창조와 진화가 아니라, 자연이 스스로 개선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자연적선택론(Natural Selection)’과 생물은 지적인 동인(動因-cause)이나 매개체(agent)에 의해 설계되어졌다는 ‘지적설계론(Intelligent Design)’ 사이에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둘을 단지 용어만 다르지 진화와 창조를 나타낸다고 순진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 자연적선택론은 우연에만 의존하는 진화가 어떻게 더 개선되는 한쪽 방향으로만 갈 수 있느냐는 공격을 피하기 위해 자연 안에 스스로 발전될 성향이 이미 내포되어져 있었다는 교묘한 변명이다. 반면에 지적 설계론은 모든 생명의 배경을 지적 설계자(Designer) 보다 지적인 동인으로만 해석되어 자칫 진화론자가 주장하는 자연 안에 이미 내포된 개선될 성향과 정확하게 구분되지 않고 혼동될 소지마저 있다.

어쨌든 백 보 양보하여 지적설계자를 가르친다고 해도 이는 조물주(造物主)에 불과하지 성경에서 말하는 창조주(創造主) 하나님은 아니다. 아무리 완고한 불신자라도 그랜드 케년이나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 서면 “뭔가 조물주는 있는 것 같아! 이렇게 웅장하고 경이로운 비경이 절로 생겼을 리는 없어”라고 순간적으로 잠시 경건한 생각에 잠긴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며 신앙과 연결되지 않는다. 자신의 삶에 조물주가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말하자면 태초에 어떤 지적설계자가 우주를 만들고 자연 속에 지적인 운행 법칙(진화에서 말하는 자연적 선택도 이에 속할 수 있음)을 내포 시켜 놓고는 손을 놓고 있는 신(神)이 조물주다.

기독교에서 믿는 창조주는 다르다. 전지전능하고 인격적인 절대자가 객관적으로 실재(實在)하여  우주만물을 창조했고 또 태초부터 영원까지 그 피조 세계 안에 개입하셔서 역사를 직접 주관하신다. 죄와 사단과 사망의 권세에 묶여 있는 인류를 구원하러 이땅에 오셔서 십자가에 죽으셨다. 그분의 구원 사역을 믿고 겸허하게 당신의 은혜 아래 들어 간 자기 백성들과 언제든 인격적인 교제가 가능하며 또 당신의 뜻과 계획 가운데로 인도하고 보호하신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절대로 자기가 만든 세계와 격리되어 인간과 아무 관계가 없는 신이 아니다. 인간이 슬퍼할 때  함께 슬퍼하며 기뻐할 때 같이 기뻐하는 우리 아버지다. 그리고 우리는 그분의 거룩한 뜻대로 이 땅에서 살아야 할 진정한 인생의 목적과 의미를 가진다. 정말 평생토록 그분을 영화롭게 하며 즐거워해야 하며 또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혹시라도 지적 설계자라도 가르치게 되었으니까 하나님에 대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거나 최소한 하나님에게로 가는 중간 단계는 구축한 것 아닌가 하며 너무 흥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양 진영에서 하나님 대신 조물주를 가르친 것으로 서로 타협할 수 있는 위험성에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말하자면 진화론자들로선 어차피 진화의 맹점이 자꾸 드러나는 판국에 지적설계론으로 그치게 한 것이 다행이라고 내심 미소를 머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대신에 기독교계는 이번 지적설계론을 채택토록 하는데 가표를 던진 캔사스주 교육위원 Connie Morris가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한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대통령의 지원은 고맙지만 나는 지적설계를 가르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견지에서 진화론을 비판하는 이론을 가르치는 데까지 나아가도록 할 작정이다.” 그는 “나는 개인적으로는 (성경)창세기에 기술된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다. 그러나 과학적 기준들을 결정해야 할 정책 입안자로서 전문가의 연구 보고서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설계를 현실적 대안으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고  자기 속마음을 내보였다.      
  
보수 우익 종교계를 대변하는 펜실베니아주 상원의원 Rick Santorum도 “정작 우리가 가르쳐야 할 것은 진화론의 문제점과 허구성이다. 지적설계는 진화론과 함께 가르쳐져야 할 과학적 이론의 단계에 도달한 것이 아니다”라고 같은 타임지 기사에서 언급했다. 지적설계론이 창조에 못 미치며 진화론 비판에 결정적 역할을 못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진화론자들의 숨겨진 의도는 하나님(the God – the Creator)이라는 명칭조차 학생들에게 전해지는 것을 어떻게 하든 막고자 하는 것이다. 진화가 과학적, 이성적 논거가 너무나 부족한데도 끝까지 고집하는 것은 사실은 그들도 그것을 신앙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진화가 맞다는 믿음이 아니다. 하나님이 없다는 믿음이다. 그런데 사실은 하나님이 없다는 믿음도 아니다. 하나님이 없다는 것을 악착같이 믿고 싶다는 믿음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이 의도적 혹은 의식적이었든 아니었든 지적설계자가 마치 하나님을 대신할 수 있는 큰 선물이라도 되는 양 창조론자들에게 던져 준 셈이다. 그들 배후에 감쪽 같이 숨겨진 사단의 음흉한 흉계에 놀아나선 안 된다.

기실 사단이 준 선물은 기독교계를 향한 것이 아니다. 현상태에서 기독교계가 지적설계론의 채택에 만족한다면 범신론, 자연신론, 이신론 등을 포함해 온갖 이단 종교들에게 활개칠 기회를 활짝 열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인간과 아무 관계 없고 그래서 역사에 전혀 간섭하지 않는 신은 거의 모든 종교들이 다 가르친다. 여전히 인간이 이 땅에서 주인이며 인간의 마음 먹기에 따라 역사를 주관하고 세상을 주무를 수 있는 셈이다.

기독교인들은세상은 인류 역사 이래로 계속해서 신본주의와 인본주의 둘 중 어디를 따를 것인가라는 가장 핵심적인 영적 전투 아래 있다는 것을 한 시도 잊어선 안 된다. 또 지금부터 정말 더 크고도 본격적인 싸움이 남아 있다. 창조주가 조물주를 싸워 이겨야 한다. 이야말로 훨씬 더 어렵고도 까다로운 싸움이 될 것이다.

지적 설계론을 가르치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지적 설계자를 설계한 자는 또 누구냐?”라고 조롱할 것이다. 그러다 창조주를 이야기하면 “하나님은 지적 설계자를 설계한 자라는 뜻이 아니냐? 결국 지적 설계자와 같은 말 아니냐?”라고 되 물을지 모른다. 나아가 미국헌법의 the First Amendment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정치와 종교를 분리해야 한다며 사사건건 소송을 걸 것이다.

다른 한편 그들은 틀림없이 “조물주가 바로 창조주이자 하나님이지 않느냐? 조물주를 인정해 준 마당에 또 다른 하나님이 뭐 필요한가?”라고 반발할 것이다. 혹은 “우리 다 같이 조물주에게서 난 한 백성이니 모든 종교가 하나 되어 서로 관용합시다”라고 허울 좋은 구호를 내 걸 수도 있을 것이다. 성경의 하나님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고 자기들의 죄 때문에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님도 죽어도 믿지 않겠다는 뜻이다. 만약 조물주 대신에 창조주를 인정하면 자기들 생각과 기분 내키는 대로 하지 못하고 그분의 뜻대로 살아야 하니까 말이다.  

이제 이 싸움을 이기는 길은 오직 하나다. 헌법이든, 투표든, 각주별 교육위원회를 주관하든, 허용된 법적 수단을 모두 동원해 수업시간에 진화론을 폐지하고 창조론으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문화적, 정치적, 종교적 대처는 계속해서 문화적, 정치적, 종교적 상처와 분쟁만 만들어 낼  뿐이다. 사람들 눈에 안 보이는 영이신 하나님을 우리를 통해 저들 눈에 확실히 보이도록 해 주어야 한다.

신자는 성경 말씀 그대로 거룩하게 살아야 한다. 물질과 죄악과 사단의 세력에게 절대로 무릎 꿇지 않고 오히려 그것들에게 십자가의 권능으로 대적하여 승리하며, 예수님의 사랑으로 불쌍한 이웃을 도우며 상처 받은 자를 감싸며 죄인을 용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나아가 하나님을 뜻과 힘과 목숨을 다하여 사랑하여야 하며, 어떤 현실적 제약과 환난이 닥치더라도 하나님의 은총을 소망하며 세상이 주는 것과는 다른 평강과 기쁨과 자유함으로 충만해져야 한다. 그리하여 이 땅에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고 당신의 왕국이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통해 하나씩 실현되며 확장되어져야 한다.

이길 외에 창조주가 조물주를 이길 수 있는 길이 과연 있겠는가? 그렇다면 벌써 세상은 아름답게 바뀌었고 더 이상 이런 논쟁도 필요 없었을 것 아닌가? 다른 말로 바꾸면 신자들은 도대체 지금까지 신자처럼 살지 않고 어떻게 살았다는 말인가?    

8/16/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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