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사님 평안하신가요?
제목 그대로 성경을 비판적으로 읽어도 되는 지 궁금합니다.
예수님이나 하나님이 직접 말씀하신 부분은 100% 믿고 들어가야 하는,
내가 감히 가타부타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인정하지만,
바울이, 솔로몬이, 다윗이, 다른 인간들이 말했던 것들은
그것들은 좀 비판적으로 읽어도 되지 않나요?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쓰여졌고,
한 절 한 절이 모두 세상 값진 것이지만,
하나님이 우리가 그 모두를 읽고 끄덕이며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라고 하신 것 같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바울의 편지인 고린도전서 7장에는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고전7:10] 결혼한 자들에게 내가 명하노니 (명하는 자는 내가 아니요 주시라) 여자는 남편에게서 갈라서지 말고
[고전7:12] 그 나머지 사람들에게 내가 말하노니 (이는 주의 명령이 아니라) 만일 어떤 형제에게 믿지 아니하는 아내가 있어 남편과 함께 살기를 좋아하거든 그를 버리지 말며
하나님의 명령인 부분과 바울 자신의 생각인 부분을 분리하여 명시했습니다.
물론 위의 예에 있어서는 바울의 의견에 저도 동의를 합니다.
바울이 정말 끝까지 복음을 위해 싸운 내가 감히 따라잡지 못 할 대단한 사람이지만
그도 인간이고 우리도 바울과 같은 성령님을 받았을진데,
우리가 종종 넘어지고 잘못된 생각을 하듯, 바울도 잘못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그의 글을 읽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바울은 이러이러한 생각을 가졌다. 혹시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와는 어떤 면에서 다른가? 내 마음을 너는 알겠니?"
물어보시는 것일 수도 있다 생각을 합니다.
또 다른 예로,
에스더서는 그냥 어디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설명문과도 같습니다.
'그 옛날 크세르크세스 시대에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이 설명문을 보고 읽은 우리로 하여금 생각이란 걸 하길 원하신다 저는 느낍니다.
누군가는 이런 감동으로, 누군가는 저런 감동으로,
누군가는 이런 기쁨으로, 누군가는 저런 슬픔으로
각자 상황과 생각에 맞게 받아들일 무언가가 있다 생각합니다.
저는 지혜의 서 잠언을 읽을 때에도
저도 물론 대체로 아멘 하지만
중간중간 이 말은 솔로몬이 틀리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읽습니다.
솔로몬이 아무리 지혜있다 한들 완벽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하나님께
"하나님 솔로몬의 이 말은 솔직히 말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하고 반문하는 기도도 합니다.
물론 답은 없으셨지만요.
저는 하나님이 많은 성경 인물들의 틀리거나 열린 부분을 성경에 그대로 두시고는
"성경에 이러이러하게 쓰여 있단다. 하지만 틀리거나 열린 부분도 있어.
한 번 찾아볼래? 평생 안 풀릴 수도 있지만. 내 마음을 알겠니?"
하고 물어오시는 것일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목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감사합니다.
많은 이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실 것입니다. 우선 아셔야 할 것은 기독교 신앙은 성경을 절대적 진리로 믿는 것입니다. 믿음의 내용은 예수님과 그 십자가 대속의 구원의 은혜인데 초대교회 이후로는 오직 성경으로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해 기독교 신앙은 일차적으로 철학적 도덕적 종교적으로 옳고 그름을 따져서 그대로 따르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직 성령으로 거듭나서 말씀과 기도로 예수님을 더욱 깊이 알아가며 주님이 이 땅에서 살았던 그 삶을 따라서 실제로 살아가는 삶이 믿음입니다.
성경이 성경을 두고 어떻게 말하는지 아셔야 합니다. 딤후 3:15-17을 꼭 다시 읽어보십시오. 요컨대 성경은 예수님을 믿어 구원 얻고 그분을 따라가는 참 생명의 삶을 살도록 하는 책이며 그런 점에선 전혀 하자가 없으며 성경 외에는 그럴 수 있는 길도 없습니다. 성경에 대한 기본관점부터 바꿔야만 성경을 읽는 자세도 달라집니다.
물론 성경에는 언뜻 이해가 안 되는 진술도 많고, 무엇보다 시간과 공간적으로 현대와 너무 떨어져 있어서 잘 모르는 내용들이 그런 진술들의 배경에 많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의 원저자가 당시의 청자에게 알려주고자 했던 원래 의미부터 찾아내어야만 올바른 성경독법이 됩니다.
그래서 성경을 비판적으로 읽는 것과 분석적으로 읽는 것은 구별하셔야 합니다. 잘못이나 오류가 있을 것을 전제로 해서 혹은 그렇지 않나 여기고 그런 것들을 찾아내겠다면 아주 큰 잘못입니다. 엄밀히 말해서 온전한 기독교 신앙이 아닙니다. 반면에 성경에 이해하기 어려운 진술도 반드시 그렇게 저작되었어야만 하는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이므로 그것을 열심히 연구해서 찾고자 하는 자세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제가 이 홈피에서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일반 신자도 성경해석학부터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 것입니다. 형제님도 아래 책부터(쉽고도 간결한 책이라 추천하며 그 외에 더 전문적인 책들도 있음) 꼭 구입해서 공부해보시기 바랍니다.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책별로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고든 D. 피, 더글라스 스튜어트 공저 성서유니온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