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번 유전공학 관련 질문을 하다가 예전에 들었던 생각과 의문, 그리고 뭔가 모를 찝찝함에 글을 올려봅니다

 

2005년 경 지금은 사기꾼으로 판명난 황우석의 줄기세포 복제로 인해 대한민국이 뜨거웠죠. 그 바탕으로 당시 세계적으로 크게 열풍도 없던 복제인간의 인권탈출운동을 다룬 '아일랜드'라는 영화가 유독 한국에서는 히트쳤던걸로 기억합니다. 저 역시 중학교 3학년 이라는 어린 나이에 극장에서 관람하였습니다 (제가 영화관을 거의 안가던 시기라서 기억이 더 뚜렷했을수도 있어요)

 

당시의 저는 반기독교인적인 성향이 아주 강했으며 길가메시 서사시를 근거로 성경의 신화 모티브는 중동신화를 모방한 것이라 믿고있었습니다.

 

이 당시 아일랜드 라는 이 영화는 제게 반기독교적인 인식을 심는데 쇄기 역할을 하였습니다. 줄거리를 조금 이야기하자면, 주인공부터가 복제인간인데, 그들의 수용소는 전세계의 권력가나 부호들이 자신들의 몸에 이상이 있을 때 복제인간의 장기를 추출해서 사용하기위해 그런 복제인간들이 수용된 곳입니다. 물론 그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고요. 주인공은 유달리 수용소에 의문을 품다가 탈출해서 본래의 몸주인도 만났고 그 과정에서 몸싸움으로 인해 본래 몸주도 죽게됩니다

 

 

결론은 복제인간들의 해방이라는 해피엔딩인데, 극 마지막 부분에서 초기부터 주인공의 비범한 특색을 보고 관리해온 '박사'과 몸싸움 도중의 대화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주인공의 목을 조르며

 

"내가 널 만들었으니

내가 널 죽여도 문제 될 것이 없다."라는 대사였습니다.

 

속뜻자체도 당시 겨우 16살인데도 무슨 의미인지 와닿더라고요. 나는 널 만든 창조주이니 나에게는 너의 생명을 앗아갈 정당한 권리가 있다

 

라는 의미로요. 하나님을 믿지 않을 때는 창조했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의 생사여탈권을 쥐고있는 신이 그것을 마음껏 쥐락펴락 하는것이 정당하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20살이 되고 하나님께 귀의하고 나서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 후에 바울의 '토기장인이 그릇을 어떤 용도로 만들었고 사용하든지 그것은 토기장이 마음이다  천한 그릇은 천하게 만들었고 귀한 그릇은 귀하게 만들었는데 네가 왜 천한 그릇으로 만들어졌는지 따지지 마라. 불경하다. 받아들여라'

 

라는 늬앙스의 해당 말씀은 그 잊히지 않는 16살 시절 인상깊었던 그 박사의 대사와 항상 오버랩되면서 신앙생활한지 13년이 된 지금까지도 불편함이 남아있습니다. 

 

물론 영화에서는 복제인간은 그저 도구에 불과하게 제작되었고 우리는 하나님께서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고 천하보다 귀하게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는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바울의 저 토기장이 부분만은 아일랜드의 박사 발언이 자꾸 오버랩되면서 명쾌히 해설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그 박사와 같지않다는 것은 알겠는데 바울의 그 토기장이 발언은 굳이 해야했을까 당대 뿐만 아니라 후대의 신앙인들에게도 오히려 저런 반기독교적인 인식과 불쾌감만 주는 편지내용인거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날마다순종

2022.07.07 01:59:45
*.14.99.253

하나님의뜻대로살고픈청년님 안녕하세요.

 

토기장이의 비유를 얼핏 보면 질문자님과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만 이전에 우리가 자꾸만 잊고 있는 절대적 전제가 있습니다.

 

토기장이가 빚을 천히 쓰일 그릇이던 귀히 쓰일 그릇이건 이 모두 한덩이의 진흙에서 빚어진 동일한 죄인이라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천한 그릇이건 귀한 그릇이건 본디 둘 모두 하나님앞에 죽어 마땅한 존재이나 하나님의 긍휼하심으로 말미암아 귀한 그릇은 아무런 공로없이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를 믿음으로서 그 풍성한 영광을 알게 되는 은혜를 받았습니다. 또한 천한 그릇 역시도 당장에 멸하시지 않으시고 그분의 오래 참으심으로 관용하고 계시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망각한 체, 다시말해 하나님 의는 생각치 않고 그저 인간적 잣대인 도덕, 윤리의 기준에 바탕을 둔 인간의 의만 내세우기에 이러한 생각이 그치지 않는 것입니다. 심지어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님의 은혜안에 있는 우리 신자들 마저도 이 사실을 종종 망각합니다.

 

이렇게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인간을 위해 독생자를 내어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가 얼마나 신비하고 오묘한지 나아가 그 하나님의 주권적이고 절대적인 사랑의 은혜야말로 얼마나 풍성한지 깊이 깨달을 수 있어 정말 진심으로 감사할 수 있게 됩니다^^ 

 

master

2022.07.07 07:55:20
*.94.91.146

날마다 순종님 친절하신 정답 다시 감사드립니다. 두 가지 사항만 첨언하자면;

 

1) 비유는 어디까지나 상징적 표현으로 본문의 주제를 강조하려는 보조적인 기법입니다. 제 이전 글들에서 몇 번이나 말씀드렸듯이  비유가 주된 내용이 아니므로 비유 자체의 구체적인 표현들을 일일이 다 해석하려 해선 안 됩니다. 문맥상의 주제와 연결된 한두 가지 의미만 찾아서 원래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더 확실히 이해하는데 참조만 하면 됩니다.

 

비유에 대한 해석 원리를 한가지 비유를 통해 설명드리겠습니다.(제가 계속 드는 예임) 우리 말 속담에 낫 놓고 기억자도 모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낫이 기억자에 대한 비유로 강조하려는 뜻은 기억자가 낫 모양과 똑 같다는 것 하나입니다. 비유인 낫을 두고 나무 손잡이와 강철 두 부분으로 나뉘어지고 나무 손잡이는 잡기에 편해야 하고 낫은 예리해야 한다는 식의 분석은 그 속담의 뜻과는 아무 연결 고리가 없기에 해석해선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토기장이의 비유에서도 비유 자체가 강조하는 내용 한두 가지만 문맥에 비추어서 찾아내어야 합니다. 강조하려는 의미는  굽어낸 그릇을 깨트릴 것인가 그대로 사용할 것인지는 오직 토기장이의 주권에 달렸다는 것입니다. 귀한 그릇과 천한 그릇으로 나눈 것은 토기장이가 처음부터 어떤 종류의 그릇을 만들지 본인이 정하는 것이지 그릇에는 절대적으로 재량이 없다는 뜻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한 수식일 뿐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인간을 우성과 열성으로 차별되게 창조하셨다는 의미가 전혀 아닙니다. 굳이 해석하려면 단지 다른 목적으로 다르게 창조했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본 비유가 속한 문맥(롬9-11장)의 주제는 이스라엘과 이방인의 구원 순서에 관한 변증입니다. 유대인들이 동족인 메시아 예수를 거역 대적하는 반면에 이방인들이 먼저 더 많이 믿는 이유에 대해서 그것은 오직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에 속한다고 설명한 것입니다. 그리고 절대로 하나님이 유대인들을 포기한 것이 아니고 이방인을 먼저 믿게 하여서 유대인으로 시기하게 하고(롬11:14) 결국은 하나님의 때와 방식으로 유대인도 충만하게 구원하신다고(26절) 결론을 내렸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구원계획 안에선 어떤 사람도 귀한 그릇과 천한 그릇처럼 우열이 있는 것이 절대 아닌 것입니다. 이방인도 유대인도 비유에서의 천한 그릇 귀한 그릇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습니다. 단지 다른 그릇일 뿐입니다. 

 

2) 예정론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하나님의 주권적 택함과 인간의 자유의지는 결코 단 한 치도 모순 상충 되지 않는다는 원리를 분명히 아셔야 합니다. 이 원리가 절대적으로 전제되지 않고는 예정에 대한 묵상 추론 교리는 항상 미로에 빠지게 됩니다. 변증- "알기 쉬운 예정론"에서 자세히 설명해 놓았으니 참조하시면 좋을 것입니다. 성경에 가장 대표적인 예로 애굽총리가 된 요셉인데 그렇게 된 것은 전부 본인과 주변 인간들의 자유의지에 의해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이 강제 지시 충고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아니 이미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서 요셉이 꾼 꿈에서 마지막 야곱 가족이 애굽에서 재상봉하고 기근에서 구원 받는 것까지) 하나님이 계획하신 일이며 그 계획대로 한 치의 어김 없이 이뤄진 것입니다. 창45:7,8 꼭  다시 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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