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적 지식도 별로 없고 그렇게 뛰어난 신자도 아니지만 천주교에 노출된 적도 있고 진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진지하게 고민도 하고 알아보기도 해보았습니다.(꽤 길지도 모릅니다)

목사님 설교가 올라왔기에 생각이 나서 써봅니다.

 

마리아를 숭배한다든지 공로주의라든지 하는 비난은 그렇게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2000년을 이어온 조직으로서 그 나름의 개념과 논리가 있습니다. 없었다면 존속될 수 없었을 것이고 존속되기 위해서 스스로 논리를 개발한 적도 있습니다.

마리아나 다른 성인에 대해서는 '전구'라고 하는 개념이 있어, 살아있는 사람에게 기도를 부탁하듯이 죽은 성도들에게도 기도를 부탁할 수 있다, 죽은 성도나 살아있는 성도나 한 교회의 일부분이다 하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으며, 이 사고방식은 로마 시대에 순교자들을 기리면서 시작된 것입니다.

또한 가톨릭도 사람의 노력으로만 구원받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으로 사람이 노력할 수 있게 된다, 라는 논리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성경을 믿기는 하나 성경이 정립되기 전부터 가톨릭 교회 안의 사도들과 교부들이 정경 목록이 성립되기 전에 먼저 있었고 성경이상의 내용을 가르쳤기에 모두 담겨있지만은 않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중세를 거치면서 생겨난 많은 개념들을 끌어안고서 합리화하며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참된 신자가 아니라 합니다.

 

1. 연옥 교리, 마리아의 무염시태, 몽소승천, 교황무류성 같은 교리들은 중세 이후에 선언되었습니다.

초기부터 전해내려왔다고 주장하나 많은 신학자들에 의해서 논란이 많았던 것을 인기가 많은 교리라고 하여 후에 밀어붙인 면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믿지 않으면 파문이라 합니다. 교회의 신자들이 믿는 것을 곧 하나님의 말씀으로 둔갑시켜 놓고 교회가 틀릴리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머리와 몸의 순서가 뒤바뀐 셈입니다. 연옥이나 마리아의 무염시태 같은 교리는 베드로와 바울은 몰랐을 것입니다. 베드로도 바울도 몰랐던 교리를 현대 천주교인들이 안다고 주장하는 것은 교회의 이름으로 주제넘는 권한을 행사하려는 것이겠지요.

 

2. 성사를 받아야 죄를 용서받는다고 주장합니다. 대죄를 지으면 세례를 받았음에도 지옥에 떨어질 상태가 되는데, 고해성사를 받아야 다시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회개하여 예수님을 믿으면 설령 오늘 잘못을 하더라도 근본적으로는 하나님 백성이 되는 것인데, 만약 집에서 나오는 길에 죄를 저지르고 우연한 사고로 죽어 고해성사를 보지 못했다고 지옥행이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오늘날 같은 개념의 고해성사도 초대교회에는 없었습니다. 당시의 고해란 간음이나 배교같이 큰 죄를 저지른 자들이 교회 앞에서 드러내 놓고 참회하는 것이었지 죄 하나하나를 비밀스럽게 사제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3. 교황의 수위권도 오래된 제도이기는 하나 초대교회 시절에는 불분명했습니다. 베드로가 로마에서 순교했는지도 100퍼센트 확실하지 않을 뿐더러, 레오 1세 교황 시기에 수위권이 확립될 무렵 사이의 교황들의 존재가 불분명한 부분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그리스도의 대리자' 같은 호칭들은 후대에 붙여진 것이지요.

 

4. 성찬식이 제사라는 개념과 화체설은 예수님 시대에는 없었고 성경적으로도 오류가 있습니다. 미사를 드릴때마다 예수님을 다시 제사지낸다고 하는 것은 이교적, 혹은 중세적 사고방식입니다. 성찬식을 제정하던 때에는 아직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 전인데 어떻게 그 떡과 포도주가 진짜 예수님의 살과 피일 수 있겠습니까? '기념하라'는 말도 그렇고요. 다시 제사를 지낼 필요가 없다고 하였으며 모든 신자가 제사장이 되어 율법의 제사장이 필요가 없어졌는데 다시 사제제도를 제사장제도로 만든 것도 비성경적입니다. 천주교에서는 사제를 사도의 후예로 보면서도 제사장으로 생각하는데, 초대교회시절에도 사도를 제사장으로 여기지 않았고 오직 주교만 성찬식을 거행한 것도 아닙니다.

 

5. 동정녀 마리아를 강조할뿐 아니라 사제의 결혼을 막는 것도 비성경적입니다. 저는 독신 목사가 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사도 바울이 말했듯이 독신이 신앙에 결혼보다 더 유익한 면도 있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결혼 안의 성을 더러운 것으로 만들지 않으셨습니다.

순교자의 시대 이후 그리스로마 철학의 영향을 받았고 동정을 순교처럼 높이 여기는 풍조가 있어 결혼을 해서도 성관계를 하면 더럽혀지는 것인데 어찌 마리아가 더럽혀졌겠느냐는 생각에서 동정녀 이론이 합리화되는 것입니다. 그 생각이 없었더라면 예수님의 형제들이라든지 맏아들 예수를 낳기전까지 동침하지 않았다든지 하는 말씀들이 다른 식으로 억지해석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하늘이 정하고 스스로도 감당할 수 있는 자라야 고자로 지내는 것인데 억지로 하게 하니 사제 성추행 같은 부작용들도 일어나는 것이겠지요. 결혼이 죄가 아니라면 사제가 결혼하는 것도 죄가 아닐텐데 사람의 생각으로 죄로 만들었습니다.

 

6. 죄를 용서받으나 잠벌이 남아있다는 개념도 비이성적, 비성경적입니다. 죄를 용서받는다는 것은 벌도 용서받는 것입니다. 흔히 돈을 훔치고 죄를 용서받아도 돈을 갚아야 하는 것처럼 잠벌이 있어 연옥에 가야한다고 하는데, 돈을 갚는 것은 회개에 포함되는 것이지 벌에 포함되는 것이 아닙니다. 남의 돈을 훔쳐놓고 갚지 않고 말로만 회개한다고 떠드는 것은 진정한 회개가 아니기에 갚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과 별개로 죄를 용서받았다면 벌도 없는 것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죄의 삯이 사망으로 지옥으로 가는 것이고 죄를 용서받았으므로 지옥에서 받는 벌을 면제받은 것인데 소죄는 지옥으로 가지 않고 연옥에서 참회할수 있다는 것은 중세적 사고방식의 합리화 논리에 불과합니다. 그토록 많은 죄를 지은 강도는 예수님께서 왜 바로 그날 저녁 낙원에 들어간다고 하셨을까요? 강도가 지은 죄의 값은 갚지도 못하고 바로 죽었는데 말입니다. 사제가 아니라 예수님이 용서해줬기 때문에 잠벌까지 한꺼번에 없어진거라면, 사제에게 예수님께 받은 사죄권이 있다는 말부터가 어불성설이 될것입니다.

 

그 이상의 여러가지 이야기들도 들 수 있지만 너무 길어지는 것같아 이만 줄이겠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가톨릭이 원조, 개신교가 갈라져 나온 서자 같아 보일지라도 2000년간 너무 많은 양념을 원래 복음에 치면서 가톨릭이 원조에서 되려 멀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것입니다.


master

2022.06.15 05: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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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님 너무나 귀한 의견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홈피를 운영하는 입장에선 다른 교파에 대해선 논쟁할 필요가 없기에 구체적인 설명은 가능한 금하고 있고 성경이 말하는 십자가 복음의 진리만 전하려는 것이 제 방침입니다. 많은 회원님과 방문자님들이 가톨릭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상세하게 대신 설명해주셔서 다시 감사 드립니다. ^0^

유자

2022.06.15 19: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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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가톨릭의 교리에 대해 잘 모르면서

개신교는 맹목적으로 믿는데다 짝퉁이라고 생각하고

가톨릭이 정통적인데다 점잖은 교회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종교개혁시절에 아무 이유 없이 개혁을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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