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로 활동하는 부모님들은 스스로 선택을 한거지만, 이들의 자녀들은 스스로 선택한것이 아닌 부모님의 의해서 선교의 삶을 같이 살아가는 이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물론 이런 뜻깊은 하나님의 일을 기쁜마음으로 부모님과 함께 선교의 삶을 살아가는 자녀들도 있지만, 자신이 선택한 선교가 아니기에 우울증이나 정체성 혼란 혹은 그 누구에게도 말못하는 속앓이로 인해서 정신적인 고통을 받은 자녀들에게 선교를 강요하는 삶이 과연 하나님께서 원하실까요??
선교사라는 직업 특정상 어디 한곳에 주거하는게 아니라 여러 지역으로 이동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 뜻은 어린 자녀들이 학교에 적응할때쯤 또 다시 전학을 가야하고... 부모는 한국인이고 자신도 한국인의 피가 흐르지만 살고있는 곳은 해외이고, 그렇다고 해외에서 원어민의 대우를 받는것도 아니고 또 그렇다고 한국에서 한국인으로 인정받는것도 아니고... 이렇게 그 누구도 풀어줄수없는 정체성 혼란으로 심한 우울증까지 걸리고 선교사로 살아가는 부모님을 너무나도 원망하는 자녀들을 봤을때 선교가 이들에게는 오히려 독이 되어버릴수도 있는거 아닌가요? 당연히 모든 선교사의 자녀들이 기쁜마음으로 같이 선교를 하면 좋겠지만, 다 그렇게 살아가는건 아니잖습니까?
자녀들이 선교하는 삶을 원하지 않을경우, 그들의 부모가 되는 선교사님들이 선교활동을 계속하는게 과연 하나님께서 원하실까요?
하나님도 그렇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해서 단순히 현실적 고충으로 그치지 않고 정신적으로 평생을 실패할 수 있는 위험부담을 어린 자녀에게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이는 어디까지 원론적인 뜻으로 자녀들도 흔쾌히 선교에 동참하거나 낯선 이국 땅에서 외롭고도 고달프게 생활하는 데에 불만이 없고 또 실제로 잘 적응하고 있는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국 남침례교에선 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해외 선교사로 파송하지 않습니다. 미혼, 자녀가 없는 젊은 부부, 자녀들이 성인이 된 부부에게만 해외선교사 자격을 부여합니다. 한국의 경우 제가 잘 모르지만 교단별로 속히 이런 방식으로 바꿔야 할 것입니다. 부모가 기어이 해외선교사로 당장 헌신해야겠다면 무작정 어린 자녀를 동행시키는 것보다는 친척이나 기숙학교에 맡겨두고 떠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