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사정을 가진 신자로서 참고가 될까싶어 댓글을 답니다.
저 역시도 아버지께서 아프십니다. 저의 아버지는 불신자시며 지금 아프신 부위가 뇌이고 또 발병 후 치매도 함께 와서 기억이 온전치 못한 상태입니다. 아버지를 위해 하는 기도는 오직 하나, 아버지가 회개하고 예수님 믿고 남은 여생을 하나님의 자녀로서 오직 주님만 믿고 의지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입니다. 하루중 비교적 정신이 온전할때면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치매때문에 이 복음이 늘 새롭게 들리는 아버지입니다. 구원은 오직 하나님께 달려있으니 저는 단지 아버지에 대한 그분의 선하신 긍휼만을 소망할 뿐입니다.
아버지의 투병으로 인해 하나님께서 저에게 또 가족에게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나 풍성합니다. 정말 글로는 다 설명하지 못합니다. 간략히 중요한 것들을 꼽자면 우선 가족 구성원이 저를 제외하곤 모두가 불신자 가정이었는데 이번일을 통해 가족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답게 신앙이 성장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신자와 불신자의 입장외에도 저와 아버지는 너무나 다른 사고방식으로 많은 부분에서 부딪히곤 했으며 이에 부자관계 또한 그처럼 좋지 못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소시적엔 어땠는지 기억나지 않치만 이제는 아버지한테 사랑한다고 말도 했습니다^^; 아버지도 화답으로 사랑한다고 말해 주셨습니다^o^ 별거 아닌거 같지만 이게 전같으면 저희 부자관계에서는 정말 상상도 못할 기적같은 일입니다. 그리고 비록 아버지가 발병하기 이전에도 주위의 불신자와 이웃을 위해 같은 기도제목들로 기도는 해왔으나 이번 계기로 주님께서 더 긍휼한 마음을 심어주셔서 전보다 더 세밀하게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신앙생활이 이어질수록 절감하는 것이 나는 정말 주님의 사랑을 받을 자격은 커녕 오히려 심판받아 마땅한데도 주님을 믿게 해주신 한량없는 긍휼에 감사 또 감사뿐입니다. 신앙생활속에서 거룩히 변화되어 장성한 믿음의 분량에 이르기까지 주님 닮아가기를 간절히 소망하지만 되려 날마다 내안에 있는 온갖 악함만을 재확인하는 나날의 연속입니다. 그럴때면 이런 나를 죽이고 주님 말씀으로 대신 채우며 오직 주님의 십자가 긍휼만을 소망합니다. 허나 아직도 너무나 부족하고 제대로 못하는 아니 어쩌면 평생이 그러할 구제불능 같을지라도 나를 향한 한없는 긍휼로 손내미시는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가 있기에 그 변함이 없으신 하나님의 사랑에 영원토록 감사와 찬양드립니다.
자기부인과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쫒으면 자연히 절로 그렇게 되겠지만, 정말 나를 부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웃에 복을 전달하는 통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죄악으로 점철되고 거기다 어리석기까지 한 보잘 것 없는 이러한 저를 예수님을 믿게 해주시고 또 이세상의 삶을 허락해주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자녀가 되는 것이 가장 가치있고 보람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쓰고보니 무슨 신앙고백처럼 되었네요;;
이 문제는 굳이 영적으로 따져볼 문제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을 아무도 미리부터 모릅니다. 그런데 기도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이적적으로 간섭해줄 수 있는 기회가 아예 없는 반면에 기도를 계속하면 그래도 하나님의 은총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생깁니다. 아직 발생하지도 않았고 어떻게 될 지도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을 미리부터 염려만 하면 아무 쓸데없는 불안만 자꾸 더 늘어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