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제라도 드려야 할 미국

조회 수 1630 추천 수 233 2007.10.24 22: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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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제라도 드려야 할 미국


남가주 일원의 산불이 오늘은 더 기승을 부리며 번지고 있다. 도저히 비가 내릴 기미조차 없다. 소방책임자도 더 이상 취할 수단이 없고 오직 자연의 손을 기다릴 뿐이라고 실토했다. 비가 오지 않더라도 바람이라도 약해지고 습도라도 오르면 좀 나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런가하면 남부와 서부 곳곳에선 몇 년째 지속되는 극심한 가뭄으로 물이 부족해 아우성이다. 테네시 주의 한 마을은 드디어 하루 세 시간 씩만 제한 급수를 시작했다. 조지아 주는 사용가능한 물 재고량이 겨우 수십일 분뿐이라 결국 잔디에 물을 주는 스프링클러 사용을 금지시켰고 혹시 위반하는지 경찰(Water Police)이 순찰을 돌고 있다. 이번 산불 피해를 심하게 당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시는 식당에서 손님이 요구하지 않는 한 물을 주지 못하도록 조례를 통과시켰을 정도다.  

산불이나 가뭄이나 정말 하늘을 쳐다보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게 되었다. 세계에서 경제 하부구조(infrastructure)가 가장 잘 정비되어 있고 과학이 가장 발달한 미국이 고대인들처럼 하늘을 향해 기우제라도 드려야 할 것 같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 웃으실 일이다.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하나님이 이미 허락한 자연을 다스리는 범위를 넘어설 수 없는데도 인간은 너무 교만했고 욕심을 부렸다. 자연이 언제나 인간의 요구에 무제한으로 응할 줄 알고 경시했다. 이제 그 죄 값을 톡톡히 되돌려 받아야 할 때가 되었나보다.

미국에는 이와 비근한 일이 또 있다. 개인의 인권과 자유가 세계에서 가장 잘 보장되어 있는데도 이상하게도 정신과 치료를 받을 환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다. 교회마저 심리적 치유에 사역의 대부분을 집중해야 할 판이다. 또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다. 돈이 흘러넘치는데도 성공지향적인 신학과 긍정주의신학이 가장 발달한 곳이 미국이다.  

결국 과학과 하부구조가 가장 발달했는데도 하염없이 메마른 하늘만 바라봐야 하고, 인권과 자유가 가장 잘 보장되는데도 인간끼리 주고받는 상처는 가장 심하며, 가장 잘 사는데도 아직도 돈이 모자란다고 아우성인 셈이다. 인간이 아무리 날고 기어봐야, 아니 그럴수록 만들어내는 것은 쓰레기뿐이라는 뜻이다.  

정말로 각계 대표들이 백악관의 뜰에 모여 기우제를 드리는 모습을 보는 것이 멀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전에 인간 세계에선 최고라고 자부하는 미국마저 어쩔 수 없이 하늘만 쳐다보게 만들었다면, 오히려 이런 재앙 가운데도 당신께로 돌아오라는 하나님의 참 은총이 숨겨져 있음을 눈치라도 채어야 할 텐데...  그저 가슴만 답답할 뿐이다.

10/24/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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